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자 1
카스미 유코 지음, 이소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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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미 유코’의 ‘집으로 돌아가자’는 같이 살게되는 젊은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만화다.

어린 남녀라고 해도 되겠다. 하나는 정식으로 활동하는 작가이긴 하지만 대학생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10대 고등학생 신분이니까.

이런 어린 애들이 어쩌다가 같이 살게 되었느냐 하면, 작가 양반이 워낙에 낯을 가리는지라 누나가 일종의 대역을 맡아 외부 인터뷰를 했기 때문이다. 그걸 곧이 곧대로 믿고는, 좋아하는 작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혹해서, 자세한 건 따지지도 않고 덕컥 입주 가사도우미를 맡았던 게 문제였다.

결국 남자라는 걸 알고, 심지어 까칠한 말을 듣기까지 하니, 그대로 집에 돌아가버릴까 하기도 한다만은, 사실은 표현이 서툴 뿐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계속 도우미로 있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까지 이야기의 기본 설정만 봐도, 꽤나 많이 우려진 클리셰들을 조합한 것인데다, 군데군데 미묘한 구멍들까지 있다는 걸 알 수 있을거다. 애초에 어린 남녀가 함께 살면서 겪게되는 일들을 가볍게 그리려는 생각으로 설정한거다보니 다소 무리가 있는 것도 대충 밀어붙여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현대 로맨스인만큼 보다 사실적인 전개였으면 하고 바랬던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울 만하다.

로맨스 부분이 다소 성급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전 상황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가면서 고구마를 강제로 맥인 것 같은 느낌을 들게하는 모 인기작품들처럼 한없이 답답하게 전개하지만 않는다면, 감정이 점차 변화해가고 그것을 스스로가 자각해가는 과정같은 것을 다소 천천히 그렸어도 좋았을텐데, 단 몇화만에 깊이 사랑에 빠져버린 것으로 만들어버려서 깊게 공감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좋아하던 작가였어도 인간적으로는 초면인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래서 그런 에피소드들도 생기는 건데, 처음부터 두권 정도로 완결을 보려는 계획이었던 건지, 중간을 좀 과하게 건너뛴 느낌이다.

캐릭터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한 것도, 어쩌다가 오해가 생기는 게 아니라 일부러 오해하게끔 말을 하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주변에서 그정도로 오해를 쌓는 사람을 경험한 적도 있고, 다소 치우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는 했지만 나름 각각이 가진 성격적인 결함에 대해 얘기한다든가 그것들의 시너지 같은 것이 괜찮은데다, 꽤 익숙한 클리셰들을 사용해서 그런지 각 에피소드나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도 나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는 나름 괜찮게, 무난하게 볼만하다.

1권에서는 오해 후 해소라는 다소 단순한 구도만을 반복했는데, 서로에 대해 좀 더 알고 관계가 깊어진다면 얼마든지 다른 구도나 전개를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이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길게 끌고갈건지나 그게 어느정도나 괜찮을 것인지는 하기 나름에 달린 것 같다.

이후를 나름 가볍게 기대해볼 만하다.



* 이 리뷰는 CBCM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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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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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는 일본과 한국의 역사 문제를 흥미롭게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은 딱히 정확한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꽤나 정확하게 특정년과 월, 특정 장소까지 집어서 얘기를 하기는 한다만 그렇다고 정확하게 그러한 역사적 사실이 있었기에 그걸 알리는 역할도 할 겸 반영해 담아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기는 커녕 여러 구체적인 것들이 하나씩 더해지면서, 오히려 현실감을 잃고, 저자가 온전히 창작해낸 가상의 사건을 다룬 것이라는 게 점점 확실해진다. 소설의 현재를, 과거나 현재가 아닌, 조금 후의 미래인 2025년으로 설정한 것도 거기에 한 몫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꽤나 그럴듯한 현실감, 역사적인 감각을 느끼게 하는데, 그건 소설에서 다루는 사건들이 완전한 허구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가장 큰 소재인 강제동원희생한국인이라는 것도 그렇고, 지금 현재만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다소 황당한 음모론같은 설정인 일본인 납북 문제 역시 그렇다. 이것들은 엄연히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의 한 측면이기 때문에, 다분히 소설적 이야기에 맞게 변형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큰 틀은 같기 때문에 역사성을 느끼는 거다.

이렇게 이야기를 구성한 덕분에 실제 역사를 잘못 전달하게되는 왜곡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면서, 그러한 역사가 알게하는 사실이나 사유같은 것은 유지하고, 자유로운 이야기 전개를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은 꽤 큰 장점이다.

두가지의 납치 사건을 다룸으로써 일종의 미스터리 요소를 넣은 것 역시 좋아서, 크게 보면 꽤나 단순한 흐름이라 할만한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꽤 흥미롭게 따라가게 한다.

작가는 전작들에서도 한국 사회나 역사를 다루는 시도를 했었는데, 판타지나 SF 같은 요소를 사용했을 경우 그것 자체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다보니 전체적인 만족감도 적다는 단점을 보였었다. 대신, 현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는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였는데 이 소설 역시 나름 현실적인 기반하에 올려진 것이라서 그런지 꽤 괜찮다.

다만, 아쉬운 점은, 문장이 썩 좋지는 않아 읽을 때 때때로 걸리는 경우가 있다는 거다. 문장의 시작과 끝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든가 하는 식의, 그래서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는 문장들이 여전히 여럿 나온다는 것은 다수의 작품들을 써낸 작가의 최신작으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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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위험 생물 최강 배틀 대도감 최강 배틀 대도감
안소현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감수 / 소담주니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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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즈미 다다아키(今泉 忠明)’가 감수한 ‘초위험 생물 최강 배틀 대도감(超危険生物: 最強バトル大図鑑 - ナンバーワン決定トーナメントバトル!)’은 위험한 생물들과 그들의 가상 전투를 담은 책이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강자를 가린다는 상상은 꽤나 재미있다. 인간이 오랫동안 승부라는 이름의 엔터테인먼트로써 소비해온 대중적인 포맷인데다, 거기에 참가하는 이들이 꽤나 위험한 특징들을 갖고있는 여러 생물들이기 때문이다.

토너먼트에는 작은 생물부터 큰 생물, 육지 생물이나 바다 생물까지 제한없이 참여했는데, 그렇다보니 작은 곤충과 거대 동물까지 있어 꽤나 체급차가 나는 조합도 있다. 만약 무작위로 싸움을 붙인다면 손쉽게 특정 부류가 고순위로 올랄 갈 것 같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어떤 순서로 누가 누구와 싸울 것인지는 어느정도 계획하에 진행되었는데, 덕분에 책에 실린 싸움 대부분이 그냥 넘길만한 것이 없다. 동물들이 각자 자기의 특징을 살려서 공격하고, 필살기라 할만한 것을 사용하기도 해서 더 그렇다.

단순히 동물끼리의 체급차 뿐 아니라 싸우는 장소라든가 동물들의 마음가짐, 또 때로는 운 요소가 작용하기도 하는 싸움은 때론 의아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일반적인 인상과는 다른 결과와 그 이유는 미처 몰랐던 동물들의 일면을 새롭게 알게 해주게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가상의 싸움에 집중한 듯한 모양새이지만, 또한 이 책은 일종의 생물 도감이기도 한 만큼 여러 생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의 특징을 알려주는 역할 역시 잘 하는 편이다. 주요 특징들을 마치 게임처럼 소개하기 때문에 즐기면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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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니를 찾아서
엘렌 오 지음, 천미나 옮김 / 길벗스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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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오(Ellen Oh)’의 ‘김주니를 찾아서(Finding Junie Kim)’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이산문학이다.



이산문학이란, 민족 국가를 벗어난 이주자의 삶과 정체성 등을 그린 문학을 말한다. 그러니까, 교포들의 입장과 이야기 따위를 그린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산문학의 상당수는 청년, 더 나아가서는 청소년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킨다. 그에 해당하는 교포 1.5세, 교포 2세는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자랐거나 심지어는 거기서 태어난 경우도 있어서, 자신의 민족적 뿌리를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전혀 알지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민족적인 차별 등을 당하며 사회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혼란을 겪기도 한다.

이 소설의 ‘김주니’도 딱 그렇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살며, 미국인으로서 자란, 말하자면 순도 100% 미국인이지만, 하! 어린 애들의 끔찍함이란. 조그만 차이도 흉악한 무언가로 바꾸는 대단한 능력에 휩쓸려 등교거부 뿐 아니라 자살까지 저지를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런 주니가 개인적으론 물론 가족 상황에 따라 할아버지 할머니에 살짝 의존하게 되면서 자신이 있게 된 역사라 할 수 있는 일들을 알게되고 그를 통해 현재에도 유효한 깨달음을 얻으며 변화되는 모습을 그린 건 꽤나 훌륭하다.

한국의 역사적 사실을 되돌아 보는 것 뿐 아니라, 그를 통해 현재 현재 세대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상황을 타파해나가는 것까지를 꽤나 잘 연결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는 단지 과거를 회상하기 위해 소비되는 게 아니게 됐고, 과거 역시 그저 그랬다며 들춰내는 식으로 억지로 끼워넣는 모양새가 아니라 현재와 과거가 서로 잘 맞물리며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짜여져서, 무엇보다 김주니로 시작한 이야기가 김주니의 것으로 제대로 끝나게 되서 구성이 상당히 잘 되었다고 느끼게 한다.

이런 문학이 자칫 저지르기 쉬운, 막상 이야기가 시작된 지점인 현재 이야기를 소홀히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과 완결성을 높인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것이 현재도 여전히 남아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고, 그런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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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 아트북 : 현대 픽셀 아트의 세계
그래픽사 편집부 엮음, 이제호 옮김 / 아르누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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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사 편집부(グラフィック社編集部)’의 ‘픽셀 아트북: 현대 픽셀 아트의 세계(ピクセル百景: 現代ピクセルアートの世界; Pixel Vistas: A Collection of Contemporary Pixel Art)’는 여러 픽셀 아트를 담은 일종의 화집이다.



픽셀이란 작은 점 하나를 의미한다. 그것들을 하나씩 찍어서 완성하는 그림인 픽셀 아트는 그 작업을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절로 감탄이 나오게 만들기도 한다.

픽셀 아트는 컴퓨터 그래픽에서 비롯된 것인데, 원래는 전혀 지금처럼 특정한 느낌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컴퓨팅 파워와 디스플레이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야만 했던 제약에 가까웠다. 320x240, 640x480, 4컬러, 16컬러 같은 것들이 그런 것들 중 하나다.

그런 제약 속에서, 때로는 인간의 시각적인 특징을 이용하기도 하고, 팔레트를 바꾼다든가 하는 식의 기술을 사용하기도 하면서 최대한 고품질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것들은 절로 그걸 접하는 사용자들에게 어떤 감동을 느끼게 만들었었다.

지금은 4K 이상의 해상도와 32bit를 넘어선 10bit HDR 색감까지 쓸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이런 식의 노력은 필요없게 되었지만, 당시 그래픽에 받았던 감동은 사라지지 않아서 일종의 예술적 표현으로써 살아남아 독자적인 장르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으니, 픽셀 아트가 바로 그것이라 하겠다.

픽셀 아트는 컴퓨터 그래픽의 제약에서 비록된 것이기 때문에 그 진짜 매력은 역시 컴퓨터를 통해 보았을 때 분명하다. 픽셀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서, 이건 분명히 기계적으로 그려진 게 아닌 사람이 하나 하나를 직접 선택해 찍은 것이라는 것을 느낄 때, 작으면서도 풍부한 표현을 담고있고, 단순화 되었으면서도 구석까지 세밀하게 그려진 것을 보았을 때 그것을 찍어낸 것에 감동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픽셀 아트를 인쇄된 것으로 보는 것은, 역시 그런 감동까지는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는게 썩 나쁘지 않았는데, 몰랐던 픽셀 아트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다 그걸 찍어낸 작가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괜찮기 때문이다. 픽셀 아트를 소개하는 책으로서는 충분히 괜찮다는 말이다.

픽셀 아트에 관심이 있다면, 꼽을만한 픽셀 아트와 관련 이야기들을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은 꽤 흥미롭게 볼만하지 않나 싶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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