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김중식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김중식 여행기

사막에서 모든 삶은 평등하게 쪼잔하다. 인간마저 모래보다 크지 않다. (본문 p17)

 


 

 

서평--------------------------------------------------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 김중식 여행기 / 문학세계사

 

세상을 등짐 진 사람들이 있다.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선악은 있되, 삶에 우열은 없다고 보았다.(본문 p15) 시인은 인생의 물음에 대한 스스로의 해답을 찾아 사막의 바람이 되고자 했다. 치열한 경쟁이 몸서리치는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 시인은 자유로운 영혼을 바람에 실어 살고자 했다. 선셋 포인트에서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커다란 낙일(日)을 바라보며 시인은 사막의 숨결을 전한다.

  사막의 길은 알았으되 자신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의문을 남긴 채 시인은 아래로는 사막을, 위로는 하늘을 품고 바람을 따라 걷는다. 그렇게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이 책은 이란과 페르시아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자신의 눈으로 본, 잠들어 있으나 찬란히 빛을 내었을 그 역사를 소개하고자 탄생한 것이다. 


  이란의 역사를 차근차근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시인은 말을 전한다. 옛 페르시아의 영광을 지우고 스스로 '이란'이라 불리기를 원한 그들의 삶이다. 여전히 종교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같은 이슬람에 속해 있으되 이란과 아랍으로 분리되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팔레비 왕조 때와는 대조적으로 1979년 혁명 이후 이란은 스스로를 옥죄기 시작했다. 여성에 대한 인권은 국한되었으며 세계에서 외치는 평화와는 다른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인간이 아닌 신의 뜻대로 '인샬라'로 통용되는 나라, 그것이 이란이다. 그들의 국민성을, 삶의 방식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 그들만의 삶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데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처음에 이 책은 '여행기'를 사진과 함께 엮은 것으로 생각했다. 이란을 여행하면서 옛 페르시아의 찬란한 문화를 엿보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오판이었다. 짧은 기간의 여행기가 아닌 그들의 삶을 함께 겪은 삶의 체험 현장이라고 할까?


  이란으로 가는 길을 각 도시, 각 문화별로 목차를 분리했다. 도시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역사를 품고 있다. 차근차근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란의 일부라도-지극히 일부 일지라도 다가갈 수 없었던 문화, 가까이할 수 없었던 문화에 손가락 끝을 걸치게 될 것이다. 닫힌 사회를 이해하기엔 지식의 한계가 있다. 그 속에 온전히 녹아들지 않고서는 그들의 겉을 보고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가 안겨주는 지식의 폭은 가히 반갑다.


  서구문화를 향한 폐쇄적인 정책과 종교에 얽매인 방식이 이란뿐만 아니라 '이슬람' 문화를 적대시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슬람의 독특한 문화는 타 문화를 배제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직 신의 뜻으로 행한다며 자행되는 많은 문제점들은 풀어야 할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의 눈높이로 보자면 그들은 철저한 이방인이다. 여성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저자에 의하면 그나마 이란은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인권이 자유로운 편이라고 한다.) 명예살인 등으로 죽음에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악습에서 자유로울 날은 언제일까. 자유는 어떤 이름을 가질까. 그들이 자유라 믿는 방식과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 만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명목하에 자행하는 테러로 인해 많은 유적이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 문화는 자신들만의 것이 아닌 세계의 일부라 생각한다.


  페르시아 문화를 거부하고 방치하는 종교적인 관습이 있을지라도 그들의 뿌리는 고대 페르시아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을 잊지 않는다. 역사가 없다면 그들이 사막의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찬란한 문화와 더불어 현재를 이루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를 통해 페르시아 왕국이라 불리던 영광과 더불어 이란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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