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김주혜(Juhea Kim)’의 ‘작은 땅의 야수들(Beasts of a Little Land)’은 일제강점기에서부터 광복 이후까지를 그린 역사 소설이다.

무려 1917에서부터 1965년까지 약 50여년의 시간동안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이 소설은 당시를 꽤나 잘 그려낸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 세월동안의 이야기를 한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그의 희노애락이나 활약상을 보여주면서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대신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결정을 내리며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식으로 구성하면서 좀 더 다양한 면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는데, 덕분에 소설은 좀 더 폭넓게 당시와 당시 사람들을 그려낸 느낌이다.

여러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뿐더러, 일반인에서부터 독립운동가, 친일파, 일본군 등 다양하게 분포된 입장은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하며 그때를 살아내려 했는가도 알 수 있게 한다.

특정 부류에 치우치지 않은 이야기는 마치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아마 한국을 뿌리로 가진 이민 1.5세라는 저자의 입장이 좀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느낌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그들 각자의 입장이나 행동을 대부분 자연스럽게 잘 그려냈기 때문에 드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에서 봤을 때는 부정적인 인물도 다른편에서 봤을 때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혼란스러운 시대상을 생각하면 쉽게 무엇이 옳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이들이 결국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이러한 어지러운 면모도 각자의 서사와 함께 잘 담아내지 않나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매 소녀 안전가옥 쇼-트 14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르물로서의 이야기성은 좀 아쉽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매 소녀 안전가옥 쇼-트 14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매 소녀’는 한 여학교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을 그린 오컬트 판타지 소설이다.



학교에 대해 한국인들이 갖고있는 인상은 다분히 부정적이다. 강요과 강압도 서슴치않는 비틀어진 교육열에 학을 뗀 경험이 있어서다. 성적이라는 기준표로 세워지는 줄, 자율이라는 명목하게 행해지는 강제학습, 일부는 명확한 순위 목표를 상벌과 함께 지정받아 그 때문에 잠까지 줄여가며 매달리기도 한다.

대학 입시라는, 뚜렷하게 이후 인생을 좌우할 목표가 주어지는 고등학교는 그게 극대화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런 고등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압박, 그런 고등학생들을 그런 상태로 몰아가는 주위 사람들의 광기는 어느정도일까.

소설은 마치 그걸 오컬트라는 판타지 문학의 형태로 그려낸 것 같다. 신적인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매달리는 사람들이라거나, 목적을 위해 매달리는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행위를 합리화하는 것까지 꽤 나쁘지 않게 그렸다. 초월적인 존재에게 휩쓸리는 듯한, 조금은 크틀루스러운 분위기도 그렇다.

시각적인 묘사도 괜찮은 편이어서, 소설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좀 덜 다듬어진 것 같다. 몇몇 상황이나 연결, 전개에 의아함이나 부족함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모험물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사회비판을 담은 것도 아니며, 본격적인 호러라거나 주인공의 활약을 그린 퇴마물이라고 하기에도 뭐해서 이야기성이 좀 약한 느낌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유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9
바루 지음, 김여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루(Barroux)’의 ‘자유(Free)’는 한 서커스단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새들의 서커스단’은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무려 대통령 앞에서 공연을 펼치게 된 것이다. 그들의 쇼에 대한 자부심은 사뭇 대단해서, 새들의 놀라운 공연을 보게 된다면 많은 갈채를 받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침내 마지막 리허설까지 마치고 대통령이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하는 서커스단. 국경에 도착해 통과하기 위한 조건들을 듣게 되는데, 당최 통과시켜주려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사람이 아닌 새들이 국경을 통과하려면 수많은 서류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도무지 공연 전까지 준비되기 힘든 것들이다.

결국 그대로는 국경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새들의 서커스단은, 서커스단의 작은 소녀 ‘팔로마’의 제안으로 새들을 풀어주기로 한다. 새를 모두 떠나보낸 서커스단은 비로소 국경을 서류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짧지만 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애초에 왜 새들의 서커스단인지, 그들이 보이는 공연이 어떤 것인지도 일종의 복선 같은 것으로 사용한 것도 멋지며, 그를 통해 이야기의 주제인 ‘자유’에 대해서 얘기하는 점도 좋다.

저자가 말하는 자유는 조금 복잡하다. 단순히 갇혀있던 것에서 풀려나는 것도, 못하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단순하게 겉으로 보이는 자유를 얘기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책은 좀 더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캐서린 레이븐(Catherine Raven)’의 ‘여우와 나(Fox and I: An Uncommon Friendship)’는 야생 동물과의 독특한 관계를 담은 책이다.


동물에게 정을 붙인다는 것, 특히 야생동물에게 그런다는 것은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봤을때는 정신이 나간 짓이다. 야생이란, 동물이란, 전혀 인간에게 우호적이거나 그런 걸 나누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저 인간 혼자서 저지르는 인격화와 그로인한 착각일 뿐이다. 인간성이란 인간에게만 있는 것. 인간이 갈망하는 소통과 교감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나 종과는 이룰 수 없는 인간 끼리만 가능한 협소한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자연이란, 그리고 야생 동물이란 전혀 인간과 서로 나눌 무언가가 없는 분리해서 봐야 할 동떨어진 존재일까. 오직 인간이란 그토록 유별나게 자연에서 벗어난 존재인 걸까.

개개인의 사례로 보면 이 의문은 더욱 의문스러워진다. 단지 본능이나 이득에 의한 행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분명 교감이라 할만한 무언가를 경험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처럼 말이다.

그건 딱히 기꺼이 기쁨조가 되어 재롱을 피워준다거나 하는 그런 것과는 다르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자기에게 맞추라는 듯 굴기도 한다. 명령을 내리고 수행하는 것처럼 명확한 의도가 오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서 또는 상대를 위해 무엇가를 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얘기를 하기도 하면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소통을 한다.

이것이 일종의 힐링으로 다가오는 것이 신기하다. 그토록 인간만은 뭔가 다른 특별한 존재라며 분리하려 하지만, 사실은 인간 역시 그들과 같은 무언인가인 건 아닐까.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