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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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는 세분화된 취향 소비 시대에 걸맞은 공간 브랜딩과 그 실례를 담은 책이다.

가게가 물건을 팔기 위한 공간에서 벗어난지는 꽤 됐다. 단지 그것 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다.

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인터넷 쇼핑이 아닐까 한다. 이제는 원하다면 어떤 제품이든 손쉽게 집에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저 같은 제품을 구매만 할 뿐이라면 굳이 가게를 찾아가는 수고로움을 더할 필요는 없는거다. 물건에 문제가 있을 때에도 가게에서 산 경우에는 해당 가게까지 찾아가야만 교환이나 환불을 할 수 있지만, 인터넷으로 구매했다면 그것마저도 집에서 진행할 수 있어 장점은 배가된다.

그런데도 구태여 가게를 찾아간다는 것은 그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곳의 인테리어와 분위기, 소리나 냄새, 심지어 점원들과 나누는 대화까지. 그것들이 여전히 가게를 찾게 만드는 이유이며, 또한 다른 가게가 아닌 그 가게를 찾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건 반대로 그렇지 않은 가게는 굳이 찾아갈 이유를 못느낀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 그런 가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이며, 그런식으로 만들어진 실제 성공사례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이 책은 그러한 정보를 요약해서 담고있다. 일반인을 위해 쓰여진 책인만큼 지나치게 전문적인 내용은 배체하고 비교적 쉽게 썼으며, 그래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게 장점이다. 대신 그런만큼 큰 줄기만 다루고 넘어가는 느낌도 있다. 실제로 책에서 얘기하는 여러가진 팁들을 적용하려면 좀 더 여러가지 고려할 게 있어 보인다.

아쉬운 점은 책 편집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거다. 글에서 얘기하는 공간 모습이나 구조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모두 담은 것도 아니고,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참고할 수 있도록 배치가 적절하게 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논문처럼 번호를 달아서 표기했다면 본문을 보다가 그 모습이 궁금할 때 찾아보기 편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연속된 사진이 글 허리를 자르고 그 중간에 나오기도 해서 본문을 읽는 흐름을 깨기도 한다. 어차피 글과 사진을 한 쪽에 배치할 수 없는 거였다면, 차라리 사진은 모두 글 뒤로 미루어 나중에 확인할 수 있게 하는게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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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날갯짓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61
파라드 핫산자드 지음, 가잘레 빅델리 그림,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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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드 핫산자드(Farhad Hasanzade)’가 쓰고 ‘가잘레 빅델루(Ghazaleh Bigdelou)’가 그린 ‘나비의 날갯짓(An Umbrella with White Butterflies)’은 설을 맞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책이다.

책에는 설을 준비하는 여러 아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머리를 깍으려 기다리는 아이, 옷을 찾아가려고 대문을 두드리는 아이, 그리고 꽃을 파는 남매까지. 이들은 설에 늦지않게 일을 끝마치고자 내심 초조하다. 생각처럼 잘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설은 다가오고 모든 일이 망쳐질 것 같은 때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연이 쌓이고 겹쳐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작은 감탄과 미소를 안겨준다. 짧은 이야기라 복잡하게 연결되고 엮이지는 않지만, 이 작은 나비효과가 재미있게도 느껴진다. 작품 내에 묘하게 나비가 많이 등장하더니 어쩌면 그걸 은연중에 나타내기 위한 거였는 지도 모르겠다.

제목도 그렇다. 나비효과라는게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의 태풍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제는 ‘흰 나비가 있는 우산’로 그런 뉘앙스가 좀 약한데, 작품 내에 다른 나비(노란 나비)도 많이 나오고, 내용도 그런 식이어서 번역하며 바꾼 듯하다.

이란의 설 명절인 노루즈(Nowruz)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노루즈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은 아쉽다. 그래도 그걸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가 연결되며 따뜻한 마무리로 이어진 것은 나쁘지 않다.

독특한 그림도 매력적이다. 다만 작품 내에서 시간 얘기를 많이 하는 것 치고는 막상 시계의 시간은 신경써서 표시하지 않은 것 같아 좀 아쉬웠다. 그림도, 단지 글의 보조가 아니라, 작품의 주요 요소인데 신경 좀 써줬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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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 문명의 기반이 된 '철'부터 미래를 이끌 '메타물질'까지!
사토 겐타로 지음, 송은애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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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겐타로(佐藤 健太郎)’의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世界史を変えた新素材)’는 인간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소재 12가지에 대해 담은 책이다.

인간은 소재의 발견과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청기시대라고 이름 붙은 선사시대만 봐도 그렇다. 그만큼 각 소재가 당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만큼 의미가 컸다는 얘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소재 12가지를 꼽고, 각각이 어떤 소재인지, 또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지 등을 간략하게 담았다. 그래서 과학적인 내용 뿐 아니라 역사적인 내용도 살펴볼 수 있다.

하고 많은 것들 중에서 왜 이 12가지를 꼽았는가는 책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책에서 꼽은 것들은 모두 역사를 크게 바꿔놓았던 것들, 현재 많이 쓰고 있는 것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외에도 여러 놀라운 소재가 있는 건 맞으나, 이것들을 그 하나로 꼽는데 이의가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읽기 편하고 흥미로워 재미있다는 거다. 소재를 소개하다보니 자연스레 화학적인 물질 구성 같은 나름 깊은 얘기도 한다만, 처음 볼만한 낯선 물질이나 구조, 현상에 대해서도 그게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잘 풀어서 설명했기에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다. 그렇게 어려운 말을 쓰지도 않았고, 용어도 하나씩 풀어서 잘 설명한 덕분이다. 삽화도 적절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여러 면들이 대중 과학서로는 참 잘 쓰지 않았나 싶게 한다.

일본인이 쓴 책이다 보니 각 소재에 대한 일본 이야기도 함께 버무렸는데 이건 좀 미묘했다. 일본인이 아니라면 딱히 더 흥미롭거나 관심이 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식의 덧붙임을 ‘일뽕’으로까지 해석할 것은 아니나, 그 장점은 일본 독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겠기에 아쉬움도 남았다.

그런만큼 한국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한국은 각 소재와 관련된 어떤 성취와 역사가 있는지, 한국에서 내는 출판물인만큼 추가로 덧붙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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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술 - 이순신의 벗, 선거이 장수 이야기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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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술’은 임진왜란 때 활약했던 선거이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 소설이다.

현대 한국인은 임진왜란이라 하면 자연스레 이순신을 떠올린다. 그의 성품이나 활약이 너무 눈부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조선 8도를 모두 지킨 것일리야 있겠나. 그의 활약상은 수군으로서 행했던 것인 바, 당연히 육지 쪽으로 오면 그 못지 않게 훌륭하고 눈부신 활약을 했던 사람들도 여럿 찾을 수 있다. 선거이가 그 하나다.

이 소설은 그런 선거이의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사실에 근거해서 크게 과장되지 않게 이야기를 펼쳐냈다. 거기에 실제 역사 기록이나 그가 지었던 글 등을 인용해서 사실감도 높다. 대충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사료를 많이 찾아보고 참고한 것이 느껴진다. 그렇기에 이 책은 소설이지만 대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마치 역사서 같기도 하다.

그런 점은 장점인 한편 단점이기도 하다. 장점은 역사왜곡이 적을 것이라는 거다. 조금은 ‘전기’처럼 칭송하듯 묘사된 그의 충직하고도 청렴한 모습을 낯간지럽게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신 소설적인 재미는 좀 떨어진다. 이야기가 거의 있었던 일 위주로 장황하지 않게 흘러가기에 조금 밋밋하고, 의외로 중간 중간에 미처 대 채워지지않은듯한 빈 공간도 보인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 소설이 ‘이순신의 7년’이란 이전 소설의 외전격이라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이순신의 이야기, 그리고 그와 함께했던 선거이의 이야기는 이미 전작에서 했던 바,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부분은 가급적 자세히 다루지 않으려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단일 작품으로서는 빈 공간도 느끼게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역사를 소재로만 사용한 창작 소설과는 달리 역사의 한 면을 잘 담아낸 이 소설은 조금 연의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거기에 현실감을 넣기위해 사투리를 쓴 것도 좋았다. 그게 익숙지 않은 현대인들에겐 조금 읽는 속도를 늦추게 만들기도 하지만, 여러 면에서 괜찮은 시도였다고 본다.

이순신과의 사이도 잘 그렸다. 비록 그리 많지는 않으나 그 몇몇 장면들 만으로도 둘의 우정이 얼마나 깊었는지 보여준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범장’의 이야기에 빗댄 것도 나쁘지 않았다.

선거이에 대해 궁금하다면 단편으로도 볼 만 하지만, 외전격인 만큼 ‘이순신의 7년’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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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 - 2019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진유라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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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의 방’은 치매를 앓는 탈북자 노인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탈북한 여성, 무해는 채 환갑이 되지 않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치매 판정을 받는다. 초로기 치매다.

사실 이 나이대의 치매는 그렇게까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요새는 심지어 훨씬 젊은 나이에도 치매가 발현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게 치매 당사자나 그 가족들의 짐을 덜어주는 것도 아니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병을 앓는다는 건, 언제나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우울을 동반한다.

무해에게는 치매로 인해 한가지 더 고민할 것이 있었는데, 그녀가 자신이 탈북자라는 사실을 숨긴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혼자서만 간직하고 있었던 자신의 출신과 북한에서의 과거는 이제 치매가 진행됨에따라 어디에도 남지 않게 사라질 거였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자신의 딸 모래에게 자신의 과거를 남기기로 한다.

소설은 크게 두가지 이야기를 담고있다.

하나는 치매를 앓는 노인과 그 가족의 이야기다. 차츰 원래의 자기를 잃고 이상 행동을 하는가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는 무해는 치매를 앓는 사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탈북자로서의 삶이다. 어려서 북한에 살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탈북은 어떤 경위로 하였으며,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와서도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담았다. 거기엔 안타까운 내용이 많아서 씁쓸한 표정을 절로 짓게된다.

기껏 한국에 오고 나서도 썩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 더 그렇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무해가 먹을것을 중요하게 여겼던 걸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죽음을 준비하기 전까지 딸에게 자신의 출신과 과거를 숨겼던 걸지도 모른다.

거기엔 그녀가 탈출을 위해 잃어야 했던 것들도 있고, 그래서 이 후 다시는 찾을 수 없어 평생 후회했을 것들도 있다. 아이로 돌아가 울음을 터트리는 무해의 모습은 어쩌면 그런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슬픔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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