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나를 믿는 연습 - 에머슨 자기 신뢰 필사책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지선 편역 / 이너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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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요즘의 나에게 지금의 나를 다시 믿어보라는 조언을 건넨 책이다. 40대 중반에 접어들며 회사에서는 리더로서 더 많은 책임과 결정을 맡고 있고, 집에서는 사춘기 아들의 엄마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역할은 늘어났지만, 그만큼 내 마음의 기준은 자주 흔들렸다. 흔들리지 않으려 애쓸수록 오히려 더 지쳐가던 시기에, 이 책은 속도를 늦추고 나 자신에게 다시 말을 걸게 했다.


이 책은 단순한 에머슨의 글 모음집이 아니다. 직접 에머슨의 글을 따라 쓰는 동안 생각은 자연스럽게 멈추고, 문장의 의미가 손끝을 지나 마음으로 내려온다. 빠르게 읽을 때는 그냥 지나쳤을 말들이, 쓰는 속도만큼 천천히 나에게 닿는다. 리더의 자리에서 늘 맞는 선택을 하려 애써왔던 나에게 이 책은 정답보다 기준을 묻는다. 사회의 기대나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내 마음이 무엇을 선택하는지를 묻는 방식이다.


필사를 하며 특히 오래 머물렀던 문장이 있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한다. 타인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따르지 않는다. 이 원칙은 지키기 어렵지만, 하지만 바로 그것이, 평범함과 위대함을 가르는 기준이다.(p.27-28)”

이 문장을 따라 쓰며,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선택을 ‘그래야 할 것 같아서’ 해왔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조직 안에서는 합리적이어야 했고, 가정에서는 이해심이 많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내 기준은 뒤로 밀려 있었던 적이 잦았다. 이 문장은 자기 신뢰란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따르지 않을지를 스스로 정하는 태도라는 사실을 또렷하게 남겼다.


필사를 통해 느낀 또 하나의 변화는, 흔들림을 대하는 나의 태도였다. 흔들린다는 것은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여전히 고민하고 선택하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로서 엄마로서 나에 대한 기대와 역할 사이에서 나는 종종 내 감정을 미뤄두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의 문장들은 지금의 진심을 외면하지 말라고,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방향을 만든다고 조용히 상기시킨다.


책은 사랑과 관계에 대해서도 담담하지만 깊은 시선을 건넨다. 관계는 나를 소모시키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확장시키는 힘이라는 관점은 인간관계에 지친 마음을 다독인다. 조건 없이 기쁨을 주는 관계, 나의 성과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관계를 떠올리며, 관계의 기준 역시 다시 세워보게 된다.


필사는 단순히 문장을 옮겨 적는 일이 아니었다. 한 줄을 쓰고, 잠시 멈추고, 다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상 속에서, 이 책은 나에게 잠시 멈춰 서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흔들림을 없애는 법이 아니라, 흔들리는 나를 버리지 않고 믿어주는 방법을 배웠다는 점에서 이 책은 오래 남는다. 그래서 이 책의 필사를 마칠 때까지, 앞으로도 매일 아침 이 책을 펼치며 하루를 시작해 보려 한다. 짧은 시간이더라도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멈추지 않기 위해서다. 지금의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연습이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한다. 타인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따르지 않는다. 이 원칙은 지키기 어렵지만, 하지만 바로 그것이, 평범함과 위대함을 가르는 기준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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