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계절
이상택 지음 / 델피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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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은 조금은 엉뚱하지만 볼만한 인간 드라마를 그린 소설이다.

서로 다른 인물을 화자로 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은 일종의 연작소설인 것처럼도 보인다. 화자가 다른만큼 이야기가 바뀔 때 주요 인물은 물론 배경, 그리고 이야기까지 모두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꽤나 중요하게 재등장하면서 이것이 전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전의 것들과도 연결점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게 뒤로 가면서 점점 쌓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별개의 이야기는 무슨 통으로 된 하나의 이야기라는 여실히 느끼게 된다.

이런 흩어져 있던 인연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모여 큰 줄기를 만들어내는 구성은 작가는 꽤 잘 그려냈다. 인물간의 연결점, 사소해 보였던 사건, 그것들이 남긴 것이 이어져서 이야기가 마무리 될 때는 꽤나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얼핏 소설은 대단히 가볍게 느껴지는데, 당장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부터 소위 아저씨 유머 식 말장난을 많이 넣어놨기 때문이다. 이게 처음에는 좀 어이없어 보이다가 (아저씨 유머가 대게 그렇듯) 계속 듣다보면 은근 재미있고 심지어 다음 것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에 더해 문장이나 이야기 전개도 딱히 심하게 처지는 곳이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유쾌하게 볼 수 있으며,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도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면서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현실적인 문제라던가, 삶을 계속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게 만드는 꿈이라는 것처럼 묵직한 소재도 다루는데, 그게 유쾌한 이야기 흐름을 해치지 않게 잘 녹아있는 편이다. 너무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도 가벼운 농담이나 전개에 희석돼 부담스럽지 않는 등 조화도 나쁘지 않다.

에필로그까지, 꽤나 완성도 높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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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 모든요일그림책 5
강경수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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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은 인간의 선함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옛날 종교화들을 보면 몇몇 사람들을 독특하게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소위 후광이라고 하는 것을 그려넣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게 특정 인물을 강조하고 신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것을 좀 더 일반화하고 개념을 넓혀 사람들이 가진 아름다움, 선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선함이란 딱히 대단한 것, 뻑적지근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방관과 구급대원처럼 생명을 살리기 사람은 물론, 꼭 크게는 아니더라도 기부나 무료 급식 등을 통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 연탄 배달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부축하는 등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 심지어 죽은 다람쥐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는 것처럼 사소해보이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그런 작은 선행들이 모여 세상이 따뜻하게 돌아가는 것이며 그것을 행하는 우리 모두가 빛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이야기는 선함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의 중요함을 생각하게 한다.

책은 주제를 선명하게 잘 그려냈으며, 선함이라는 추상적인 것을 빛이라는 것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그를 통해 아이가 주변에 가득찬 빛들을 하나씩 발견해나가는 전개도 좋다.

3D 그래픽을 이용한 작화도 좋아서 입체감은 물론 빛 표현도 잘 되었는데다 종이 인형같은 스타일로 만들어 단순화를 하면서도 완성도 역시 높였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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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고블 씬 북 시리즈
송경혁 지음 / 고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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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일종의 SF 소설이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했는데 왜 SF냐면, 보통 하듯이 호러나 판타지 요소로서 뱀파이어를 사용한 게 아니라 전염병 아포칼립스를 일으키는 원숙주로서만 사용했기 때문이다.

소설 속 뱀파이어는 피를 원하고 피를 빨기위해 뱀파이어가 아닌 사람을 물기도 하며,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도 뱀파이어로 만든다는 점은 일반적인 뱀파이어와 같지만, 딱히 햇빛 등에 약점이 없고 이성이 약해지며 마치 중독된 것처럼 피를 탐해 달려들고 급진적으로 늘어나 뱀파이어로 가득찬 세상을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죽음이라는 요소만 빠졌을 뿐 뱀파이어보다는 좀비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소설의 주요 전개 역시 일반적인 좀비물의 그것과 비슷하다.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의 팬데믹 상황으로 치닫는 사회와 그런 상황에서의 생존, 그리고 치료법 찾기를 주요 전개로 사용하고 처음에 깔아뒀던 좀 농담같았던 떡밥을 해소 요소로 맞춰넣음으로써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전형적인만큼 이야기는 좀 뻔하게 느껴지긴 하는데, 충청도라는 지역색도 재미있게 살렸고 캐릭터도 개성이 있으며 뱀파이어와 피를 이용한 좀비물이란 변주도 나쁘지 않아 나름 볼만하다.

이야기가 이런 것은 좀비물이란 것 자체를 핵심으로 삼고있지는 않아서이기도 하다. 그런 것보다는 기구한 사연을 가진 주인공 ‘영길’의 가족과 그의 옛 친구 ‘상일’, 그리고 영길이 혼자가 되었을 때 그를 맡아주었던 외삼촌 ‘열망’을 통해 손 내밀어 주는 타인에 대해 말하는 것에 가깝다.

어쩌면 우리도 그런 이들이 있었기에 계속 살아나가고 있는 것 아닐까.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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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지배 - 인공지능은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꿔 놓았나
마틴 포드 지음, 이윤진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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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포드(Martin Ford)’의 ‘로봇의 지배: 인공지능은 어떻게 모든 것을 바꿔 놓았나(Rule of the Robots: How Artificial Intelligence Will Transform Everything)’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를 현실적으로 고찰해본 책이다.

제목만 봤을 때는 조금 다른 것을 떠올렸을 수도 있다. 로봇이란 어쨌든 일반적으로 격리되어 개성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몸체를 그 어떤 것이라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로봇은 특정 육체에 귀속되는 SF적인 로봇과는 조금 다르다. 그보다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적은 무엇, 그러니까 인공지능을 말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그에대한 실현성이 드러나기 훨씬 전부터 인간에게 여러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개념이었다. 인간이 일종의 창조주의 경지에 올라서면서 그 혜택을 풍부하게 누리게 될 것이라는 유토피아적 사고와 인간을 넘어서는 지능을 통해 배타적인 차세대종이 될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인 사고가 대표적이다. 이것들은 실로 흥미로운 SF적인 상상이었으며, 또한 인간들을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했다만, 적어도 근미래에 다가올 인공지능은 그런 것들과는 좀 다를 것이다. 실제에는 SF에서 반드시 포함하는 ‘인간과 동등한 존재’라는 요소가 높은 확률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 인공지능의 발전은 어떤 식으로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것이 발전한 미래는 무리에게 어떤 사회를 가져오게 될까.

저자는 그저 흥미를 끄는대신 보다 사실적인 내용과 그를 기반으로 한 가능성의 미래를 이 책에 담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재미있는 것보다는 유익한 것에 더 가깝다.

저자가 들려주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어 주목하고 있던 사람이 아니라면, 현재 수준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놀라움을 안겨준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어떻게 보면 뻔한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무리한 추측을 하는 대신 이제까지의 발전 과정과 그것이 가져올 사실적인 가능성을 꼽았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있다.

그것들 중에는 쉽게 SF 디스토피아로 이어질만한 것들도 있기에 문득 두려움을 느끼게도 하는데, 안다면 바꿀 수도 있기에 이런 미래예측은 생각보다 더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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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
장아결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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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은 한 여성 전용 셰어 하우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지 미스터리 소설이다.


시작하면 잠시 좀 혼란함을 느낄 수도 있다. 다수의 인물들이 한꺼번에 뭉텅이로 등장해서는 아직 잘 구분이 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바로 이야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상태를 오래 지속하지는 않는다. 곧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사건들을 하나씩 파헤치는 식으로 일종의 연작소설처럼 이야기를 전개해가기 때문에 각각의 사연과 캐릭터도 서서히 감을 잡을 수 있고, 소설 전체를 가로지르는 음식물 도난 사건도 연관지어 따라갈 수 있다.

일상적인 이야기에 가벼운 미스터리를 더한 코지 미스터리로서 양쪽의 이야기 비중은 나쁘지 않게 잡은 편이다. 그러나 균형이 맞느냐고 하면 그건 좀 미묘해서 어느 시점이 되면 느닷없이 탐정모드로 바뀌어 미스터리 풀이가 진행되는 느낌도 좀 있다. 뒤에가서 뜻밖의 ‘그랬어?’하는 식의 트릭을 자주 사용해 더 그렇다.

뒤돌아 살펴보면 각각의 이야기를 특정 인물의 시점으로 그린 게 아니라, 전체를 모두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그린 것도 좀 아쉬울 수 있는데 서술적인 면에서 좀 억지스럽게 숨기려고 하는 연출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각 장을 개별 인물의 1인칭 시점으로 그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내용 면에서는 (코지 미스터리인 만큼) 전체적으로 무난하긴 한데, 모든 에피소드에서 강한 경향성이 느껴지는 것은 솔직히 유쾌하지 않았다. 전혀 그런 걸 기대하고 손에 든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혀 그게 마땅해 보이도록 이야기 속에 잘 녹아있다든가, 그런게 있어도 상관 없을만큼 다른 부분의 서사가 제대로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라서 더 그렇다. 굳이 이런 걸 넣을바에 서사나 더 꼼꼼하게 매울 것이지.

심지어 그 중에는 개인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뉘는 소재도 있어, 자칫 소설의 호불호도 크게 갈릴 만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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