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 길에서 만난 인문학, 생각을 보다
김정희 지음 / 북씽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인문학을 좋아하면서도 어렵게 느껴지기만 해서 잘 찾지 않게 되는 편이다.
이런 내게 구세주같은 이 책을 쓴 저자의 집필 계기가 참 인상적이고 마음에 든다.
길을 지나다 바라보이는 사물들의 사연을 되새김질하고, 그 사물들을 옛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인문학 측면에서 그 사물들은 어떻게 말하는 가를 고민하다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지금도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한다. 걷는 길 속에서 주변에 펼쳐진 온갖 사물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기란, 참 묘한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책속에 나오는 수십여개의 길들 중, 내가 직접 가보고 걸어본 길은 몇 군데 뿐이지만, 미처 알지 못한 길에 대한 목록이 덤으로 생긴 것 같아 앞으로의 트레킹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중 하동 쌍계사 십리 벚꽃길을 걸으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는데.... 개인적인 나의 경험은 비록 그것과 맞지 않았지만, 풍문이나 전설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낭만적인 희망과 바람을 선물해주는 것 같아서 참 좋았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들을 걸으며 사색하는 여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이렇게 계절을 돌며 전국 곳곳의 아름다운 길을 거닐어 보는 상상을 할 수 있게 한다. 그 중 내가 이미 가 본 길과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을 나누어 보며 봄이 되면 청평사로 가는 길을 걸어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소양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 청평사로 향하는 길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 봄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꼭 그때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빛이 싱그러운 여름에 찾으면 좋은 길들은 개인적으로 안 가본 곳이 더 많았는데, 여름은 아마도 길을 걷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름에 울창한 산림이나 계곡으로의 방문을 거의 하질 않아서이기도 한 것 같다. 내소사는 겨울에 간 적이 있는데, 여름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을이면 수덕사, 벌교, 순천만을 거닐던 기억이 책속의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와 시들을 읽으며 다시 한번 되내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지금도 여전히 걷고 있을 저자에게,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꼭 부석사길을 걸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부석사 낙엽 길을 밟으며 하늘과 맞닿은 듯 고개를 들고 떠오르는 이야기와 시들을 또 한번 책으로 써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혼자 템플스테이를 하는 기분이었다. 물소리와 이따금 새소리, 그리고 풍경소리만 들리는 고요하고 적막한 산사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나즈막히 저자가 전해주는 시들을 따라 읊으며 인문학 사색에 빠져드는 시간 속에 있는 듯 했다. 
혼자 충동적으로 트레킹을 떠나고픈 내 가방속에는 이 책이 앞으로 남은 길들을 여행하는 동안 함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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