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의 공식 - 첫눈에 독자를 홀리는 역대급 주인공 만들기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2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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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 블랙(Sacha Black)’의 ‘히어로의 공식(10 Steps to Hero: How To Craft A Kickass Protagonist)’은 말 그대로 히어로를 만드는 법에 대해 담은 책이다.

대게 다르게 지칭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히어로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슈퍼히어로를 떠올리게 된다만, 여기서 말하는 히어로는 전혀 그런 특정 부류, 즉 영웅같은 인물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히어로란 또 다른 의미로서의 히어로, 즉 주인공을 말한다.

주인공을 어떻게 만들고 그의 서사를 채울것이냐 하는 것은, 그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대부분의 서사를 채우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야기 전체를 만드는 방법을 얘기하는 것과 같다.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의 히어로 아크, 즉 그가 겪는 사건의 굴곡은 그대로 소위 기승전결로 대표되는 이야기 전체 구조을 구성하는 방법과 같으며, 그렇기에 이 책은 비슷한 저자의 다른 캐릭터 작법서들과 달리 좀 더 일반적인 이야기 작법서처럼 느껴진다. 주인공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다른 캐릭터(예를들면, 빌런)에 대한 얘기도 함께 하기에 더 그렇다.

저자가 얘기하는 10가지 방법들은 모두 핵심을 잘 찌르는 것들이다. 심지어 구체적이고 실천적이기도 해서 이미 쓴 것이 있다면 어떤지 판단하기도 쉽고 이제 써보려고 한다면 따라하기도 용이하다.

이야기를 만들기 전에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면 좋을지 참고하고, 큰 얼개를 만든 후에는 얼마나 공식들을 적절하게 적용했는지 그 중간 중간을 매워줄 세부들은 또 얼마나 사실감있게 채워넣었는지 따져본다면 도저히 공감하거나 몰입하기 어려운 이상한 이야기를 뱉어내지는 않을 듯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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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 열혈 겜돌이의 명작 고전 게임 추억 찾기 연구소
꿀딴지곰 지음 / 보누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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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열혈 겜돌이의 명작 고전 게임 추억 찾기 연구소’는 고전 게임에 대한 추억과 추천할만한 고전 게임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레트로 게임, 고전 게임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2000년대 이전 게임이라는 의견을, 오래됐다는 것은 개인의 경험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내놓는데, 대게는 이 정의에 어느정도 동의를 할 것이다.

이는 그만큼 2000년대 이후 게임이 그 전과는 꽤나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다, (전자오락으로서의) 게임의 역사가 생각보다 별로 길지 않아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 꽤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을 충분히 옛 게임과 그것들을 하던 시절의 추억에 빠지게 할만하다. 시대순으로 기종별로 정리한 게임 소개 중간중간에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과감히 대백과라고 이름 붙인 것에 걸맞게 책은 꽤 많은 고전 게임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르게 보면 대백과라고 할만큼 대다수의 게임을 수록한 것은 아닌데, 그건 책 하나에 담기엔 게임의 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애초에 고전 게임을 다 다룰 수는 없는 일이니 다수의 게임을 싣는 욕심을 부리는 대신, 누구나 한번은 해봤을 유명작들과 꼭 한번은 해보면 좋을 걸작들을 선별해 담았다. 그래서 게임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아는 게임이 나왔을때는 ‘맞아, 이거 재밌지!’라며 절로 추억에 빠져들게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부제도 적절하게 붙였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의 것과는 사뭇 다른 고전 게임의 단순함은 순전히 당시의 한계 때문에 생긴 거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즐길거리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핵심을 파악해 잘 구현해냈다는 점에서는 요즘 게임보다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가지고 논다는 게임의 본질이 살아있는 고전 게임을 오랫만에 다시 해보고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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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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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江國 香織)’의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ひとりでカラカサさしてゆく)’는 독특한 죽음과 연관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여기, 젊어서부터 친했던 세 노인이 있다. 이들은 각자만의 이유로 생을 마감하기로 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가까운 사람에게 뒷처리를 맡긴채 사냥용 총을 이용해 자살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다소 충격적이다.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내용만 보면 꽤나 그렇다.

그들은 대체 왜 그러기로 한 것일까. 그들의 집단 자살엔 어떤 비밀이 감춰져 있을까.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식의 진실 찾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보다는 단지 그들의 죽음과 그로인해 영향을 끼치게 된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전혀 사람들과 척을 진 것도, 그렇다고 대단히 기밀하게 지네온 것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 나이를 먹으며 차츰 혼자있는 시간이 늘었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을 뿐이다.

굳이 말하자면 그들의 죽음엔 특별한 이유가 없다.

남겨진 사람들도 거기에 얽매이거나 하지는 않는다. 잠시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각자만의 방식으로 그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점차 자신이 원래 그랬던대로, 일상이라 할만한 생활로 돌아간다.

이 소설은 단지 이런 이야기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늘어놓을 뿐이기에 막지막 장을 넘겼을 때 얼핏 ‘이렇게 끝이야?’ 싶기도 하다. 흔히 소설을 읽을 때 기대하는 명확한 무언가가 앖기 때문이다.

대신 소설은, 마치 우리네 인생의 일부를 떼어 붙인 것 같이, 현실적이다. 살아간다는 건, 심지어 죽음마저도, 다분히 이런 것이 아니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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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의 춤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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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의 춤’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 같은 교실에서, 어느 날 한 아이가 사라진다. 그리고 나타난 책상 위 종이 묶음. 얼핏 과제인가 했던 작문은 사라진 아이 ‘봄’이에 대해 쓴 것이었고, 그것은 생각지 못했던 뜻밖의 사실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소설은 등장인물이 소설 속 소설을 읽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다. 소설 속 담임은 그 자신이 등장인물이기도 하면서 또한 소설 속 소설의 독자이기도 하다. 그는 마치 홀린 듯이 소설을 읽어나가는데, 반 번호와 실명으로 적힌 지금은 사라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그만큼 어떤 내용일지 흥미를 동하기 때문이다. 담임은 이런 장치를 노골적으로 중간에서 중계해줌으로써 그러한 흥미를 전달할 뿐 아니라 실제로는 접점이 없는 소설 속 반 아이들과 그들의 이야기에 좀 더 이입할 수 있게 해준다.

사건의 시발점이었던 남자 친구 이야기에서부터 봄이가 사라지기까지의 이야기가 담은 글 묶음은 서로 다른 아이들의 시점에서 쓰임으로써 각자의 숨은 사정과 생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작은 편견과 악의가 어떻게 커다란 폭력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개개인의 생각과 행동은 딱히 대단하다고 할 만한 건 아니고, 그렇기에 그들 자신은 자기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별로 생각지 않지만, 혐오와 차별이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면 그렇기에 더 개선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기본 내용은 그렇지만 단순히 학교 문제를 다룬 책은 아니다. 담임이 읽는 글이 소설이라는, 그러니까 누군가에 의해 쓰인 이야기라는 점은 그것이 딱히 명확한 진실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알게된 사실과 이제까지 문제없어 보였던 반 아이들을 믿고 싶어하는 (문제화하지 않아 하고 싶어하는) 것 사이에서 담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명확히 그리지 않음으로써 저자는 더 바깥의 독자에게 진실 판단의 몫을 넘긴다.

소설이라는 것을 소재로 재미있게 살려 구성한 소설이다.

2010년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란 제목으로 출간했던 이 소설은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이는 그만큼 잘 개정했다는 얘기일 수도 있고, 무려 12년이나 지났는데도 소설이 꼽던 문제는 여전하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개정판은 목차를 정리하고 제목도 바꾸었는데, 그럼으로써 진실에 대한 이야기는 좀 흐려진 대신 단순한 피해자-가해자 관계를 넘어선 사회 문화적인 문제도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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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
토마스 불핀치 지음, 손길영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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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불핀치(Thomas Bulfinch)’의 ‘그리스 로마 신화: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The Age of Fable)’은 그의 대표작 중 일부를 완역해 내놓은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현대인들이 가장 널리 알고 가장 사랑하는 신화 중 하나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 각자가 서로 다른 종교를 믿고, 심지어 그 때문에 다투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이는 그리스 로마의 신들이 이제는 원래의 신성을 완전히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들의 이야기도 온전한 가상의 이야기, 판타지로써만 소비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모두가 사랑하는 신화가 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 자신에겐 조금 불행한 일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이런 책을 읽을 정도라면 신화 중 여러개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미 알던 것을 환기해주는 느낌을 많이 풍기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재미있다. 신화의 많은 것들을 그러모은만큼 새로 보는 것도 있을 수 있는데, 그 중엔 좀 그리스 로마 신화스럽지 않은 것도 있어 이 신화가 오랜 세월동안 꽤 여러 이야기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이야기의 특성상 서사가 이어지지 않고 잘게 쪼개져 있지만, 인물 등을 통해 연결하기도 하고, 개별 이야기들로 보아도 딱히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때 흥미가 떨어지진 않아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불핀치의 저서는, 때때로 여러 전승의 차이를 말한다던가 해설을 덧붙인다던가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야기 책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있기 때문에 더 쉽게 읽힌다. 추가로 덧붙인 것들도 이야기를 적절하게 보충해주는 것 들이다. 예를 들면, 판도라의 이야기가 그렇다. 저자는 앞뒤가 하나도 안맞는 이상한 (하지만 가장 유명한) 이야기 대신 좀 더 그럴듯한 다른 이야기를 제시해 이 신화의 의문스러운 점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모두 그렇게 한 것은 아니라서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들도 있다.

아쉬운 것은 군데 군데 이상한 단어와 문장들이 눈에 띄는 번역과 편집을 보인다는 것인데, 굳이 ‘하신(河神)’처럼 거의 쓰지않는 한자어를 쓴 것도 그렇고, 단순 오타가 난 게 아니라 아예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을 쓴 것도 그렇다. 기계적인 맞춤법 검사가 아니라 직접 읽어보고 확인하는 검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완역판이라고 했지만 34장까지만 싣고 이후(36장 ~ 42장)를 날린 것도 불만스럽다. 원서는 제목부터 좀 더 넓은 의미(대게 ‘신화의 시대’로 번역한다)였고, 실제로도 동양신화나 북유럽신화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와 별 연관이 없는 것들까지 수록하고 있었던걸 ‘그리스 로마 신화’로만 한정해 담으려고 일부러 누락한 것 같다만, 이런 편집이 과연 정말로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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