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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K - ‘진짜 선진국’ 대한민국을 위한 박노자의 불편한 제안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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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컨텐츠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는 사실에는 물론 100% 동의한다.
넷플릭스처럼 세계적인 OTT 플랫폼에서도 한국드라마를 꾸준히 만들어 내는 것 보면,
한국식 컨텐츠가 '돈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예전에는 침소봉대 하는 식으로 한국드라마 인기가 대단하다는 둥, 한국 배우나 가수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둥 했지만
지금은 나에게 'BTS'를 아냐고 먼저 묻는 외국인들이 많은 걸 보면
그들이 진짜 해외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박노자의 <당신이 몰랐던 K>는 그런 세계적 흐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전세계에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이 유행하고 있다... 란 사실에만 매몰되어
핀조명 밖 세상을 외면하거나 잊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오징어게임, BTS에 우리가 열광하는 에너지 중에 단 10%만이라도
박노자가 책 속에서 말하는 대한민국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관심으로 바뀐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는 식의 무관심과 자조는
어쩌면 한국의 진짜 현실-그것도 어두운 현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몸부림일지도 모르겠다.

이 시기에 이런 책을 출간한 저자와 출판사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쨌든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을 땐, 꼭 비판적 시선을 견지해야 할 것 같다.

#한줄평 : 어쩌면, 당신이 '외면했던'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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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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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평단 #하니포터2기 선정과 함께 도착한 조남주의 연작소설 서영동이야기

봄날아빠(새싹멤버) / 경고맨 / 샐리엄마은주

세편만 읽어봐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서영동이야기 속 인물들의 욕망은 나, 그리고 대한민국

아니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의 욕망일 수 밖에 없다

단 1mm일지라도 계층의 피라미드 위에 위치하고 싶다는 보통사람들의 발버둥은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특히 아파트에 대한 욕망으로 표상된다.

분양가 5억이었던 아파트가 1년만에 15억이 되는 마법이 대한민국에선 실재한다(real, 지인 이야기)

그렇기 때문에

 

"은라 대림은 1억 이상 올랐는데 서영 동아는 그대로입니다.

은라동만 올랐을까요?

서영동 빼고 서울 다 올랐습니다." - #봄날아빠 중

 

라는 내 집 빼고 다 오른다, 라는 소설 속 인물의 분노가 낯설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분명 내 안, 우리 안에도 존재하는 보통의 욕망이다.

 

'사는 곳'이 곧 '산다는 것'의 의미를 결정해도 되는가?

'사는 곳'이 곧 '산다는 것'의 의미를 결정할 수 있는가?

라는 두개의 질문이 나에게 남았다.

 

적어도 두번째 질문의 답이 '그럴 수도 있다'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진실에 가장 가까운 것 아닐까.

 

좋은 책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런 의미에서

조남주의 신작은 #좋은책 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하다.

 

#한줄평 : 공감하거나 불쾌하거나, 어쩌면 #유체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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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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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인 구로사와 이즈미가 직접 밝힌바와 같이 이 소설은 #카프카 변신의 오마주이다.
나는 물론 그 앞에 #성공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다.
최근 몇년간 읽는 소설 중 가장 다양한 층위의 질문을 떠올리게끔 했기 때문이다.
그 질문 하나하나만으로 에이포 한장을 앞뒤로 빽빽히 채울 수 있을만큼.

::그 중 나를 가장 사로 잡았던 것은, “인간에 맞지 않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였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대답이야, 물론 이형성 변이 증후군에 걸린 니트족 혹은 은둔형 외톨이들이다.
하룻밤 사이에 포유류 어류 파충류 곤충 식물로까지 변이하는 그들의 외향은 매우 그로테스크하다.

::귀여운 강아지 몸통에 얼굴은 사람 마치 #인면견
나무처럼 변해버린 모습에 가지끝에는 손이 대롱대롱
물고기의 외향에 눈은 사람의 눈
차라리 완벽한 강아지, 완벽한 식물, 완벽한 물고기라면 조금 더 나았을까.
‘변이자’들은 마치 스스로 내가 원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변이자’를 대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어떨까.
내가 정말 끔찍하다고 여긴 것은 이부분이었다.
변이자로 변한 유이치를 대하는 남편 이사오는 당장 유이치를 내다버리자고 말한다.
다른 변이자 가족 하루마치는 어떤가. 야마사키는. 노노카는.
그래서 소설 후반 ‘유이치를 이형으로 만든건 미하루 자신인 게 아닐까?’라는 깨달음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졌다.

::금쪽같은내새끼 를 즐겨본다. 보다보면 느끼는거지만...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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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김안젤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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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능에 자주 모습을 비췄던 어떤 모델의 BMI 지수를 계산해본적이 있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시즌, 비시즌의 몸무게를 가지고 계산해본 그의 #BMI 지수는 15~16초반.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가 떡볶이를 맛있게 먹는 모습-볶음밥을 밑바닥까지 삭삭 긁어먹는 것을 보고 혹시나... 누군가는 “저렇게 먹고도 저 몸매가 가능하다니! 난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데!” 라고 좌절할까봐 괜한 노파심이 생겼다. 제발,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것을 두고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말기를. 나는 괜히 성질이 났다.

프로-아나. 거식증을 지지하는 사람을 뜻한다. 저자는 폭식형 섭식장애를 17년째 앓아오고 있으며, 그것의 극복과정과 개인적 경험 원인등을 이 책에 담았다. 프로아나는 내 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내 몸 가지고 내가 예뻐지려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다. 경쟁적으로 몸매 사진을 올리거나, #몸무게 인증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한다. 툭 튀어나온 쇄골과 허틈이라 불리는 허벅지 사이의 공간, 한뼘도 안되는 팔뚝. 예뻐지려는 노력 자체에 대해서 반대할 이유는 없으나, 그들의 미적 기준이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폭식증 및 섭식장애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 경험은 매우 흥미롭다. 그러나 이를 질환에 대한 일반론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할 듯하다. 저자는 자신이 앓았던(혹은 앓고 있는) 질환의 원인을 가족에서 찾는다. 물론 이것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거식증의 원인은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 #사회적원인 마른 몸매를 권하는 사회에 대해 우리는 이미 익숙하다. 둘, #심리적원인 섭식장애는 자기통제감, 자신감이 매우 떨어진 경우가 많은데 저자가 여기에 속한다. 많은 환자들이 스스로의 몸이 부모의 통제하에 있다고 느끼며, 자신을 개성있고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섭식장애라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세번째 #생물학적원인 즉, 신경전달물질과 뇌의 섬엽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요즘은 우울증의 원인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도파민 학설이 꽤 유력한데... 사실 책에서 이 부분은 아예 다루어지고 있지 않다. 또한 #섬엽 이라고 하는 뇌의 기능적 부분에 대한 연구 또한 책에서는 언급되고 있지 않다. 모든 것을 부모와 나와의 관계로만 섭식장애를 설명하려 하는 시도는... 나에겐 다소 거부감이 들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했다. 모든 원인을 부모와의 잘못된 관계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프로이트에 의해 슈퍼에고로 명명되며 개념화되는 듯 했으나... 모든 것이 그로 귀결되는 실수를 낳기도 하지 않았나 싶다. (자꾸 프로이트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나는 프로이트를 좋아한다, 몹시) 또 한가지... 저자의 서술에 고개를 갸웃했던 부분은, 그가 정신과(약물치료)부분과 심리(상담치료) 부분을 구분하지 않고 서술하고 있다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끝까지 놓을 수 없었던 것은, 그녀가 자신의 섭식장애를 용기있게 고백하고 또 그것을 극복하려 애쓴 과정들이 하나하나 와닿았기 때문이다. 묘하게도 그녀의 가족사는 나의 가족사와도 닮아있었다. 섭식장애는 정신장애 중에서도 유독 치사율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아줘서 고맙다. 착한 딸은 이제 없다는 말이 너무나 와닿는다. 이제, 이기적이어도 된다. 많이 이기적이어도 된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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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명은 가족 -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류희주 지음 / 생각정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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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가족사’가 있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백세 시대를 넘어 백오십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이제 치매는 대표 노인질환이 되어버렸고, 한때 조발성 치매라고 불렸던 조현병은 강력범죄와 얽혀 보도되는 일이 잦다보니 대중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된 정신질환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치매와 조현병에 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대중의 오해를 풀고 싶지도 하거니와... ‘병명은 가족’이라는 제목에 가장 적합한, 가족이라는 멍에 때문에 병이 더 깊어진 것처럼 보이는, 가족에서 도망치지 않고서는 병세가 호전되지 않을 것 같은 환자 철수가 바로 조현병 편에 등장한다. 심지어 철수의 가족들을 보고 있지만... 스릴러 소설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약에 대한 설명이 매우 상세하다는 점, 진료비에 대한 부분도 가감없이 쓰여있다는 점, 각 질환에 따른 발생 메커니즘을 잘 설명하고 있다는 점(밝혀진 경우)에는 장점이 많은 책이다. 하지만, 제목에 충실한 책인가... 그것에는 약간 의문이 따른다. 물론, 5장 조현병까지만 해도 괜찮다. 그러나 6장 공황장애 편부터 저자의 노선은 다소 엉뚱해지는데... 그것은, “과연 불안이나 우울이 실제로 존재하는 질환”이긴 하냐는 거다. 여기서... 나는 기운이 쭉 빠졌다.

🖍실제로 그런 주장이 있기는 한가보다. 그러니까... 불안, 우울, 공황같은 증상이 제약회사에서 약을 팔기 위해 만들어낸 증상... 이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런 증상을 호소하는 수많은 환자들과 그런 증상으로 실제 죽음을 택하는 환자들은 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저자는 불안을 실존의 문제와 연관짓는데, 그렇게 되면 철학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니... 그건 거기까지 하고.

🖍나는 자살충동을 동반한 우울, 수면장애(이건 많이 좋아짐), 불안 등으로 11년 째 약을 먹고 있다. 나는 제약회사에서 만들어낸 가짜 증세에 놀아나고 있는 것일까? 있지도 않는 장애로 인해 한달에 3-4만원씩 하는 약값을 버리며 스스로 멍해지는 길을 택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우울과 불안을 만들어 내는 게 내 안에 있는 #초자아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가끔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약을 조절하긴 했지만 11년 째 여전히 약을 먹고 있는 이유는, 약을 끊으면... 다시 죽기 위한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한 판단은 유보해야 할 것 같다.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책을 처음 읽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 책의 저자는 주로 프로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게 주류의 의견인지는 모르겠다) 도파민 학설에 대한 이야기는 읽은 적이 있으나, 불안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전제자체를 부정하는 이야기는 읽은 적이 없다. 한번쯤 읽어볼만 하지만, 불안을 비롯한 공황, 우울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치매, 조현병, 알코올중독 등은 상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쓰레기통에 쳐 넣고 싶은 것이 가족이다”... 톨스토이보다 기타노 타케시의 말이 더 와닿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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