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나왔다. 한번도 학교 꿈에 그가 나온 적은 없었다.
우린 같은 반이었다.
무슨 시험을 본걸까?
같은반 여자아이 하나가 합격을 했다.
급우 여러 명이 둥글게 모여서 무슨 선물을 해줄까 의논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신랑이랑 나는 공인커플쯤 됐었나보다.
앉아있던 아이들 틈에 혼자 서있던 그가 말했다.
"나는 '000스키팩'을 사줄거야." (000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글쎄.. 종류쯤 됐던 말이었던거 같은데...)
순간 화가 났다.
그가 그렇게 챙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은데다가 그건 엄청 비싼거기 때문이었다.
점심시간에 밖에서 만나 따졌다. 아이들에겐 선물을 사가지고 오겠다고 하고 지갑을 들고 나왔다.
"나는 이미 대학도 나왔고 고등학교 졸업장이 꼭 필요한것도 아니야.
너랑은 같이 못다니겠으니깐 내가 그만둘께."
(이상하게 꿈 속에서 나는 항상 고등학교만 졸업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3을 두번, 그것도 두번때 고3 2학기만, 머리가 거진 대머리인체로 학교를 다녀서 인가보다. 열아홉... 나는 19라는 숫자에 아직도 눈물이 고인다.)
나는 무척이나 화가 나 있었다.
"그게 얼마짜린데?"
"글쎄 한 65만원?"
"우리 돈이 얼마있는데?"
결국 싸움이 됐다.
(장면이 다르다. 중간이 기억이 안나나보다)
나는 아랫층이 내려다보이는 강당 같은 곳에 있었는데... (학교 안은 아니었다.)
그땐 글쎄.. 전화였나.. 텔레파시었나.. 암튼 옆에서 보면 나혼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을 거다.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이성을 잃은 듯 화를 내며 한참을 신랑이랑 싸웠다.
다음 시간은 음악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음악책 없는데.. 어쩌지?'
그런데 그와 그렇게 싸우고 있는 사이
아랫층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체육복을 입고 어디론가 행진을 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보자 이미 내 뒤쪽에서 초록, 파랑 똑같은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이
50명은 되어보이는 그룹으로 4그룹이나 줄을 맞추어 서있었다.
내가 시끄럽게 한 기억이 나서 고개를 숙이자.. 어디선가..
"괜찮어. 이미 알고 있었어."하는 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출구쪽으로 나가는데 선생님이 계셨다.
목례를 하고 재빨리 빠져나가 교문으로 뛰어갔다. 선생님은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교문에도 선생님이 지키고 계셨다.
그리고 음악시간이 아니고 전체 메스게임같은 시간이었다.
전교생이 모두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줄을 마추어 서있는데
초록색, 파랑색.. 색깔이 같은 그룹이 아마 학년별로 다른 칼라였나보다.
선생님이 나를 붙잡아 세우셨다.
"이게 모야?"
나는 어떻게 된 일인지 노랑색 체육복바지에 흰색 체육복웃도리 거기에 초록색 조끼를 덧입고 있었다.
대충 얼버무리고는 우리반을 향해 막 뛰어 가는데.. 아이들이 기합을 받고 있었다.
선생님이 커다란 각목을 들고 앙상하게 뼈만 남은 것 같은 아이들을 빳따를 때리는 것이었다.
'나 때문인가 보다'
내가 오자 아이들이 '업드려뻗쳐'를 한 상태에서 일제히 뒤를 돌아보았다.
선생님께선 "너는 체육복 구하러 갔다와서 늦었다며.."
아이들은 내가 선물사러 갔다온다 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아마도 나를 도와줄려고 선생님한테 거짓말을 한 모양이었다.
내가 오자 모두 일어나서 달리기 기합을 받았다.
네모모양의 집같은 곳이었는데 곳곳에 문이 있어서 뛰다가 문열고 뛰다가 문 또 열고 하면서 달려야 하는 곳이었는데
시골집처럼 바닥은 흙에 돌로 울퉁불퉁, 문은 정말 무겁고 컸다.
죽어라 달리는데.. 점점 같이 출발했던 많은 아이들이 없어지고 내 앞에는 몸도 정말 작고 약하게만 보이는
여자아이 하나가 뛰고 있었는데 좀처럼 거리를 좁힐 수가 없었다.
어느 문 뒤에 선생님이 숨어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요령을 피울 수가 없었다.
암튼 앞의 아이가 넘 열심히 하니깐 나도 모르게 그 아이만 죽어라 쫓아가고 있었는 데
어느 문을 열자 선생님이 있었다. 나를 보며 끄덕여주셨는데.. 무언가 믿음이 전해졌다.
다음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다만 신랑이 그런 판단을 내렸다는 게 좀 실망스러웠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던 것이
임신 때 생각이 나서 쫌 찜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