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24일 개막된 서울국제문학포럼은 이날 오후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에서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이상'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복거일 씨는 '동아시아의 이상적 질서'라는 주제발표에서 "유럽 문명의 우월한 지식을 흡수하고 개선하는 일과 자신을 봉건적 국가에서 현대적 국가로 바꾸는 일에서 성공함으로써 일본은 이 지역의 다른 나라들의 현대화에 공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의 침략을 변호하거나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며 무단 침략과 약탈적 군대, 모리배들에 의해 저질러진 만행은 무엇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그들의 죄에 대한 엄한 판결은 어떤 식으로도 도전받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복거일 씨는 "일본의 침략은 일본의 현대화의 한 측면이었고 일본의 현대화 자체도 두 문명 사이 지식의 불균형이 차츰 줄어드는 과정의 한 부분이었음을 가리킬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역사적 견해는 동아시아 사람들을 그들의 국사 교과서들이 강요한 지적 속박에서 풀어줘 이 지역의 현대사에 관한 너른 합의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도쿄대 총장을 지낸 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蓮實重産) 씨는 '빨강의 유혹'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픽션'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갖는 다양한 불일치 때문에 이 단어에 주목한다"며 픽션에 대한 이론가들의 다양한 분석을 설명했다.

그는 주제발표문에서 "내게는 평화도 정신분열증적, 무정부주의적 개념"이라며 "종합도 분석도 평화의 정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평화는 의미론적 갈등과 해석적 무질서로 가득 찬 개념"이라고 밝혔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 이어진 토론에서 하스미 시게히코 씨는 "따로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행사 시작 전 '보편성은 그 자체적으로 어떤 가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행스러운 우연의 결과'라는 글을 읽었는데, 매우 중요한 지적이었다. 보편성이라는 것은 거짓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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