선택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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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조선후기 실존했던 안동장씨의 삶을 그린 일종의 역사 소설이다.

아니, 이걸 역사 소설의 일종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보통의 역사 소설이 가진 가장 큰 특징, 즉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면서 그 이면을 그린다는 점이 그렇게 잘 드러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보다 이 글은 거의 처음부터 대놓고 정치적이다.

어떤 면에서 그러냐. 소위 여성주의적인 면에서 그렇다. 어쩔 수 없이 ‘페미니즘은 돈이 된다’는 비꼼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 글도 그렇게 시류에 휩쓸린 뻔하고 흔한 여성위해주기식 글이냐. 놀랍게도, 그 반대다. 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예전 시대를 살아온 그가 작금의 여성주의를 옹호한다면 그건 좀 가식적이지 않겠는가.

그렇게 편하게 시류에 휩쓸리는 대신, 저자는 그런식의 주장을 내세우고 요구를 하는 사람들에 맞서서 정말로 진중한 숙고끝에 하는 얘기인지 혹시 그것이 또 다른 휩쓸린 여론에 의한, 정작 너희가 겉으로 내세우는 것과는 정 반대인, 자주성이라곤 없는 결론을 그저 받아들인 결과는 아닌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처음부터 계속해서 일관되게 말이다.

책의 제목인 ‘선택’은 그런 점에서 꽤나 적절하며 의미심장하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단어를 실로 투명하게 박아넣었은 것이라서 의외의 여운도 남긴다.

사실, 이 글을 읽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좀 위험하지 않나 하는 거였다. 시대가 시대이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에 쓰여진 것은 아니긴 하나, 그 때에도 꽤 위험을 감수한 출간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여성 권익의 걸림돌’이라고 얘기되며 비난도 받은 모양이다. 그것을 지금에 와 재출간을 한다니,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이 글에 담은 생각이 이상하거나 잘못되었기에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이 글에서도 지적하는 것처럼, 누군가가 정해놓은 새로운 굴레에 어긋나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뿐이다.

스스로의 길과 가치는 남들이 정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 선택한 것에 따른다는 이 글의 논지는 특정한 방향과 결과만이 절대적으로 여성 권익을 위한 것이라고 부르짓는 작금의 여성주의보다 차라리 훨씬 더 자주적인 인간주의를 얘기하는 것 같았다.

현재의 페미니즘의 생겨난 과정, 세계 여성사, 그 안에 담겨있는 억압과 차별. 그것은 과연 단지 거부하는 것만으로 벗어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이 진정으로 여성의 의식과 자아를 해방하는 것일까. 그것 자체가 새로운 프레임인 것은 아닐까. 특정 이야기에만 사로잡혀 발끈하지 않는다면, 저자의 근본적인 물음은 생각보다 진지하게 숙고해볼 만하다.

다만, 그걸 묻히게 할만한 요소도 엿보이고, 무엇보다 소설로서의 재미는 느끼기 어렵기에 좋은 책이라고 하긴 좀 어렵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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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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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흥미롭다. 절로 다음권이 기대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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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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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텐 두세(Karsten Dusse)’의 ‘명상 살인 2(Das Kind in mir will achtsam morden)’는 독특한 살인마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2번째 책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비요른’은 꽤나 독특한 캐릭터다. 명상과 살인이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가지를 조합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일반적이지 않음’은 그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가는 것 자체에 상당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저자는 새로운 인물이 펼치는 신선한 이야기 정도에서 그친 게 아니라 감정을 이입하고 그의 입장에 서게 할 정도로 그를 매력적으로 그리기도 했다. 거기엔 그가 딱히 특출난 능력을 가진자가 아닌, 어찌보면 평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그렇기도 하다. 마치 그가 유별나게 화를 잘 내는 것처럼 얘기하기도 하지만 내가 그의 입장이었어서도 분명히 화가 났겠다 싶은 상황들이 이어지는 것은 그의 분노에도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1인칭 시점으로 어떻게 그렇게 흘러갔는지를 꽤 잘 묘사해서 더 그렇다.

인간적으로는 꽤나 일반적인 것과 달리 그가 휘말리고 벌이는 일들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크게 어긋나 있어서 그것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또 그 과정에서 무슨 활약을 할지도 은근히 두근거리며 보게된다.

2권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내면아이’라는 개념도 흥미로웠다. 혹시 진짜 있는 개념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리학적인 완성도가 대단해서 빠져들게 만든다.

독특한 살인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좀 그랬지만, 주인공이 내면아이를 분명하게 인지하면서 벌어지는 묘사 등이 ‘다크 패신저’를 연상하기도 해서 자연히 이 소설은 ‘덱스터’를 떠올리게도 하는데, 기대감이랄까 그런 걸 충족시켜주는 면에서는 이 소설 시리즈가 더 나은면도 보인다.

볼 때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다음권도 절로 기대되는 소설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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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스 패밀리 1 밥스 패밀리 1
이연지 지음, 이정화 그림 / 겜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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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도 괜찮고, 충분히 재미있게 볼만한 추리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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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스 패밀리 1 밥스 패밀리 1
이연지 지음, 이정화 그림 / 겜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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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스 패밀리 1’은 밥들을 주인공으로 한 코믹 추리 동화다.



일단 글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설이라고 하긴 하겠다만, 분명하게 그렇다고 말하기는 좀 미묘하다. 그림의 비중도 글 못지않게 높은데다, 단순히 삽화의 역할만 하는데서 벗어나 아예 만화처럼 이야기를 보여주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맡고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설이라기도 좀 그렇고 만화라기에도 미묘한, 둘이 서로 섞여있는 형식은 생각보다 두 방식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게다가 의외로 글만 읽거나 그림만 보는 것보다 중간중간 집중력을 환기시켜주는 효과도 있어서 책을 좀 더 지루하지않게 볼 수 있게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야기 중간에 적당하게 끼어있는 퍼즐도 마찬가지다.

등장인물들도 꽤나 개성있게 잘 만들었다. 1권에서는 주인공인 밥스 패밀리 뿐 아니라 다양한 밥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그들의 특징들도 꽤 재미있게 이용해서 보는 맛이 있었다.

미스터리도 나쁘지 않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믹한 이야기를 지향하기 때문에 추리가 엄청 꼼꼼하다거나 한 건 아니어서 따지고 든다면 이상한 점이나 의문이 드는 점들도 있기는 하나, 그렇다고 말도 안되는 것을 억지스럽게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라서 그런데로 볼 만하다.

중간의 퍼즐도 적당하다. 난이도도 가볍게 즐길만큼 쉽게 만들었으며, 이야기에서 퍼즐로 또 다시 퍼즐에서 이야기로 잇는 것도 어색하지 않게 잘했다.

부록처럼 ‘쿠키 만화’를 구성한 것도 괜찮다. 대부분이 크게 눈여겨보지 않았을만한 곳에 비밀처럼 숨겨놓은 것을 뒷 얘기로 풀어놓는 것이 나름 재미있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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