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라 세계문학의 천재들 5
에바 킬피 지음, 성귀수 옮김 / 들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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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킬피(Eeva Kilpi)’의 ‘타마라: 불가능한 사랑(Tamara)’은 자유분방한 여자와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타마라’와 화자 ‘나’의 관계는 특별하다. 이들은 얼핏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기엔 이 둘의 관계가 너무 일반적인 것에서 벗어나 있기에 이들의 특별한 관계이 특이하게 보이기도 한다.

특히 (사실상 그게 거의 전부이긴 하지만) 둘이 애정을 나누는 방식이 그렇다. 타마라는 보통의 연인이 그러하듯 ‘나’에게만 집중하지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관계를 자유롭게 맺으면서 그를 통해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만족감을 얻으며 그것을 자신의 정인이라 할 수 있는 화자에게 딱히 감추려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나’를 기만한다던가, ‘나’와의 관계를 허투루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는 커녕 ‘나’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 역시, 때론 질투를 느끼긴 하지만, 전혀 타마라에게 그런 행위를 그만두라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부추기기도 하며, 그것을 자신에게도 공유해주길 원한다. 성적 만족감을 위해서 말이다.

두 사람의 이런 기묘하고 얼핏 변태적으로도 보이는 관계는 화자인 ‘나’가 하반신 마비로 성기능 불능 상태에 있기 때문에 조금 다르게 읽힌다. 그들의 그 기묘한 행동들이 어쩌면 불가능한 것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일종의 몸부림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타마라의 거침없는 성생활도, 개인적으로 납득할만한 관계 행태인가는 차치하고, 문란하다기보다는 자유를 추구하며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같다. 그녀의 그런 생활이 그렇게 말초적으로 그려진 것은 아니라서다. 단순히 쾌락을 쫒는 게 아니라 고민하는 모습같은 것도 보이고, 꽤 노골적인 묘사가 있는 것 치곤 슬쩍 선보이는 선에서 그치기도 해서 에로티시즘이라는 측면이 그렇게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성 생활에 대한 사유들을 담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잘 읽히는 편은 아니다. 문장도 점차 가벼워지는 현대의 그것과는 달리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있어 좀 걸린다. 이런 건 확실히 옛날 소설의 단점 같기도 한데, 완역이 아닌 초역(抄譯: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번역함. 또는 그런 번역.)이라면서도 이런 문장들이 있는 것은 좀 아쉽기도 하다.

1972년 작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좀 파격적이라 할만한 걸 보면 인간은 생각보다 잘 변하지 않나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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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속 인형들 1 안전가옥 오리지널 19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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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특징과 장점이 살아있는 SF 연작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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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속 인형들 1 안전가옥 오리지널 19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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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속 인형들’은 가상의 메가시티 평택, 일명 샌드박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 연작 소설집이다.



연작인만큼 이 책에 담긴 다섯개의 이야기들은 그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동일하다는 것을 제외하는 별 다른 연결점이 없다. 그래서, 전혀 별개의 단편 다섯개를 담은 것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다섯개의 이야기가 조금은 온도차가 있달까, 세계관이 다른 듯한 느낌도 좀 풍겨서 더 그렇다. 계속해서 같은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았다면 그냥 단편집이라고 해도 좋았을 정도다.

그럼에도 메가시티 평택이라는 동일한 초법적 도시를 배경으로 꽤나 흥미로운 SF적 설정들을 가져와 나름 흥미롭게 볼만한 이야기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는 꽤 긍정적이다.

이 소설에서 얻는 미묘하게 긍정적인 느낌은 작가의 전작 ‘테세우스의 배’를 봤을 때도 느꼈던 건데, 비록 번뜩이는 상상력이라던가 개성넘치거나 독특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소재를 나름 잘 소화해서 자기식의 이야기로 풀어낸다는 점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다.

소재로써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역시 트윈플렉스였는데, 이미 테세우스의 배로 SF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썼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설정이나 전개가 꽤 완성도가 괜찮았다.

가장 동떨어져 보였던 건, 작가의 예상과 달리, ‘슈퍼히어로 프로듀서’였는데 아무래도 초능력이라는 게 SF보다는 판타지에 더 가까운 느낌이라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작가의 말에 ‘요즘 아주 물이 올랐다’는 말을 언급하며 역겹다고 한 것은 좀 뜨악했는데, 그건 딱히 성적인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그런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이 올랐다’는 게 언제부터 그런 의미였나. 관련 소설에서의 장면도 좀 억지스런 느낌이 있었는데, 이래서였나 하고 생각하면 좀 짜게 식는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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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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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몽클레어(Allison Montclair)’의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The Right Sort of Man: A Sparks & Bainbridge Mystery)’는 매력적인 배경과 캐릭터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 갓 끝난 1940년대로, 전쟁의 영향을 일상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을만큼 짙게 남아있는 시기다. 그것은 단지 무너진 건물과 같은 물리적인 흔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후유증이라던가 소중한 사람을 보내고 괴로워하는 것 등 정신적인 영향 역시 많다.

소설의 두 주인공 ‘그웬’과 ‘아이리스’는 그런 영향을 거의 직접적으로 받은 인물들이다. 그런 그들이 말하자면 새로운 시작으로써 벌인 일이 결혼상담소인데,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자의 장점을 발휘해 잘 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던차에 기묘한 느낌을 남기는 두 사람이 찾아오는 것을 시작으로 뜻밖의 사건에 발을 들이게 된다.

이 소설은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시대배경과 그러한 배경이기에 있을 수 있었던 캐릭터를 꽤나 잘 그려낸 것이 장점이다. 조금은 특출난 캐릭터들은 그러한 시대배경이 있기 때문에 황당하지 않으며, 반대로 당시에 부합하면서도 시대를 벗어난 인상은 묘한 매력을 느끼게도 한다.

그런 설정에 걸맞는 이야기도 꽤 잘 풀어내서 흥미롭게 읽힌다. 그런 데에는 시대 배경이 꽤 큰 역할을 한다. 과학수사 등이 발달한 현대에서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면 너무 쉽게 해결될만한 요소들이 있어 싱겁고 뻔하거나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과거를 배경으로 했기에 개개인의 번뜩임으로 극복해 나가는 것이 더 두드러지고, 이야기가 전환될 때에도 헛다리를 짚었다는 식으로 무능하게 비치지 않으며, 부닥쳐가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 일종의 모험극처럼 느껴지게도 한다. 탐정물의 성격에 스파이물의 요소까지 더해져서 더 그렇다. 현대물에선 찾기 어려운, 옛날 이야기에만 있는 전개와 느낌을 좋아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만하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당시 사람들의 인식을 보여주면서 성차별 요소도 많이 말한다. 당장 여성 듀오를 주인공으로 삼고 남자를 비꼬는 식으로 그린 것도 그렇고, 심지어는 노골적인 발언들까지 넣어서 페미니즘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문제는, 그게 딱히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있지 못하다는 거다. 주인공들의 활약을 그린 이야기라는 면에서는 물론 살인사건으로부터 시발된 진실 찾기라는 면에서도 그렇다. 오히려 중간중간 초점을 벗어나게 하며 이야기 흐름을 끊기도 하기 때문에 ‘굳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얼마나 잘 고증이 된 것인지를 알만큼 영국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안다면 또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다만.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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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 혁명과 전쟁, 그리고 미식 이야기
스테판 에노.제니 미첼 지음, 임지연 옮김 / 북스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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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에노(Stephane Henaut)’와 ‘제니 미첼(Jeni Mitchell)’의 ‘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혁명과 전쟁, 그리고 미식 이야기(A Bite-Sized History of France: Delicious, Gastronomic Tales of Revolution, War, and Enlightenment)’는 프랑스의 여러 음식과 그에 관한 역사 등을 담은 책이다.

프랑스라고 하면 혁명이라던가 에펠탑같은 상징물 등 여러 것들을 떠올릴 수 있는데, 그런 것들 중에는 항상 음식에 관한 것도 끼어있다. 그들이 가진 다양하면서도 맛있는 음식들에 대한 감탄이라던가, 음식과 요리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조금은 집착적이어 보일만한 자부심 같은 것도 그 중 하나다.

그들은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대부분 프랑스의 것이라 여기는 음식들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걸까. 그들이 그렇게 자부심을 가질만한 진짜 프랑스 전통의 것일까.

아내에게 음식에 관해 얘기해주다가 정리해 이렇게 엮어져 만들어졌다는 이 책은 프랑스 역사를 음식과 연관지어가며 얘기해주는 역사 책이다.

음식에 대한 이해를 더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된 거였다고 하지만, 그렇게 모아서 정리한 책은 그저 가장자리만 살짝 맛 보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프랑스 역사를 전체를 꽤나 잘 훑어주기 때문에 프랑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재미있게 볼 만하다.

프랑스 음식이 어떻게 형성되었느냐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흥미롭게 볼 만한 점이 있는데, 음식보다는 역사에 훨씬 초점을 맞추고 비중을 둔 책이라서 유럽과 프랑스 역사에 관심이 없다면 좀 안맞을 수 있다.

프랑스의 풍부한 음식 문화가 여러 전쟁과 식민지화 등의 결과였음을 보여줌으로써 프랑스 요리에서 전통을 찾는다는 게 얼마나 쓸데없고 허무한 것인지를 알게 하는게 좀 재미있었는데, 비슷한 관점이 한식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여러 과정과 변천을 통해 이르른 지금이 정말로 좋은 것이라면, 굳이 그것을 억지로 고유한 전통성이 있는 것처럼 꾸밀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식도 한국의 역사와 함께 훑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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