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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페어리 테일 1 ㅣ 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24/pimg_7787811294058009.png)
내게는 이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다.
그리고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는 확신도 있다. (P.9)
17세 소년, 찰리 리드는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여의고, 알코올중독자 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었다. 약간 반항기 있는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 말고는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찰리에게 어느 날, 레이더라는 강아지와 단둘이 사는 이웃집 할아버지 하워드 보디치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찰리는 구급차를 불러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한다.
어쩌다 그 할아버지의 간병과 레이더를 돌보는 일을 맡게 된 찰리.
그런데, 할아버지의 집에는 뭔가 수상쩍은 것들이 많았다.
양동이에 한가득 들어있는 BB탄 크기의 황금 알갱이들.
그리고, 잠긴 창고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무언가의 문 두드리는 소리.
그것들에 대해 찰리가 알게 된 것은 하워드 할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죽기 직전에, 찰리에게 육성으로 남긴 테이프의 내용을 듣게 되면서부터였다.
하워드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강아지 레이더까지 죽음을 앞두고 있는데, 레이더의 생명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할아버지 집 창고에 있는 우물에 있었다.
그 속에서 찰리는 어떻게 레이더에게 두 번째 삶을 줄 수 있을지, 그리고 우물 속 도시에 사는 이들과 만나며 그들에게 주어진 저주를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찰리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c/r/cromnest/temp/IMG_IMG_2115.png)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의 동화[童話]적 판타지 소설...?
내가 스티븐 킹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영화 「미스트」였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스티븐 킹을 접한 건 「높은 풀 속에서」라던가, 「제럴드의 게임」과 같은 공포·스릴러 장르였기에, 이번 작품처럼 꽃과 나비가 표지에 그려져있고, 검고 붉은색 대신에 노란색과 보라색을 사용한 동화 같은 스티븐 킹의 이야기는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얼마나 동화 같고 낭만적일지, 기대했던 것은 잠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추천사가 눈에 들어왔다.
"경이와 공포가 한 쌍을 이루는, 마법이 가득하면서도 공포스러운 도시를 향한 여행."
─기예르모 델 토로,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 감독
실제로 이 책을 읽다 보면, 기대했던 디즈니 동화 같은 희망과 기쁨이 넘쳐흐르는 분위기가 아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 같은 걸까? 싶다가도, 소설 속에서 동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그 레퍼런스에 그림 형제의 동화같이 사실 더욱 잔인했던 이야기들이 종종 언급되기 때문.
읽으면서, 위 추천사를 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이 생각났다. 기예르모 감독 역시 동화 같은 스토리에 그렇지 못한 기이하고 오싹한 비주얼의 작품으로 유명한데, 책에서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셨을 때의 묘사도 잠깐이나마 소름 끼치고 안타까웠지만, 찰리가 우물 속 도시로 들어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기괴한 외형의 저주받은 주민들이 등장한다.
우물 속 회색 도시의 저주받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 왕자가 되어야 하는 소년.
찰리가 레이드와 함께 우물 속 도시에 들어가자, 도시는 잿빛이 되어가고 있었고, 그들을 맞이하는 주민들은 마치 누가 지우개로 벅벅 지운듯, 이목구비가 흐릿해져 있다. 마치 살 속에 파묻히는 것 같이 눈이나 입, 또는 귀가 사라져있고 그 기능 역시 상실해있는 사람들.
공주였던 리아는 입이 사라져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볼을 찢어 액체로 된 곤죽을 마셔야 하고, 클로디아는 귀가 사라져서 소리를 듣지 못해 항상 목청 높여 이야기한다. 레이드의 두 번째 삶을 위해 이 도시에 왔지만, 리아의 하녀가 찰리에게 하는 부탁, "그분을 도와주세요."(P.373)을 듣는데...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c/r/cromnest/temp/IMG_IMG_2123.png)
아직 2권을 읽지 못했지만, 찰리는 도시를 다니며 소름 끼치는 외형을 가진 이들의 딱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들을 도와주려 하는 모양. 조금 까칠하지만 마음씨는 착한 것 같은(?) 찰리가 2권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 저주를 해결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었다.
1권을 읽었다면 2권까지 안 읽을 수가 없을지도...?
폴 그린그래스 감독으로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영화화 예정작,
이 소설의 비주얼 화 역시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이미 수많은 소설을 영상으로 만든 스티븐 킹이 이번 최신작, 「페어리 테일」 역시 유니버설 픽처스를 통해 영화화 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아직 예정이라 실제 관객들에게 보이기 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소설로 미리 스티븐 킹의 몽환적인 세계관을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본 서평은 황금가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