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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난다 - 일상을 바꾸는 특별한 선물 감성소품
이형동 지음, 이대성 사진 / 북클라우드 / 2013년 9월
평점 :
나는 인형을 무척 좋아한다. 3-4살 무렵에 엄마가 사준 '포미'라는 이름을 가진 곰인형은 아직도 내 머리 맡에서 함께 지내고 있고, 그 외에 10마리의 인형들이 나와 함께 지내고 있다.
그들에겐 각자의 이름이 있고, 특징도 있다. 어렸을때 인형놀이 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나는 인형에게도 괜시리 생명이 있을것 같아서 (굳이 미미, 이런 사람 인형 외에도) 말을 걸고 이것저것 친구한테 말하는것처럼 잡담을 하곤 했다.
물론 지금도, 요즘엔 자주 돌봐주지 못하다며 가끔 안부를 묻곤 하는데 (절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그만큼 인형이든, 사물이든, 그냥 다 생명이 있는것처럼 대하곤 한다.
이 책에 나오는 80여가지의 소품에 작가는 '삶'을 불어넣어 주었다.
물론 그 소품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것은 결코 아니다. 되려 그런 소재의 내용이였다면 아주 재밌는 소설이였겠지만, 이 책은 주위에서 볼수 있는 소품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 그리고 주위 환경과 어울리는 소품들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 소품들은 정말 하나같이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마치 소품을 설명해주는 책으로 받아들여지긴 했는데 왼쪽에는 소품사진이, 그리고 오른쪽에는 소품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적혀 있다.
각 테마에 맞춰 소품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책 속에서 발견한 가지고 싶은 소품들을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비어 아워(Beer Hour)' 라는 소품은, 캔 맥주를 품격있게 바꿔주는 소품이다. 캔맥주를 마시다 보면 늘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 시각적인 만족과 흡입 욕구를 유발하는 맥주 거품이 없다는 것이다. (중략) 비어아워는 언제 어디서나 맥주 거품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거품 제조기다. (중략) 놀랍다. 정말 흰 거품이 가득 담긴다. (중략) 무더운 여름, 나만의 맥주 타임을 더 유쾌하게 만들어줄 기특한 아이템이다.
기다림은 외로움과 함께 달콤한 '환상'을 준다. 중독성 있는 그 달콤함이 있어, 기다림의 행위는 힘들지만은 않다. 때로는 묘한 편안함 마저 준다. 목을 길게 빼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이는 외로움과 환상을 함께 품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사람만이 아니다. 여기 긴 목을 빼고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가 있다. 바라보고 있으면 묘한 끌림이 든다. '아로마 초음파 가습기'그 거창한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외모를 지녔다.
호리병처럼 길고 곱게 빠진 아로마 초음파 가습기. 힐링에도 탁월한 효과를 줄 것같다. 그리고 작가의 말처럼, 목을 빼고 내가 언제 올까 하며 촉촉하게 기다려줄것만 같다.
아로마 램프 '이응'에 앉아있는 나비의 모습이다. 이 예쁜 조명위에 앉아 있다면 비에 젖어 더러워진 몸이라도 날개를 퍼덕거리면 금방 괜찮아 질것 같다. 몸과 마음 모두 따뜻해지니 늘어지게 낮잠을 자도 좋다. 안심하고 누워, 기대서 자다 가는것도 좋다.
긴 하루에 지친 몸을 끌고 집으로 돌아와 방에 들어와서, 이렇게 따뜻한 이미지를 주는 아로마 램프를 보면, 나도 비에 젖은 나비처럼 금방이라도 괜찮아 질수 있을 것 같다.
아로마 램프나 방향제가 몸과 마음의 힐링제라면, '13cm 조명 별자리본'은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소품으로 탁월하다.
사계절의 별자리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지구본을 보며 이렇게 시사한다. '저 지구본을 보자. 운명은 저기 지구 반대편에서나 떨어질 것 같은 막연함이 든다. 하지만 인연은 저기 빛나는 별빛 조각들 같다. 지구 전체를 감싸고 주많은 인연이 빛나고 있다. 인연의 빛이 하나 꺼져도 곧 새로운 빛이 켜진다. 저기 어딘가 우리의 인연도 빛나고 있을것이다.'
캄캄한 방에 예쁘게 수놓일 별자리를 생각하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가장 탐나는 소품이였다.
소품과 함께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작가의 그런 소품 사랑은 다음의 글에서 엿볼수 있다.
굳이 함께 하는 누군가가 '사람' 으로 국한된게 아니라, 작은 소품, 나에게는 인형같은 존재와 함께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도 즐겁지만,
누군가와 함께 먹는것도 중요한 일이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먹느냐가 중요하고
같은 음식이라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그 맛은 천차만별이 된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누구'가 꼭 사람일 필요가 없다는 점.
평소에 즐겨 듣던 음악이 될 수도 있고,
만화책이나 TV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