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해 준 책이 월든이다.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서 보낸 2년 2개월여의 시간을 기록한 책, 월든
그리고 그의 또다른 작품, 시민 불복종
이 두 작품을 한권에 담은 출간판을 읽게 되었다.
우선 월든은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던 작품이고 시민 불복종은 이번에 알게 된 작품이었다.
월든,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게 만든다는 바로 그 책.
이 책에 관한 방송과 미디어를 보면 세 가지의 키워드를 꼽는다.
그것은 시간, 고독, 자연
사실 월든을 책 제목으로만 알고 있었고 독서모임에서 필독서로 꼽히기도 하고 토론의 과제로 단골이었던 책, 이정도로만 알고 있던 터라, 이번에 기회가 닿아 이렇게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깊이가 상당하고 인간으로서의 삶 전체를 통찰하게 만드는 계기까지 만들어주어서 조금은 어렵고 낯설고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기존 출판본과의 차이가 호수의 자연풍경 사진을 담고 있는 점과 시민 불복종을 한데 묶어서 출간했다는 점인데 읽는 이들의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서 각자 다르게 읽혀진다는 평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한다.
하나의 단어로 단정지어 표현하기가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힐링일수도 있고, 그게 내게도 어느 순간에는 힐링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금은 힐링보다는 채찍질같은 느낌을 더 세게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
시간을 참 귀하게 여기지 않고 현재를 살고 있는 것 같아 늘 죄짓는 기분이 드는 터라, 무엇보다 시간의 주인이 되라는 메세지가 너무 아프게 와닿는다.
순간순간 채찍을 느끼다가도 접해보지 못한 시를 들려주는 대목을 만날때마다 당근을 받는 듯 힐링을 잠깐씩 느껴본다.
'고독과 친구가 되어라'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있는 것이 소로 자신에게는 더 유익하다고 했다.
'가장 좋은 사람들이라 해도 함께 있으면 곧 피곤하고 지루해진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사랑한다.
나는 고독처럼 다정한 친구를 만나본 적이 없다.'
고독에 대해 곱씹어가며 읽었던 대목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지독하게 두렵고 싫은데...
좋은 사람들이라 해도 함께 있으면 곧 피곤하고 빨리 혼자 있고 싶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나의 이중적인 감정과 시선은 과연 고독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걸까를 고민하게 된다.
월든 호수의 자연 풍경을 글로 읽으며 상상하는 시각적 풍경에 사진을 더하니 그 상상이 더 풍요롭고 현실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점은 참 좋았다.
그런 반면, [시민불복종]은 꽤 커다란 충격을 준 것 같다.
조용한 절망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는 말처럼 지금 당장 행동에 옮기거나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또 그럴 의지도 아직은 없지만,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 느낌.
짧은 분량이지만 그 깊이와 무게는 너무너무 깊고 묵직한 여운을 남겨서인지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