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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밥상 - 남는 재료 없이 알뜰하게 차리는 일주일치 장 보기 & 레시피
나희주 지음 / 미호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결혼 경력 수년차임에도 요리의 '요'자도 모른다고 해야 할 만큼 요리에는 문외한인지라, 매번 혁신적이다 싶을 만한 요리책들은 거르지 않고 다 사보는 진짜 요리 못하는 주부이다.
그러던 중에 이 요리책을 만났다.
처음에는 요리책의 한계나 정형화된 틀과 그 형식성에 질릴 대로 질려 있던 터라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것 역시... 뭐 별다르겠나 싶은 생각이 잠깐이나마 스쳤었다.
그러다가 책에 관한 자세한 소개와 내용들을 보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실용성이라는 항목에 꽤 큰 무게를 실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일주일 밥상]만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몇가지 생각해본다.
우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나누어 제철에 맞는 채소와 음식 재료들을 위주로 식단을 짤 수 있게 구성되어져 있다.
각 계절마다 6주가량의 식단들이 짜여져 있는데 일주일 분량씩 장보기로 음식 재료들을 사서 일주일간 나누어 요리를 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알차게 재료를 다 쓸 수 있어서 나는 무엇보다 이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요리는 진짜 잘 못하지만, 이 책을 믿고 일주일간 메인메뉴 걱정 없이 한가지씩이라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매주마다 여섯개의 메인 요리와 3개정도의 곁들임 요리를 재료를 남기지 않고 다 쓸 수 있게 잘 짜 놓았다는 점이 한 번도 제대로 들지 않았던 요리에 대한 재미를 조금씩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양념 재료들도 어려운 재료 하나 없이 가정에서 대부분 있을 법한 재료들로 계량 역시 숟가락과 종이컵으로 뚝딱뚝딱 쉽게 할 수 있게 해놓았다.
마침 계절이 가을이고 해서 가을 밥상 메뉴들을 몇가지 만들어보았다.
그중 요리 초보자인 내가 쉽고 재밌게 만들면서 맛나기까지 했던 메뉴는, 남편이 좋아하는 소고기와 내가 좋아하는 새우와 버섯, 낙지를 이용해서 만든 소고기 채소말이랑 새우가스이다.
소고기는 무조건 구워먹어야 제맛이라고 남편은 약간 뾰루퉁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구워먹기만 말고, 갖가지 퓨전으로 만들어보는 나의 시도를 벌써부터 차단하면 앞으로의 요리는 더욱 난감해질 것이라고 살짝 으름장을 놓았더니 맛나게 먹어주었다.
이 책 덕분에 남은 가을 밥상과 겨울밥상도 계속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