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김중식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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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김중식 여행기

사막에서 모든 삶은 평등하게 쪼잔하다. 인간마저 모래보다 크지 않다. (본문 p17)

 


 

 

서평--------------------------------------------------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 김중식 여행기 / 문학세계사

 

세상을 등짐 진 사람들이 있다.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선악은 있되, 삶에 우열은 없다고 보았다.(본문 p15) 시인은 인생의 물음에 대한 스스로의 해답을 찾아 사막의 바람이 되고자 했다. 치열한 경쟁이 몸서리치는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 시인은 자유로운 영혼을 바람에 실어 살고자 했다. 선셋 포인트에서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커다란 낙일(日)을 바라보며 시인은 사막의 숨결을 전한다.

  사막의 길은 알았으되 자신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의문을 남긴 채 시인은 아래로는 사막을, 위로는 하늘을 품고 바람을 따라 걷는다. 그렇게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이 책은 이란과 페르시아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자신의 눈으로 본, 잠들어 있으나 찬란히 빛을 내었을 그 역사를 소개하고자 탄생한 것이다. 


  이란의 역사를 차근차근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시인은 말을 전한다. 옛 페르시아의 영광을 지우고 스스로 '이란'이라 불리기를 원한 그들의 삶이다. 여전히 종교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같은 이슬람에 속해 있으되 이란과 아랍으로 분리되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팔레비 왕조 때와는 대조적으로 1979년 혁명 이후 이란은 스스로를 옥죄기 시작했다. 여성에 대한 인권은 국한되었으며 세계에서 외치는 평화와는 다른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인간이 아닌 신의 뜻대로 '인샬라'로 통용되는 나라, 그것이 이란이다. 그들의 국민성을, 삶의 방식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 그들만의 삶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데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처음에 이 책은 '여행기'를 사진과 함께 엮은 것으로 생각했다. 이란을 여행하면서 옛 페르시아의 찬란한 문화를 엿보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오판이었다. 짧은 기간의 여행기가 아닌 그들의 삶을 함께 겪은 삶의 체험 현장이라고 할까?


  이란으로 가는 길을 각 도시, 각 문화별로 목차를 분리했다. 도시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역사를 품고 있다. 차근차근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란의 일부라도-지극히 일부 일지라도 다가갈 수 없었던 문화, 가까이할 수 없었던 문화에 손가락 끝을 걸치게 될 것이다. 닫힌 사회를 이해하기엔 지식의 한계가 있다. 그 속에 온전히 녹아들지 않고서는 그들의 겉을 보고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가 안겨주는 지식의 폭은 가히 반갑다.


  서구문화를 향한 폐쇄적인 정책과 종교에 얽매인 방식이 이란뿐만 아니라 '이슬람' 문화를 적대시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슬람의 독특한 문화는 타 문화를 배제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직 신의 뜻으로 행한다며 자행되는 많은 문제점들은 풀어야 할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의 눈높이로 보자면 그들은 철저한 이방인이다. 여성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저자에 의하면 그나마 이란은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인권이 자유로운 편이라고 한다.) 명예살인 등으로 죽음에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악습에서 자유로울 날은 언제일까. 자유는 어떤 이름을 가질까. 그들이 자유라 믿는 방식과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 만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명목하에 자행하는 테러로 인해 많은 유적이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 문화는 자신들만의 것이 아닌 세계의 일부라 생각한다.


  페르시아 문화를 거부하고 방치하는 종교적인 관습이 있을지라도 그들의 뿌리는 고대 페르시아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을 잊지 않는다. 역사가 없다면 그들이 사막의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찬란한 문화와 더불어 현재를 이루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를 통해 페르시아 왕국이라 불리던 영광과 더불어 이란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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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셔로 1 - 특별하게 평범한 동네 슈퍼히어로
team befar 지음 / 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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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는 조금 다른 서평을 쓰게 되었다. 이번 책은 [캐셔로], 웹툰이다.

지난주에 도착했어야 할 책인데(이번 주 내로 서평을 완료해야 한다.) 무슨 일인지 다른 분들은 받았다는데 나는 감감무소식..

직접 출판사에 연락하니 나에게 와야 할 택배가 배송 터미널 어딘가에서 멈춰 있는 상태이다. 이 책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택배 미 배송은 처음이다. 그래서 급하게 월요일에 출판사에서 다시 배송을 해주어 받을 수 있었다.

평범한 책 한 권이지만 특별하게 도착한 [캐셔로 1]

 

 

 

 

왜 '캐셔로'라 이름했을까?

캐셔로(cashero)에 대한 탄생 배경이 뒷날개에 있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소설가나 웹툰 작가나 수고가 필요한 일이다. 어느 것 하나가 중요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웹툰들이 많다.

이미지와 함께 전달되니 웹툰에 깔린 스토리가 더 오래 기억되는 경우도 있다.

 

 

 

서평----------------------------------

캐셔로 1 / 그림.글 team  befar / 도서출판 클

 

 

 

 

  히어로. 어벤저스처럼 거대한 힘(力)과 엄청난 부(富)로 세상을 구하겠다고 맞서는 것만을 '영웅'이라 칭할 수 있을까? 일상을 영위하는 이들을 향한  작은 '관심'과 적극적인 '행동'이 있다면 그들을 '영웅'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캐셔로]는 특별하지만 아주 평범한, 매달 월급날을 기다리고 소소한 삶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이가 '용기'있는 행동으로 세상을 향해 한발짝 나선, 영웅이라 불릴 수 있다는 주제가 담긴 책이다.


  상안(여동생)과 단둘이 살아가는 상웅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평범한 성인이다. 직장을 다시 구해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하는 여동생과 함께 생계를 꾸려나가는 대한민국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인생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가진 힘의 크기를 알았다. 소지하고 있는 돈의 액수에 따라 힘의 크기가 달라짐을 알게 되었고 그 능력을 위험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점프를 할 수 있고 괴인적인 힘을 낼 수 있는 그가 주변의 위험과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많은 이들을 구한다. 다소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 복장-자신의 얼굴을 가리겠다고 수경을 쓴-으로 불이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비탈길에서 차량 사고가 날 것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홀연히 사라지는 그를 이제 사람들은 차츰 인식하기 시작한다. 잠시 지갑을 빌리고(돈이 있어야 힘이 나는 설정이니) 구하고 다시 지갑을 돌려주는 그를 조금은 이상한, 색다른 영웅으로 기억한다. 영웅심리로 사람들 앞에 나설 수도 있겠으나 상웅과 상안은 작은 도움이었다며, 그것을 빌미로 큰 것을 바라는 것은 세상 이치에 어긋날 것이라는 신념으로 타인을 향한 '용기'만을 내보일 뿐이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술을 먹으면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수오를 만난다. 의기투합한 셋의 활약상이 그려진다.


  왜 '돈'과 '술'일까? 살아간다는 행위를 함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 돈이다. 돈이란 없으면 안 쓰는 존재가 아닌 최소한의 삶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매일 묵묵히 일하고 매달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이 대부분의 삶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기 위해 직업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한 잔 술에 세상 시름을 내려놓고 웃을 수 있는 소시민의 삶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돈은 '권력'을 대변하는 수단이 되었다. 많은 부를 축적한 이들이 내뱉는 입김에 나라가 좌지우지되고 흔들리는 꼴이 비통할 뿐이다. 권력이라는 이름에 편승하여 부를 축적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과한 음주는 오히려 사건 사고를 일으키니 무엇이든 차고 넘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영웅의 조건은 무엇일까? [캐셔로]에서는 불의를 보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라 칭하고 있다. 힘을 가지지 않았어도 그릇됨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어떠한가. 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나무라면 폭력으로 되갚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다가 사망에 이르러도 책임 지려하지 않으니 어느 누가 나설 수 있을 것인가. 인간에 대한 예의, 타인을 향한 배려가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 모 기업의 광고로 모두가 'Yes'라고 말할 때 'No'라 말하라는 카피가 있었다. 이제는 모두가 침묵할 때 '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거침없이 외치기엔 두려운 실정이다. 자신의 분노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이들이 세상을 향해 쏟아내는 폭력을 제재할 방도가 없다. 그러니 선뜻 나서기가 망설여지는 것이다.


  돈이 있어야만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술을 먹어야만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주제를 통해 [캐셔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팍팍한 삶 속에 위로받을 수 있음을, 그것이 꼭 돈과 술이 아니었어도 누구나 작은 행복을 품고 있음을 그리려 했던 것 아닐까.

  캐셔로의 영웅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 배려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의정부 화재 사건 때 맨손으로 줄을 붙잡고 타인을 구했던 이승선 씨, 마포구 화재 사건 초인종 의인 故 안치범 씨, 세월호의 잠수부들과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한 명의 목숨이라도 살리고자 고군분투했던 많은 사람들. 이들을 '영웅'이라 부른다. 큰 사고 사건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 그들은 '영웅'이다. 세상에 대한 무관심만 있다면 이들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과연 이렇게 용기를 냈던 사람들 중 소위 권력자들, 부자들이 있던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세상 이치를 따지는 이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마음일 것이다.

 

  가진 것이 적어도 작은 힘들이 모여 큰 물결을 이룰 수 있음을, 한두 명의 용기가 많은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삶을 영위한다. 짧은 글이지만 내재하고 있는 힘은 크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웹툰이지만 그 안에 담긴 주제는 묵직하다. 인간에 대한 예의, 위로, 감동. 그렇기에 [캐셔로]가 빛난다.

  "힘이 없어도 돼. 이런 일에 그런 힘이 필요해선 안 돼.(중략) 특별한 힘이 없으면 저런 사람한테 뭐라 할 수도 없는 세상이 어선 안 돼. 그런 세상이면 안 돼.(중략) 내가 그 세상을 살아갈수록, 그 세상이 이 세상과 가까워질 거야" (1편 마지막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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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마스터 플랜 - 주요대학 15명의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사례 심층분석
투모라이즈-S 대입진학프로그램 연구진 지음 / 미디어숲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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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학생부 종합전형 마스터 플랜 / 투모라이즈-S 대입진학프로그램 연구진/ 미디어숲

 

 

  새로이 변하는 시대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되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 사회에서 다양한 분야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전 주입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생각으로 어떤 분야에서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상이 되기 위해 오늘도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노력을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챙겨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내신 성적은 기본이고 각종 비교과 활동을 하다 보면 하루가 모자를 정도이다. 자신의 꿈에 관련된 서적을 읽고 교내 활동에 참여하며 타인을 위한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같은 성적이라면 여러 분야의 비교과 활동을 대조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런 활동만이 한 인격을 제대로 나타낸다고는 할 수 없으나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 대한 평가는 어쩔 수 없이 서류로 대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5명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꿈을 위해 어떤 공부와 활동을 하였는지, 대학을 선택함에 있어 기준점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길게 쓰인 합격수기를 읽다 보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활동 분야를 각 학년별로 나누어 표로 정리함으로써 간결하게 살펴보게 되어 있다. 한  학생마다 대략 20페이지 정도를 할애하고 있는데 각 학생의 노고가 보인다. 공부하기도 벅찼을 텐데 각 분야의 활동들을 보면 치열하게 살았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토론하고 배우고 실천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3년간 끊임없이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의 합격 인터뷰 다음에는 대입 진학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분석이 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빨리 선택하고 그 길을 위해 활동을 한 학생도 있는 반면 여러 분야를 접하고 싶어 자유전공학부를 선택한 이도 있다. 모두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속된 노력을 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자소서를 쓰는 방법, 면접 시 질문의 요점, 전체적인 관리의 중요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

  꿈은 무엇일까, 하고 싶은 일을 빨리 찾는 것은 중요하다. 관련 서적을 읽고 탐구하는 과정들이 고교 3년 동안 쉽지 않을지라도 '경험'이라는 바탕 위에 자신의 미래를 그려가는 것이기에 충분히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청년이 되어 수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미래가 펼쳐지기를 바라본다. 마지막 챕터는 학생들의 실제 자소서가 소개되어 있다. 주된 골자는 고교 생활을 통해 얼마큼 성장했는지, 봉사활동으로 사회에 공헌할 준비는 되어 있는지,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도태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본다. 자소서는 대입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회 일원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자신을 향한 다짐은 늘 자기를 소개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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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 미어캣에게 배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
존 코터.홀거 래스거버 지음, 유영만 옮김 / 김영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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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That's not  how we do it  here! / 존 코터, 홀거 래스버거 / 김영사

 

 

 

  원서의 제목은 [Thtat's not  how we do it  here!'] '그건 우리가 하는 방식이 아니야'로 조직에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문제점에 대응하는 방법론을 우화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존 코터와 홀거 래스버거가 공동 집필했으며 변화관리 8단계 모델에 관한 [빙산이 녹고 있다고?]로 펭귄을 통한 우화로 경영혁신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미어캣을 모델로 무리에서 발생하는 위기에 대응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총 6개의 주제로 나뉘며 우화는 5번째 단락에서 끝을 맺는다. 6번째 주제는 조직의 변화와 혁신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하는 과정이다. 6장에서는 기업과 구성원 간의 혁신에 관한 비전을 정리했다. 앞서 살펴본 우화 속에서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방식과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구성원 간 조화가 있을 때야 비로소 그 조직은 탄탄해질 것이다. 각 단락마다 미어캣의 변화관리 노트를 통해 현 조직이 당면한 문제와 해결 방법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있다. 앞의 우화를 통해 현시점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깊게 들여다볼 수 있다.


  우화인 만큼 이야기를 이끌어갈 미어캣이 등장한다. 현 조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무리로 떠나는데 주저함이 없는 <나디아>와 <에이요>가 이야기의 주축이 된다. <나디아>는 호기심이 강한 비전 제시형이며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에이요>와 의견을 함께 한다. 나디아의 오빠인 <니콜라스>는 분석적이며 완벽함을 추구하는 관리자형으로 나오고 매사에 신중하고 조용히 일을 추진시키는 <매트>는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나디아와 에이요가 찾은 이상적인 미어캣 무리를 이끄는 <레나>는 개인마다 비전을 부여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촉진형으로 각 조직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유형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직이 위기에 당면했다. 비가 내리지 않고, 천적으로부터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데 기존 관료주의인 리더(미어캣 무리에서는 리더를 '알파'로, 소 단위 무리를 관리하는 관리자는 '베타'로 표현된다.)들의 대응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화로 풀어보고 있다. 해결책을 강요하는 알파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베타'간의 갈등은 심화될 뿐이다. 이들이 탁상공론으로 시간을 허비할 동안 해결책은 아무것도 없다. 혁신을 두려워하고 변화를 외면한 조직은 더 이상의 비전이 없는 것이다.


  새로운 방식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 <나디아>와 <에이요>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된 조직도 보았고, 자신들만의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여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레나>의 무리도 찾았다.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 수용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은 나디아는 자신이 있던 무리에도 이 방법을 적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든 문제점은 발생한다. 조직이 커질수록 다양한 형태의 군상이 나타난다. 규칙이 존재하지 않은 자발적인 참여는 비자발적인 참여자들로 인해 붕괴될 수 있음을 나디아는 깨닫는다. 자신이 있던 조직의 '관리'와 '규율'이 반드시 적용되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나디아는 새로운 참여 방식과 관리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음을 알고 자신의 조직에 적용하게 된다. 그러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기존 정책에 젖어들어 있는 알파와 베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리더의 도움으로 나디아는 혁신의 중심에 서게 된다.


  경험은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나디아가 변화를 경험했기에 정체되어 있는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다. 기존 조직은 규칙과 관리만이 통용되는 사회다. 새로움은 경험의 부재로 시도조차 하지 않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면 나디아와 에이요같은 인재의 자발적인 참여로 혁신을 이루게 될 조직은 앞을 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가서 보고 시도하고 경험하라. 각자의 임무에 정체되어 있지 않고 혁신을 주도한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리더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 위기에 있어 대상을 향한 비난과 분노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전을 향한 의지와 행동이 조직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의 발전은 그곳에 속한 자신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삶에서 모든 대답을 알 필요는 없다.(p126) 올바른 방향을 잡고 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릇됨은 망설이지 말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필요할 뿐이다. 위기 속에서 발견한 기회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혁신을 수용하는 자세야말로 조직을 지속시킬 수 있다. 규율을 통한 혁신, 혁신을 통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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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
유카와 유타카.고야마 데쓰로 지음, 윤현희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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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 유카와 유타카 / 고야마 데쓰로(국일미디어)

왠지 이 책은 오후에 읽어야 할 것 같아 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오후 12시가 되어 책을 펼쳤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어떻다"라고 얘기를 하지만 사실 잘 알지 못했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는 것이 없었다. 그랬기에 다른 이의 감상이 적힌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알던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저자에 관해서 난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을 알았다. 제대로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지 않고 작품에 대해 운운했다는 것이 심히 부끄럽다.

초기 작품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유카와 유타카, 고야마 데쓰로의 작품 해석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이 시작된다.

이 책은 하루키의 작품에 대한 느낌과 작품 해석이 주 골자이다.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_유카와 유타카 / 고야마 데쓰로(국일미디어)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작품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쉽지 않은 전개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의 구성은 늘 새로움을 안겨준다. 일본 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들의 세계관을 모른 채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수박 겉핥기로 봤던 나에게 그의 깊고 오묘한 작품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미처 생각지 못한 하루키의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독자인 유카와 유타카와 고야마 데쓰로의 대화 형식의 문장 구성도 새롭다. 서로 하나의 작품을 읽고 느낀 점과 사실을 논하는 것이 다양한 세계관과 해석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유카와 유타카가 작성한 프롤로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p6) 압도적인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하루키의 작품은 관계(코미트먼트)와 비관계(디태치먼트)를 논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독자로서는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관계성이 있기 때문에 하루키의 작품은 새로움을 넘어선 연관성을 띠고 있다.

  하루키의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쉽게 읽히지 않는 작품이며, 독특한 세계관임에도 그의 신간은 늘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나 또한 작품의 의외성에 푹 빠져 하루키를 기다린다. 그러나, 다수의 작품을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의외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탓에 이번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이하 '오후'로 칭하겠다.)가 혜안(慧眼)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었다.

 총 4부로 나뉘는 대화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시작으로 초기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하루키가 작품을 집필하는데 영향을 주었던 작품들에 대해서도 대화를 하고 있다. 방대한 외국 작품들을 번역했던 하루키를 논하고 그의 작품에 깊숙이 관계되어 있는 '혼'(영혼)의 연관성을 확장해 이야기한다. '삶'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죽음' 또한 삶의 한 부분으로 작품에 녹아내리고 있음을 독자로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노르웨이의 숲>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반딧불이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들어가 있다.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고, 그 일부로 존재하고 있다.'(p35)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읽고 나면 글의 궤적이 그려진다. 다소 어지러운 빛의 여러 갈래 중 뚜렷하게 보이는 글의 길이 보인다. '문체의 힘'이 있기에 그의 작품은 늘 매력으로 다가온다. 초창기 작품에서 느껴지는 문체의 매력은 독자들을 이끌고, 하나의 원리주의에 예속되지 않는 그의 강한 신념은 독자들을 머물게 한다. 그의 작품마다 색깔이 있다는 것은 [오후]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일본어를 모르니 등장인물들의 이름 속에 '청(靑)'이 무수히 등장함을, 그 푸른색은 많은 이들이 이루어낸 역사의 색깔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고 그 의문은 책을 살펴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루키는 자신만의 소설론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소설을 쓸 때 이야기의 '사실'을 믿고 글을 쓴다고 한다.(p194) 그렇기에 죽음도 사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확장되는 세계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오후]의 작품 해설을 보니 하루키의 각 작품마다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고개를 주역 거리게 된다. 두 저자가 하루키의 작품을 분석하고 나누는 이야기가 나를 심히 부끄럽게 한다. 난 문외한이었던 것이다. 재즈 바에 앉아 가요를 흥얼거리듯 내가 그동안 알았다고 생각한 작품이 내면을 들여다보면 더 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클래식을 쉽게 접하는 방법은 많이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명을 곁들어 듣는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해설 클래식'을 보면 음악의 느낌이 쉽게 들리는 것처럼 말이다. [오후]의 작품 해석을 통해-물론 독자마다 다른 의견을 가진다.- 하루키의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대화로 나누는 둘의 날카로운 작품 해석은 다시금 하루키의 작품을 볼 기회를 주었다. 하루키의 각 작품마다 저자의 의중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오후]는 충분히 소장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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