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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셔로 1 - 특별하게 평범한 동네 슈퍼히어로
team befar 지음 / 클 / 2017년 3월
평점 :

평소와는 조금 다른 서평을 쓰게 되었다. 이번 책은 [캐셔로], 웹툰이다.
지난주에 도착했어야 할 책인데(이번 주 내로 서평을 완료해야 한다.) 무슨 일인지 다른 분들은 받았다는데 나는 감감무소식..
직접 출판사에 연락하니 나에게 와야 할 택배가 배송 터미널 어딘가에서 멈춰 있는 상태이다. 이 책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택배 미 배송은 처음이다. 그래서 급하게 월요일에 출판사에서 다시 배송을 해주어 받을 수 있었다.
평범한 책 한 권이지만 특별하게 도착한 [캐셔로 1]

왜 '캐셔로'라 이름했을까?
캐셔로(cashero)에 대한 탄생 배경이 뒷날개에 있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소설가나 웹툰 작가나 수고가 필요한 일이다. 어느 것 하나가 중요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웹툰들이 많다.
이미지와 함께 전달되니 웹툰에 깔린 스토리가 더 오래 기억되는 경우도 있다.

서평----------------------------------
캐셔로 1 / 그림.글 team befar / 도서출판 클
히어로. 어벤저스처럼 거대한 힘(力)과 엄청난 부(富)로 세상을 구하겠다고 맞서는 것만을 '영웅'이라 칭할 수 있을까? 일상을 영위하는 이들을 향한 작은 '관심'과 적극적인 '행동'이 있다면 그들을 '영웅'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캐셔로]는 특별하지만 아주 평범한, 매달 월급날을 기다리고 소소한 삶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이가 '용기'있는 행동으로 세상을 향해 한발짝 나선, 영웅이라 불릴 수 있다는 주제가 담긴 책이다.
상안(여동생)과 단둘이 살아가는 상웅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평범한 성인이다. 직장을 다시 구해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하는 여동생과 함께 생계를 꾸려나가는 대한민국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인생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가진 힘의 크기를 알았다. 소지하고 있는 돈의 액수에 따라 힘의 크기가 달라짐을 알게 되었고 그 능력을 위험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점프를 할 수 있고 괴인적인 힘을 낼 수 있는 그가 주변의 위험과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많은 이들을 구한다. 다소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 복장-자신의 얼굴을 가리겠다고 수경을 쓴-으로 불이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비탈길에서 차량 사고가 날 것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홀연히 사라지는 그를 이제 사람들은 차츰 인식하기 시작한다. 잠시 지갑을 빌리고(돈이 있어야 힘이 나는 설정이니) 구하고 다시 지갑을 돌려주는 그를 조금은 이상한, 색다른 영웅으로 기억한다. 영웅심리로 사람들 앞에 나설 수도 있겠으나 상웅과 상안은 작은 도움이었다며, 그것을 빌미로 큰 것을 바라는 것은 세상 이치에 어긋날 것이라는 신념으로 타인을 향한 '용기'만을 내보일 뿐이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술을 먹으면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수오를 만난다. 의기투합한 셋의 활약상이 그려진다.
왜 '돈'과 '술'일까? 살아간다는 행위를 함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 돈이다. 돈이란 없으면 안 쓰는 존재가 아닌 최소한의 삶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매일 묵묵히 일하고 매달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이 대부분의 삶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기 위해 직업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한 잔 술에 세상 시름을 내려놓고 웃을 수 있는 소시민의 삶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돈은 '권력'을 대변하는 수단이 되었다. 많은 부를 축적한 이들이 내뱉는 입김에 나라가 좌지우지되고 흔들리는 꼴이 비통할 뿐이다. 권력이라는 이름에 편승하여 부를 축적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과한 음주는 오히려 사건 사고를 일으키니 무엇이든 차고 넘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영웅의 조건은 무엇일까? [캐셔로]에서는 불의를 보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라 칭하고 있다. 힘을 가지지 않았어도 그릇됨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어떠한가. 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나무라면 폭력으로 되갚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다가 사망에 이르러도 책임 지려하지 않으니 어느 누가 나설 수 있을 것인가. 인간에 대한 예의, 타인을 향한 배려가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 모 기업의 광고로 모두가 'Yes'라고 말할 때 'No'라 말하라는 카피가 있었다. 이제는 모두가 침묵할 때 '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거침없이 외치기엔 두려운 실정이다. 자신의 분노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이들이 세상을 향해 쏟아내는 폭력을 제재할 방도가 없다. 그러니 선뜻 나서기가 망설여지는 것이다.
돈이 있어야만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술을 먹어야만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주제를 통해 [캐셔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팍팍한 삶 속에 위로받을 수 있음을, 그것이 꼭 돈과 술이 아니었어도 누구나 작은 행복을 품고 있음을 그리려 했던 것 아닐까.
캐셔로의 영웅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 배려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의정부 화재 사건 때 맨손으로 줄을 붙잡고 타인을 구했던 이승선 씨, 마포구 화재 사건 초인종 의인 故 안치범 씨, 세월호의 잠수부들과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한 명의 목숨이라도 살리고자 고군분투했던 많은 사람들. 이들을 '영웅'이라 부른다. 큰 사고 사건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 그들은 '영웅'이다. 세상에 대한 무관심만 있다면 이들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과연 이렇게 용기를 냈던 사람들 중 소위 권력자들, 부자들이 있던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세상 이치를 따지는 이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마음일 것이다.
가진 것이 적어도 작은 힘들이 모여 큰 물결을 이룰 수 있음을, 한두 명의 용기가 많은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삶을 영위한다. 짧은 글이지만 내재하고 있는 힘은 크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웹툰이지만 그 안에 담긴 주제는 묵직하다. 인간에 대한 예의, 위로, 감동. 그렇기에 [캐셔로]가 빛난다.
"힘이 없어도 돼. 이런 일에 그런 힘이 필요해선 안 돼.(중략) 특별한 힘이 없으면 저런 사람한테 뭐라 할 수도 없는 세상이 어선 안 돼. 그런 세상이면 안 돼.(중략) 내가 그 세상을 살아갈수록, 그 세상이 이 세상과 가까워질 거야" (1편 마지막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