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이 소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청설모가 네 다리의 발톱으로 담벼락을 걸어 다니는 소리를 듣고 보았지만 문장으로 옮길 재간이 없다. 사각사각, 뿌지직뿌지직, 이 둘을 합한 어떤 표현이 있으려나?

 

이른 아침, 창밖에 청설모가 찾아왔다.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사각 뿌지직 소리가 들려 얼른 진원지로 추측되는 창으로 향했다. 녀석은 수직 절벽이나 다름없는 담벼락을 종횡무진 했다. 발자국 소리는 조용하진 않지만 요란스럽지도 않았다.

잠깐의 관찰에도 어떠한 균형이 느껴졌다. 거침없어 보이는데도 안전에 필요한 조심스러움은 갖춘 모습이랄까.

 

창을 사이에 두고 사뭇 다른 두 존재의 눈이 마주쳤다. 찰나의 시간이었다. 청설모는 이내 방향을 돌려 저만치 벽으로 달리듯이 걸어갔다. 곧이어 폴짝 뛰어올랐다. 담벼락에서 나뭇가지로,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비행하듯 이동했다. 겨울의 나뭇가지는 앙상했다. 비틀어진 고엽 몇 잎이 안쓰럽게 매달려 있었다.

녀석은 알까. 한겨울 추위를 무탈하게 나길 바랐던 내 마음을. 아마도 기우일 테지. 자연의 섭리가 있으니.

 

청설모의 취향을 몰라 나름의 예상으로 견과류를 창가에 놓아두었다. 새들도 곧잘 집어 먹는 반려견 사료도 나란히 놓았다. 청설모와 다람쥐는 식성이 같을까, 녀석들의 먹이는 어디에서 팔까 하는 유의 호기심도 창가에 함께 두었다. 나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했다. 녀석이 산속으로 들어갔듯이.

 

창문을 열면 들어오려나? 행여 순식간에 잠입이라도 한다면 난리 나겠지? 오늘도 상상 만으로 그쳤지만 머릿속엔 주방과 거실로 휙휙 날아다니는 모습이 그려졌다. 큰일이야 나겠어, 하고 생각하면서도 정리정돈에 대한 번거로움을 걱정한다. 그 와중에 예상치 못한 기대감이 속삭였다. 언제 다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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