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로서 성지순례는 단어 자체에 이미 가슴이 뛰기도 하고 꼭 가보아야 할 마음 속 깊숙히 내재된 의무 같은 책임감을 갖게 한다.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고 난 뒤부터 남편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 항상 찾아보고 다녀본 그곳의 성당들과 더불어 성지는 분명 성당과는 다른 느낌을 안겨주는 곳이다.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가야 했던, 옛 조상들의 아픔과 고통이 진하게 남아 있어 늘 가슴이 아팠던 곳.
사실, 아직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서 편찬한 [한국천주교 성지 순례]라는 책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은 저자가 주교회의에서 추천한 167곳의 성지를 다 돌아보는 과정과 역사적 설명을 함께 담아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역사속에 녹아 있는 천주교의 역사와 그 아픔들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고, 미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알게 되기도 했다.
배론성지와 연풍성지는 그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속해서 몇번을 가 보았던 곳인데, 그에 대한 역사를 자세하게 알지 못했다는 것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졌다.
해외성지순례에 대한 갈망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앞으로도 그 갈망이 해소될 가능성이 불확실해져 갑갑한 마음이 들지만, 그럴수록 국내 이곳저곳에 자리하는 성지들을 찾아보는 여행에 대한 비중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천주교신자들에게 너무 좋은 역사적 지식과 종교적인 고찰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성지들을 한곳한곳씩 다녀보려고 마음 먹었다.
그 여정에 앞서 [한국천주교 성지 순례]와 [한국천주교 순교 성지를 찾아서] 이 두권의 책을 함께 준비해서 시작해볼 생각이다.
가톨릭 신자들에게 영적독서로써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