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평점 :
허삼관 매혈기라는 베스트 셀러의 저자인 '위화'의 신작 장편소설인 '제7일'.
사실 중국인 저자의 소설은 처음 읽어 보았다. 나는 음식도 편식하는데 책도 편식하는 편이 있어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몇번이고 잘 읽는데 반해 처음보는 작가나 다른 장르의 책들은 잘 읽지 않기도 한다.
유명한 작가라기도 하고 일단 소재 자체가 흥미로워서 책을 한장 넘겼는데, 이 책의 구성은, 첫째날, 둘째날, 이런식으로 총 7일동안 일어나는 일들이 묶여 있다. 그리고 내용은, 주인공 '양페이' 가 죽고 나서의 이야기 이다.
양페이는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살고 있으며 빈의관(화장터)에 예약이 되어있고, 대기번호까지 받아두었다. 그리고 빈의관으로 부터 예약시간이 지났다는 통보를 받기도 한다. 그러면서 양페이는 "이런일에도 늦는게 있나요?" 하고 되묻는다.
양페이는 죽었다. 그는 아마도 무너지는 건물에서 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죽음을 맞이 한것 같다. 하지만 그는 건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고 있었다. 그런 그가 왜 황급히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했을까? 바로 그녀의 전 부인, 리칭의 자살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있던 양페이는, 그녀의 전부인인 '리칭'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실은 신문을 보게 되고, 식당 주인이 어서 빨리 빠져나오라는 손짓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에 휩싸여 결국 건물에서 나오지 못하게 되었었다.
그는 천천히 걸으면서 그녀의 부인, 리칭과의 첫만남부터 결혼에 이르는, 그리고 결국 이혼에 이르는 일들을 회상하기 시작하였다. 리칭과 양페이는 사내커플이였다. 미모의 직원 리칭은 회사에서 얼굴마담, 술상무 역할을 하였고, 빼어난 외모때문인지 회사의 남자직원들에게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같이 고백을 받기에 이르렀지만, 딱 한사람, 양페이는 그녀에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은 운명같이 찾아오는법. 그리고 짝은 다 있는 법. 그 둘은 결혼에 이르게 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지만, 야망을 품고있던 리칭에게 한 사업가가 다가오게 되고, 그로써 그 둘의 아름다운 결혼생활도 끝이 난다. 리칭을 첩으로 들인 사업가 때문에 그녀는 결국 본인이 죽음을 선택하게 되고, 죽어서 다시 서로 만나게 되었던 것이였다.
리칭과의 추억이 담긴 셋집을 찾으러가는 양페이 앞에, 이제 그의 어린시절이 펼쳐지게 된다. 양페이는 기차에서 태어났다. 그의 친모는 복통으로 인해 화장실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를 낳게 되었는데, 양페이는 이미 구멍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친모는 아기를 낳자마자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렇게 뜻하지 않게 버려진 아이를 거두어 준것은 철도원에서 일하는 그의 아버지, 양진뱌오.
양진바오는 젊은 나이에 양페이를 거두게 되었지만 그 후로 그는 연애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피하나 섞이지 않은 아이를 키우게 이르른다. 하지만 중간에 만난 여자와의 사랑을 꿈꾸며 양페이를 버리게 되지만, 끝내 그는 아가씨와의 사랑을 포기하고 양페이와 평생 함께 하기로 한다. 양페이가 성인이 된 후, 그의 친부모가 찾아오게되고 양페이는 친부모의 집으로 가서 며칠을 지내게 되지만 그의 오랜 집, 철도 옆 양진뱌오가 살고있는 집으로 돌아온다.
행복한 삶이었지만 양진뱌오는 림프암이라는 암에 걸렸다. 짐이 되기 싫었는지 양진뱌오는 그의 사랑하는 아늘 양페이의 곁을 떠나게 되는데....
소설이 다 그렇겠지만, 이 소설 또한 한번 읽으면 책장을 쉽게 덮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죽고 나서 양페이가 만나는 사람, 즉, 그의 부인, 셋집에 같이 살던 젊은 커플, 그리고 그의 아버지... 화장되기 전, 그가 돌아보는 이승세계의 이야기와 그리고 저승에 와서도 찾고 싶은 한사람, 바로 그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 이다.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소설이 있었는데 바로, 미치엘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이라는 소설이었다. 물론 내용은 이 소설과는 다르지만, 주인공이 죽고나서 천국에서 다섯명을 만나게 되는데, 그 에피소드가 적힌 소설이였기 때문에 죽고나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약간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떠올랐던것 같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아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떠난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를 찾기위해 떠나는 아들. 그 둘은 결국 만나게 되는데 정말 눈물샘을 너무나 자극하여 읽다가 엄청 울었다.
책을 펼치면서 끝 장이 나올때까지 한숨에 읽어버린 흥미로운 소설,
부자(父子)의 아름다운 인연과 우정을 담긴,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