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클럽 17 - 수상한 운동회 암호 클럽 17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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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워너(Penny Warner)’의 ‘암호 클럽 17: 수상한 운동회(The Code Busters Club #17: Secret Scheme at Sports Day)’는, 운동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시리즈 17번째 책이다.

과연 운동회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딱히 대단한 일이 있었던 기억까진 없는데다, 소설에서의 운동회가 다소 소소하게 벌이는 행사인 것처럼 그려져서 더 그렇다.

그런점에서 팀을 짜 운동회와 식전행사 등을 준비하고, 팀끼리 경쟁을 하며 우승을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나쁘지 않게 잘 그려낸 것 같다.

운동회에서 자꾸만 미심쩍은 일들이 이어지고, 그것을 의심하고 수상하게 여긴 아이들이 그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와 배후를 밝혀내려 한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그게 너무 싱겁게 해소된다는 점은 좀 아쉽다. 물론 처음부터 뻔히 예상되는 것이기는 했다만, 그래도 그걸 추리해내고 꼼짝못하게 몰아붙이는 것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해주길 바랬는데, 후반부에 이르러서 너무 뚝딱 해치우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규칙에도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 덕분에 별 특별한 장치나 개입 없이도 경기 조작이 가능하긴 했지만,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결말도 좀 그런데, 그 덕에 찝찝함을 남기지 않는 한바탕의 유쾌한 소동극으로 넘길 수 있는 사건이 된 것이라 마냥 나쁘기만 하지는 않다.

암호를 주요 소재로 한 시리즈인만큼 암호도 여러곳에서 사용되었는데, 대부분 암호클럽 멤버들끼리 남들 몰래 비밀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사용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모르는 걸로 친다는 게 암묵적인 설정같은 건 줄 알았는데, 정면에서 알아듣고 대응해오는 사람이 등장해서 좀 신선했다.

암호클럽도 이제 슬슬 자기들만의 새로운 암호를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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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지 - 푸른 눈의 청소부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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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지(Avenge): 푸른 눈의 청소부’는 범죄와 정의를 둘러싼 여러 생각거리를 담은 소설이다.

참 방향성이 뚜렷한 소설이다. 심지어 그것을 처음부터 꽤나 노골적으로 드러내기까지 한다.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죄, 오히려 피해자가 사람들을 피하며 지속적인 괴로움이 시달려야 하고 막상 가해자는 떵떵거리며 철면피처럼 법적 이득을 요구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모두가 공감하고 분노하면서도 법치국가라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제약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해야하는 상황 설정부터가 그렇다.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복수(또는 처벌)라는 명분으로 속시원한 사이다를 날려주는 청소부와 그건 그저 또 다른 범죄자일 뿐이라며 그를 쫓는 형사, 그리고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중에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의 사연과 입장을 통해 흔히 말하는 정의란 대체 무엇인지, 또 지금의 법은 과연 그것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만족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이야기는 크게 ‘민수’를 중심으로 한 형사 부분과 청소부를 화자로 한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형사 부분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관계자와 용의자가 늘어나고, 그 모든 사람들에게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계속해서 솟아나기 때문에 과연 실제로 범행은 누가 어떻게 저질렀을까 하는 것을 맞춰나가는 일종의 미스터리물같은 느낌을 풍긴다. 그러나, 다른 한 면인 청소부의 이야기에서 대놓고 범인을 공개할 뿐더러 그가 어떤 인물인지까지도 처음부터 뚜렷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형사 부분의 미스터리를 죽여버리는 문제가 있다. 이야기의 의외성이랄까 흥미를 좀 떨어뜨린다는 말이다.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퍼즐에 집중하거나 모호한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범인의 정체가 분명한만큼 중간 중간 여러 인물들이 보이는 행동이나 말 중에 의문스러운 것이 별로 없어 이야기가 선명하게 읽힌다.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하려고 하는 법과 사회, 정의에 대한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형사 부분에서 품게되는 현실성에 대한 의문도 나름 나쁘지 않게 풀어낸 편이다. 전부 해소해주지는 않고 대충 얼버무리는 부분도 있기에 깔끔하지는 않으나, 애초에 이야기부터 형사의 것을 3인칭으로, 청소부의 것을 1인칭으로 서술하면서 청소부의 행위와 사상에 더 공감할 수 있도록 쓴데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꽤나 공감할법한 것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로 튀어 보이지는 않는다. 애초에 형사 미스터리적인 부분은 어디까지나 양념이었을 뿐, 처음부터 끝까지 사회소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메시지를 반복함으로써 분명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장점이라 할만하다. 다만, 그를 위해 대부분의 인물들이 일관된 사상에 절여진 듯해 억지스러 보이기도 하다는 것은 좀 아쉬운 점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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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 - 한쪽 눈만 뜨고 학교에서 살아남기 미래주니어노블 12
롭 해럴 지음, 허진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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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해럴(Rob Harrell)’의 ‘윙크: 한쪽 눈만 뜨고 학교에서 살아남기(Wink)’는 ‘눈물샘 점막표피양암’이라는 희귀암에 걸린 한 소년의 치료기를 담은 소설이다.

처음 받는 느낌은 말 솜씨가 정말 좋다는 거다. 일의 경과를 단순하게 나열하지 않고 살짝 섞어서 완급을 조절을 했는데, 이 현재의 진행과 과거의 회상을 섞는 구성을 상당히 잘해서 굳이 따지자면 별 거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도 꽤나 흥미롭고 그게 계속해서 잘 유지되기도 한다.

그 다음으로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은 전형적인 청소년 소설같으면서도 굉장히 사실감이 있다는 거다.

당장 눈물샘 점막표피양암이라는 희귀암에 대한 것부터가 그렇다. 이는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통대로 한 것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안암에 대한 정보다 그 치료과정 같은 것이 꽤나 구체적이다.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어쩌면 죽을 수도 있는 큰 병을 앓게되면서 충격을 받고, 어느날 갑자기 그걸 크게 실감하면서 주저않아 흐느껴 운다던가, 먼저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는 등의 이야기도 정말 세심하게 그렸다. 일상적인 부분, 그러니까 가족에 대한 생각이나 친구들간의 관계,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고 그에 빠져드는 것 같은 10대의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이야기는 일종의 암투병기이기도 한 동시에, 한 10대 소년이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상처받기도 하지만 위로를 얻으며 성장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놈의 꼬맹이들도. 아아, 정말이지 어린애들이란, 그 얼마나 아무 생각도 없고, 그런데도 어찌나 잔인한 생물인지. 남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짓거리도 서슴치 않게 하고는 그것을 한갖 우스개거리로 만들어버리는 솜씨는 정말이지 절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데, 이런 순수 악같은 모습도 정말 잘 담아내지 않았나 싶다. 이런 걸 실감할 때마다 왜 학교가 온갖 폭력의 온실인지 새삼스럽지가 않다니까.

책에는 꽤 여러 요소들이 들어있다. 암투병, 가족, 친구, 학교문제, 기타, 만화 등등. 투병중에 느닷없이 기타 강습을 한다던가, 삽화의 정도를 넘어선 피그맨 만화가 나온다던가 하는 것은 어찌보면 좀 뜬금없을 수 도 있는데 앞뒤가 적절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로 녹아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이런점이 이 소설을 더욱 잘 짜여져 있다고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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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
이상택 지음 / 델피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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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은 조금은 엉뚱하지만 볼만한 인간 드라마를 그린 소설이다.

서로 다른 인물을 화자로 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은 일종의 연작소설인 것처럼도 보인다. 화자가 다른만큼 이야기가 바뀔 때 주요 인물은 물론 배경, 그리고 이야기까지 모두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꽤나 중요하게 재등장하면서 이것이 전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전의 것들과도 연결점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게 뒤로 가면서 점점 쌓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별개의 이야기는 무슨 통으로 된 하나의 이야기라는 여실히 느끼게 된다.

이런 흩어져 있던 인연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모여 큰 줄기를 만들어내는 구성은 작가는 꽤 잘 그려냈다. 인물간의 연결점, 사소해 보였던 사건, 그것들이 남긴 것이 이어져서 이야기가 마무리 될 때는 꽤나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얼핏 소설은 대단히 가볍게 느껴지는데, 당장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부터 소위 아저씨 유머 식 말장난을 많이 넣어놨기 때문이다. 이게 처음에는 좀 어이없어 보이다가 (아저씨 유머가 대게 그렇듯) 계속 듣다보면 은근 재미있고 심지어 다음 것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에 더해 문장이나 이야기 전개도 딱히 심하게 처지는 곳이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유쾌하게 볼 수 있으며,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도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면서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현실적인 문제라던가, 삶을 계속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게 만드는 꿈이라는 것처럼 묵직한 소재도 다루는데, 그게 유쾌한 이야기 흐름을 해치지 않게 잘 녹아있는 편이다. 너무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도 가벼운 농담이나 전개에 희석돼 부담스럽지 않는 등 조화도 나쁘지 않다.

에필로그까지, 꽤나 완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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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 모든요일그림책 5
강경수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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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은 인간의 선함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옛날 종교화들을 보면 몇몇 사람들을 독특하게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소위 후광이라고 하는 것을 그려넣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게 특정 인물을 강조하고 신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것을 좀 더 일반화하고 개념을 넓혀 사람들이 가진 아름다움, 선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선함이란 딱히 대단한 것, 뻑적지근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방관과 구급대원처럼 생명을 살리기 사람은 물론, 꼭 크게는 아니더라도 기부나 무료 급식 등을 통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 연탄 배달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부축하는 등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 심지어 죽은 다람쥐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는 것처럼 사소해보이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그런 작은 선행들이 모여 세상이 따뜻하게 돌아가는 것이며 그것을 행하는 우리 모두가 빛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이야기는 선함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의 중요함을 생각하게 한다.

책은 주제를 선명하게 잘 그려냈으며, 선함이라는 추상적인 것을 빛이라는 것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그를 통해 아이가 주변에 가득찬 빛들을 하나씩 발견해나가는 전개도 좋다.

3D 그래픽을 이용한 작화도 좋아서 입체감은 물론 빛 표현도 잘 되었는데다 종이 인형같은 스타일로 만들어 단순화를 하면서도 완성도 역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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