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위안
랜디 수전 마이어스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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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티아... 처음에는 그녀가 참 외로운 사랑을 했던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아들 둘을 키우며 아내가 있는 유부남을 사랑한 댓가는 정말 엄청난 것이었고, 그것을 감당하기란 그녀에게 있어 죽지 못해 살아야 하는 절망과도 같았을 것이다.

세 여자가 있다.
유부남을 사랑한 댓가로 미혼의 몸으로 아이를 낳아 입양을 보낸 여자, 티아.
아들 둘을 키우며 자상하고 멋진 남편을 둔 여자, 줄리엣.
결혼 후 남편의 불임으로 딸을 입양해서 키우는 여자, 캐롤라인.

티아는 유부남인 네이선을 만나는 내내 줄곧 그의 아내, 줄리엣을 부러워했던 것 같다.
자신에게는 현재라는 시간적 의미만 한정해놓고 만나왔지만 그의 아내는 그의 과거와 미래, 모든 것을 공유하고 가질 수 있는 그런 존재였으니...
티아가 임신을 고백한 뒤로 더는 네이선을 만날 수 없었고 그녀는 아기를 낳기 바로 전 그녀의 엄마마저 세상을 떠나버려 그야말로 진짜 혼자가 되었다.
몇달간 고르고 골라 좋은 부모에게 딸을 입양 보내고, 매년 한번씩 아이의 생일날을 기념하여 사진을 받아 보며 아이의 성장을 지켜본다.
그렇게 아이가 다섯살이 되던 해에 그녀는 네이선에게 다섯살이 된 딸, 아너의 사진과 편지를 적어 보낸다.
그러나 편지를 보낸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그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5년전 남편이 자신이 바람 피운 것을 고백한 뒤로 삶의 모든 것이 뒤틀리고 엉망이 되버린 줄리엣은 겨우겨우 일상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우편물 속에서 들은 적 있는 이름을 발견하고는 그간의 평온으로의 노력은 물거품처럼 허사가 되버리고 만다.
남편에게서 받은 상처는 쉽사리 아물지 않았고, 몰래 남편의 그녀를 찾아가서 며칠밤동안 미행도 해보고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를 보며 자신의 열등감을 키우기도 하는 등 심적인 고통속에 내몰린 채 줄리엣은 5년째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티아의 편지와 함께 들어 있는 사진속의 여자아이가 남편과 불륜녀의 딸이라는 사실에 또다시 충격을 받게 되는데...

처음에는 티아와 네이선의 불륜속에 티아의 사랑만 보여서 안타까웠었고, 그다음에는 믿고 사랑한 남편의 배신에 상처와 충격을 안고 혼자서 수년을 맘고생하며 힘들어한 줄리엣이 너무나도 안쓰럽게 느껴졌고, 그녀의 아픔과 고통이 조금씩 내 마음을 무겁게 했으나, 이 엄청난 바람과 불륜, 배신에 대해 세심하고 밀도 있게 그들의 심리를 그려주지 않는 듯 해 답답하고 짜증스럽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두 여자의 이기심으로 캐롤라인과 피터부부의 평온한 일상이 깨지면서 상처를 받고 이 세 가족 아닌 가족의 형태가 온갖 진통을 겪어가며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 많이 혼란스럽고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지만 티아, 네이선, 줄리엣, 캐롤라인, 피터, 그리고 아너(서배너)까지 이들이 온전히 가족의 형태로 자리 잡아가며 넓은 의미로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나름 설득력 있고 개연성 있게 그려진 것 같아서 심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데에 거부감은 별로 들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왠지 모를 찝찝함과 기분이 유쾌하지 않음은 가시질 않는 것 같다.

그리고, 티아의 사랑은 티아만의 외사랑에 불과했던 것일까? 네이선은 정말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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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쓴 인생론
박목월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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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박목월이라는 이름을 다시 접하게 된 감회는 조금 복잡한 듯 하다. 

학창시절 이후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다시 불러 보았고, 그의 작품을 손에 잡아 보니,,, 나의 십대를 함께 보내준 친구들과 선생님이 함께 떠오른다.

대학을 위해 공부하던 그 시절에는 교과서에서 보는 시들을 마음 편히 감상하고 느낄 여력이 없었고, 매우 뛰어난 수필 작품들도 깊이 있게 감상하기가 쉽지 않았었다.

삼십대 후반이 되어 마주하는 박목월의 이 수필집이자 명상록은 지금의 나이이기에 더 많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 같고, 그러고 보면 책과의 인연은 그 시기가 참 중요한 것 같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이 책을 읽었다면, 고리타분해 보이고 딱딱하고 무미건조하며 조금도 공감하기가 어려웠을 테니까.

개인적으로 내게는 그렇지만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수필집은 시인 박목월이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깊은 내적 탐구를 담은 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가족의 기본이자 중심이 되는 부부에 대해, 아내와 남편으로서의 변을 우연히도 각자 다른 시기에 쓴 글을 부부의 대화로 묶어 책의 처음을 시작한다.

올해 출간된 이 책은 이전에도 출간된 적이 있는데, 첫 출간은 1975년도라고 알려져 있다. 

시대가 흘러 조금씩 변함에 따라 맞춤법과 한자어를 현대에 맞게 재정리해서 출간했다고 한다.  솔직히 이미 고인이 된 작가의 작품이 어떻게 재출간 되게 되었는지 그 계기가 내심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앞 뒤 어디에도 프롤로그나 언급이 보이지 않아 조금 답답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보니, 부부의 대화 바로 왼쪽 하단에 '#일러두기'가 짤막하게 있는 걸 발견한 것이다. 

 

결혼한 여성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 느낌은 결혼 전에 읽었다면 가질 수 없었을 것들이라서 감회가 조금 남다르다.

박목월이 워낙 옛사람이라서 조금 고지식하고 가부장적인 면이 엿보이긴 하지만 그의 사람됨은 인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본심이 착하고 양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아내의 글을 보면 이 두 부부는 누구보다 서로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며, 가정의 중요성의 그 첫번째를 잘 알고 있었던 걸로 보인다.

경제적인 궁핍은 4남 1녀의 자녀를 키우면서 더욱 절실하게 체감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들 부부는 각자의 인간 됨됨이와 이해를 바탕으로 자알~ 견뎌온 것 같다.

박목월의 아내에 대한 마음은 이해와 사랑이 함께 하면서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아내의 병과 큰 수술로 인한 위기를 겪게 되면서 더욱 더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늘 옆에 있던 내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큰 병에 걸려서 생사를 헤매게 된다면, 이제껏 그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하고 당연한 듯 공기처럼 있던 그의 존재가 막상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처음 하게 될 때, 느끼는 그 당혹감과 충격은 정말 클 것이다. 

박목월은 이러한 감정의 흐름이나 생각들을 매우 섬세하게 글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자식을 키우면서 사십대의 부부는 이미 자식을 위해 전적인 희생을 감수해야 하며 오롯하게 부부만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너무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이 또한 사치라는 생각을 하는데, 나는 이말이 가슴아프게 와닿는다.

이제 머지 않아 우리 부부도 아이가 생기면 이십년간은 아이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마음 먹고 있는데 그 애잔함이 여자로서, 아내로서 조금 서글프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박목월 부부의 서로 다른 성격으로 인한 갈등을 묘사한 부분에 살짜기 미소가 지어진다. 우리 부부도 성격이 서로 정반대적인 면이 있어서 그걸로 갈등을 겪기도 하는데, 거의 모든 부부가 같은 갈등을 겪으며 부부로 살아가고 있는 것도 같다.


그리고 못다한 사랑과 헤어짐으로 30년이후에 백발이 되어 다시 만나본 연인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생각들이 애정 가득하게 담겨 있어서 잘 기억나지 않았던 그의 다른 작품들을 다시 한번 접해볼 수 있었던 점이 참 좋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 가족을 노래하고 말하는 시인 박목월의 작품은 참 따스하고, 그 글들 속에는 애잔함 마저 담겨 있다. 

넘쳐나는 책의 홍수속에 살고 있어서 양서를 고르기 어려운 이들에게 한 권의 좋은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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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봄입니다
윤세영 지음, 김수진 그림 / 이답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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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누구나 편하게 읽어 볼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71편의 이야기들이 짤막하게 들어 있어 한 편씩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읽어볼 수 있을 만큼 부담없는 내용과 길이를 갖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자리 잡고 앉아서 읽었지만, 그보단 외출할 때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며 지하철안이나, 카페나, 도서관등등 누군가를 기다릴때에도 짤막하게 읽어보기에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어찌 보면 소설보다도 나는 이렇게 호흡이 짧은 에세이들을 더 좋아하는 것도 같다.

인상적인 것은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제법 나오는데, 육아나 교육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면, 나의 행동을 그대로 빼닮은 나의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놀라거나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것은 내가 평소에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나의 모습들을 자연스레 아이들이 따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로서의 자세나 마음가짐도 잊지 않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는 점.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모여서 작은 웃음과 감동을 주고 사색할 꺼리도 되어 줘서 참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지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았다.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마음 고생이 참 많았었는데, 저자의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나도 남편에게 한번 써먹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거절을 잘 하지 못해 신혼 시절 지인의 부탁을 받고 없는 돈을 저자 또한 빌려다가 꿔주었다가 받지도 못하고 이자만 열심히 대신 갚게 된 상황을 보고 남편이 책망하듯 건넨 말은 '당신 왜 그리 거절을 못하냐'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의 다음 반응이 '내가 거절을 못해서 당신과 결혼한 거야' 이었다. 

이에 남편이 자신을 달래며 그건 잘 한 일이고, 앞으로는 거절도 좀 하면서 살자'라고 말했단다.  

이렇게 짤막한 분량의 부담없는 소소한 소재들로 채워진 이야기들인데 마치 친구와 수다를 떨며 소통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요즘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수필의 매력을 잘 담고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어느정도 인생의 참 맛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보기 시작하는 나이대가 정확하게 어느 시점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군복무 중인 군인들이나 사회초년생, 그리고 삼십대를 치열하게 살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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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 길에서 만난 인문학, 생각을 보다
김정희 지음 / 북씽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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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좋아하면서도 어렵게 느껴지기만 해서 잘 찾지 않게 되는 편이다.
이런 내게 구세주같은 이 책을 쓴 저자의 집필 계기가 참 인상적이고 마음에 든다.
길을 지나다 바라보이는 사물들의 사연을 되새김질하고, 그 사물들을 옛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인문학 측면에서 그 사물들은 어떻게 말하는 가를 고민하다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지금도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한다. 걷는 길 속에서 주변에 펼쳐진 온갖 사물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기란, 참 묘한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책속에 나오는 수십여개의 길들 중, 내가 직접 가보고 걸어본 길은 몇 군데 뿐이지만, 미처 알지 못한 길에 대한 목록이 덤으로 생긴 것 같아 앞으로의 트레킹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중 하동 쌍계사 십리 벚꽃길을 걸으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는데.... 개인적인 나의 경험은 비록 그것과 맞지 않았지만, 풍문이나 전설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낭만적인 희망과 바람을 선물해주는 것 같아서 참 좋았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들을 걸으며 사색하는 여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이렇게 계절을 돌며 전국 곳곳의 아름다운 길을 거닐어 보는 상상을 할 수 있게 한다. 그 중 내가 이미 가 본 길과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을 나누어 보며 봄이 되면 청평사로 가는 길을 걸어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소양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 청평사로 향하는 길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 봄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꼭 그때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빛이 싱그러운 여름에 찾으면 좋은 길들은 개인적으로 안 가본 곳이 더 많았는데, 여름은 아마도 길을 걷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름에 울창한 산림이나 계곡으로의 방문을 거의 하질 않아서이기도 한 것 같다. 내소사는 겨울에 간 적이 있는데, 여름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을이면 수덕사, 벌교, 순천만을 거닐던 기억이 책속의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와 시들을 읽으며 다시 한번 되내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지금도 여전히 걷고 있을 저자에게,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꼭 부석사길을 걸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부석사 낙엽 길을 밟으며 하늘과 맞닿은 듯 고개를 들고 떠오르는 이야기와 시들을 또 한번 책으로 써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혼자 템플스테이를 하는 기분이었다. 물소리와 이따금 새소리, 그리고 풍경소리만 들리는 고요하고 적막한 산사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나즈막히 저자가 전해주는 시들을 따라 읊으며 인문학 사색에 빠져드는 시간 속에 있는 듯 했다. 
혼자 충동적으로 트레킹을 떠나고픈 내 가방속에는 이 책이 앞으로 남은 길들을 여행하는 동안 함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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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메이데이
도인종 지음 / 디어센서티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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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메이데이 (MAYDAY MAYDAY)
"날 좀 도와줘", "구해줘"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국제 조난 신호이다.
이 책의 제목으로 만나게 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긴급 상황에서 조종사가 지상직원들에게 헷갈리지 않게 조난 신호를 보내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 '메이데이'라고 한다. 
이것은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발음이 비슷한 영어 단어로 옮기면서 mayday가 되었다고 한다.
뜻을 알고 나니 참 애잔하고 슬픈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섬세한 사람들의 모습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담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 계기는, 섬세한 사람들에게 던져지는 무지하고 무감각한 말들, 상처가 되는 말들을 멈춰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솔직히 많이 놀랐다.
사람들의 성격이 다양하겠지만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가 생각보다 꽤 많이 있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그것에 민감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으며, 잘 알지도 못한다.
이는, 섬세한 그들이 자신의 여린 성격을 겉으로 강하고 분명하게 호소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담은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에 의아함과 궁금증이 함께 생겼다.

이 책은 섬세한 사람들의 각자 다른 자기안의 섬세함과 여림으로 소통속에서 상처를 받고 감당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누구보다 자신이 여리고 섬세하기에 차마 입밖으로 쉽게 하지 못하는 말들을 이 작품속에서 민준과 혜아 역시 속으로만 삼킨다.
자신들이 상처 받았듯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없어 혼자 감당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을 보면 불현듯 그들 속에 나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개인적인 타고난 성격은 섬세하다 못해 유리같다는 말을 들어야 했을 정도이다. 학창 시절 한 친구는 내가 상처 받을 까봐 조심스럽다며 유리 같다는 표현을 했다.
맘이 여리고 섬세해서 쉽게 상처 받을까 사뭇 조심스럽다고.
사실 그랬었다. 하지만 이런 성격 때문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왔고 그 상처가 하나씩 채 아물기도 전에 나는 또 그 위에 상처 입기를 반복했다.
그냥 사람들을 피해 혼자만의 공간으로 숨어버리고 싶은 적도 많았다. 
그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그때는 아무도 마음 여린 성격에 관심 기울이지 않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인간관계를 이어가려면 여린 성격은 버려야 한다고 다들 내가 변하길 요구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악물고 조금씩 상처에 무뎌지는 연습을 했다.
먹어가는 나이만큼 딱지가 깊이 패인 상처는 무뎌져 가는 것 같다. 
이 책은 아직 너무도 어리고 순수한, 그래서 섬세하고 여린 성격이 정신 없이 상처 받고 있을 사람들이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섬세한 사람들이 함께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가의 그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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