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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수업 - 희망은 눈물로 피는 꽃이다
서진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8월
평점 :

[때로는 과거의 상처를 치료하고,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에서 희망은 시작된다]
우연한 계기가 되어 이 책을 읽게 된 나는 책을 읽는 도중 먼저, 이 책이 나올 수 있게 해주었던 저자 서진규님의 첫번째 책을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보았다.
[희망수업]에서 많은 이들이 저자의 책을 읽고, 저자의 강연을 들으며,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희망수업]은 저자가 첫 책을 내고 2000회가 넘는 강연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이들에게서 받은, 희망을 찾고 갈구하며 손길을 내미는 편지들에 대한 위로와 나름의 답을 넣어 엮은 책이라고 한다.
2000회가 넘는 강연을 한 저자를 나는 왜 이제껏 알지 못하고 있었나... 조금씩 아쉬움이 밀려온다.
이 책은 매우 독특하고 신비로운 향을 뿌려대고 있는 느낌이다.
[희망수업]에서 빛나고 있는 마흔아홉가지 이야기들은, 그것을 읽고 있는 나와 같은 또다른 독자들에게 희망의 홀씨를 퍼뜨리고 있는 것 같다.
눈 앞에서 민들레 홀씨들이 바람에 날리어 온 세상에 가득 퍼지는 듯한 풍경이 시각적으로 그려지는 듯이 말이다.
그런데, 이 마흔아홉개의 사연들이 갖고 있던 절망의 모습들을 하나씩 빼서 모아 놓은 전체가 바로 나인것도 같았다.
늦었다 싶은 나이에 굴하지 않고 공부를 시작한 내게 당장의 경제적 능력은 없지만 이런 상황에서 느끼던 좌절감을 발견하고, 주로 집에서 화초처럼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난, 저자가 말하는 요즘 여성들의 나태함도 발견하고, 부모와 자식의 인생을 따로 분리시켜 주어야 함에 대해 강조하는 저자의 생각에 동조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 사연들속에 저마다 조금씩의 내모습이 담겨 있다. 그래서 하나하나씩 저자가 쓴소리를 곁들일 때마다 마치 내게 하는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고 가슴에 담게 된다.
물론 사연들속의 그들 보다 나는 훨씬 편안한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는것으로 봐야 하기에 그들 속에 나를 부분부분 투영하는 것이 이기적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이는 삶이 비교적 편안하고 풍족하다고 마음까지 그러했을까...
저자는 자신의 어릴적 가정환경을 가부장적이며 권위적이었던 것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이 권위적인 환경이 나와 닮았지만 그 아래에서 저자와 내가 했던 선택은 하늘과 땅차이라는 걸 알았다. 저자는 이 상황을 저항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나는 그저 순응했을 뿐이다.
그러했기에 저자의 삶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빛을 뿜어내고 있는 듯 하고, 나는 어릴적에도 그랬으면서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해서도 늘 엄마에게 순응하면서 살고 있기에 아직 내 삶에 완전한 주체가 되지 못한 느낌이다.
사실 엄마에게서 분리되어 완전한 주체로서의 내 삶이 어떤 것을 말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정서적 분리를 시도해보지만 엄마에게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은 "넌 너무 이기적이야, 너 밖에 몰라"라는 말들이다. 결혼한 여자로서의 삶을 나름대로 빠져 살고 싶은데 내 친정엄마는 늘 나와 많은 부분을 함께 하고 싶어 하신다.
바로 이런 점이 조금 서운하다 싶으시면 가차없이 던지시는 한마디, 내가 너무 이기적이란다.
엄마도 엄마의 삶을 좀 살고 나도 내 삶이 필요한 순간인 것 같은데... 여기서 엄마와의 생각의 차이가 큰 것 같다.
그래서 더 이 책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는 자녀양육에 대한 관점이나 부모와 자식간의 분리에 대한 이야기가 크게 와닿고 공감이 간다.
내가 엄마가 된다면 나는 이렇게 자식이랑 합쳐서 나를 생각하지 말아야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할 수 있게 침묵해주고 그 자유로 인한 책임을 스스로 질 수 있도록 강인하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이것이 저자의 딸을 키워낸 방식에 내가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자녀 양육에 있어서 그간 생각해 오던 나름의 기준과 가치관이 저자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앞으로도 그 생각을 흔들리지 않고 확고하게 지켜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크게 생각지 않았던 책 한 권이 마음에 끼치는 영향은 나비효과의 시작과 끝을 닮은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지 못한 상처에 대한 힐링을 얻고, 더불어 이존립 화백의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느낌의 그림들까지 감상할 수 있어서 나만의 값진 휴식이 되었다.
희망을 담은 노란색감이 이화백의 그림속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존재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책의 제목과 글의 내용과 그림의 색감과 메세지는 '희망' 이 한 단어로 직결되는 듯 했다.
일독, 이독에 상관없이 가방 속에 넣어 다니는 책 한 권이 또 생긴 셈이다.
[타인의 인생을 보면 내가 놓친 희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