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네트의 춤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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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의 춤’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 같은 교실에서, 어느 날 한 아이가 사라진다. 그리고 나타난 책상 위 종이 묶음. 얼핏 과제인가 했던 작문은 사라진 아이 ‘봄’이에 대해 쓴 것이었고, 그것은 생각지 못했던 뜻밖의 사실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소설은 등장인물이 소설 속 소설을 읽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다. 소설 속 담임은 그 자신이 등장인물이기도 하면서 또한 소설 속 소설의 독자이기도 하다. 그는 마치 홀린 듯이 소설을 읽어나가는데, 반 번호와 실명으로 적힌 지금은 사라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그만큼 어떤 내용일지 흥미를 동하기 때문이다. 담임은 이런 장치를 노골적으로 중간에서 중계해줌으로써 그러한 흥미를 전달할 뿐 아니라 실제로는 접점이 없는 소설 속 반 아이들과 그들의 이야기에 좀 더 이입할 수 있게 해준다.

사건의 시발점이었던 남자 친구 이야기에서부터 봄이가 사라지기까지의 이야기가 담은 글 묶음은 서로 다른 아이들의 시점에서 쓰임으로써 각자의 숨은 사정과 생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작은 편견과 악의가 어떻게 커다란 폭력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개개인의 생각과 행동은 딱히 대단하다고 할 만한 건 아니고, 그렇기에 그들 자신은 자기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별로 생각지 않지만, 혐오와 차별이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면 그렇기에 더 개선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기본 내용은 그렇지만 단순히 학교 문제를 다룬 책은 아니다. 담임이 읽는 글이 소설이라는, 그러니까 누군가에 의해 쓰인 이야기라는 점은 그것이 딱히 명확한 진실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알게된 사실과 이제까지 문제없어 보였던 반 아이들을 믿고 싶어하는 (문제화하지 않아 하고 싶어하는) 것 사이에서 담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명확히 그리지 않음으로써 저자는 더 바깥의 독자에게 진실 판단의 몫을 넘긴다.

소설이라는 것을 소재로 재미있게 살려 구성한 소설이다.

2010년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란 제목으로 출간했던 이 소설은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이는 그만큼 잘 개정했다는 얘기일 수도 있고, 무려 12년이나 지났는데도 소설이 꼽던 문제는 여전하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개정판은 목차를 정리하고 제목도 바꾸었는데, 그럼으로써 진실에 대한 이야기는 좀 흐려진 대신 단순한 피해자-가해자 관계를 넘어선 사회 문화적인 문제도 생각해보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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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
토마스 불핀치 지음, 손길영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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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불핀치(Thomas Bulfinch)’의 ‘그리스 로마 신화: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The Age of Fable)’은 그의 대표작 중 일부를 완역해 내놓은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현대인들이 가장 널리 알고 가장 사랑하는 신화 중 하나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 각자가 서로 다른 종교를 믿고, 심지어 그 때문에 다투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이는 그리스 로마의 신들이 이제는 원래의 신성을 완전히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들의 이야기도 온전한 가상의 이야기, 판타지로써만 소비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모두가 사랑하는 신화가 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 자신에겐 조금 불행한 일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이런 책을 읽을 정도라면 신화 중 여러개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미 알던 것을 환기해주는 느낌을 많이 풍기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재미있다. 신화의 많은 것들을 그러모은만큼 새로 보는 것도 있을 수 있는데, 그 중엔 좀 그리스 로마 신화스럽지 않은 것도 있어 이 신화가 오랜 세월동안 꽤 여러 이야기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이야기의 특성상 서사가 이어지지 않고 잘게 쪼개져 있지만, 인물 등을 통해 연결하기도 하고, 개별 이야기들로 보아도 딱히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때 흥미가 떨어지진 않아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불핀치의 저서는, 때때로 여러 전승의 차이를 말한다던가 해설을 덧붙인다던가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야기 책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있기 때문에 더 쉽게 읽힌다. 추가로 덧붙인 것들도 이야기를 적절하게 보충해주는 것 들이다. 예를 들면, 판도라의 이야기가 그렇다. 저자는 앞뒤가 하나도 안맞는 이상한 (하지만 가장 유명한) 이야기 대신 좀 더 그럴듯한 다른 이야기를 제시해 이 신화의 의문스러운 점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모두 그렇게 한 것은 아니라서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들도 있다.

아쉬운 것은 군데 군데 이상한 단어와 문장들이 눈에 띄는 번역과 편집을 보인다는 것인데, 굳이 ‘하신(河神)’처럼 거의 쓰지않는 한자어를 쓴 것도 그렇고, 단순 오타가 난 게 아니라 아예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을 쓴 것도 그렇다. 기계적인 맞춤법 검사가 아니라 직접 읽어보고 확인하는 검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완역판이라고 했지만 34장까지만 싣고 이후(36장 ~ 42장)를 날린 것도 불만스럽다. 원서는 제목부터 좀 더 넓은 의미(대게 ‘신화의 시대’로 번역한다)였고, 실제로도 동양신화나 북유럽신화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와 별 연관이 없는 것들까지 수록하고 있었던걸 ‘그리스 로마 신화’로만 한정해 담으려고 일부러 누락한 것 같다만, 이런 편집이 과연 정말로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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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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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혜(Juhea Kim)’의 ‘작은 땅의 야수들(Beasts of a Little Land)’은 일제강점기에서부터 광복 이후까지를 그린 역사 소설이다.

무려 1917에서부터 1965년까지 약 50여년의 시간동안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이 소설은 당시를 꽤나 잘 그려낸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 세월동안의 이야기를 한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그의 희노애락이나 활약상을 보여주면서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대신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결정을 내리며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식으로 구성하면서 좀 더 다양한 면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는데, 덕분에 소설은 좀 더 폭넓게 당시와 당시 사람들을 그려낸 느낌이다.

여러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뿐더러, 일반인에서부터 독립운동가, 친일파, 일본군 등 다양하게 분포된 입장은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하며 그때를 살아내려 했는가도 알 수 있게 한다.

특정 부류에 치우치지 않은 이야기는 마치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아마 한국을 뿌리로 가진 이민 1.5세라는 저자의 입장이 좀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느낌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그들 각자의 입장이나 행동을 대부분 자연스럽게 잘 그려냈기 때문에 드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에서 봤을 때는 부정적인 인물도 다른편에서 봤을 때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혼란스러운 시대상을 생각하면 쉽게 무엇이 옳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이들이 결국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이러한 어지러운 면모도 각자의 서사와 함께 잘 담아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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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 소녀 안전가옥 쇼-트 14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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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물로서의 이야기성은 좀 아쉽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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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 소녀 안전가옥 쇼-트 14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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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 소녀’는 한 여학교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을 그린 오컬트 판타지 소설이다.



학교에 대해 한국인들이 갖고있는 인상은 다분히 부정적이다. 강요과 강압도 서슴치않는 비틀어진 교육열에 학을 뗀 경험이 있어서다. 성적이라는 기준표로 세워지는 줄, 자율이라는 명목하게 행해지는 강제학습, 일부는 명확한 순위 목표를 상벌과 함께 지정받아 그 때문에 잠까지 줄여가며 매달리기도 한다.

대학 입시라는, 뚜렷하게 이후 인생을 좌우할 목표가 주어지는 고등학교는 그게 극대화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런 고등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압박, 그런 고등학생들을 그런 상태로 몰아가는 주위 사람들의 광기는 어느정도일까.

소설은 마치 그걸 오컬트라는 판타지 문학의 형태로 그려낸 것 같다. 신적인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매달리는 사람들이라거나, 목적을 위해 매달리는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것까지 꽤 나쁘지 않게 그렸다. 초월적인 존재에게 휩쓸리는 듯한, 조금은 크틀루스러운 분위기도 그렇다.

시각적인 묘사도 괜찮은 편이어서, 소설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좀 덜 다듬어진 것 같다. 몇몇 상황이나 연결, 전개에 의아함이나 부족함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모험물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사회비판을 담은 것도 아니며, 본격적인 호러라거나 주인공의 활약을 그린 퇴마물이라고 하기에도 뭐해서 이야기성이 좀 약한 느낌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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