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나도 간다! -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한 10가지 전략
이정은 지음 / 꿈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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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나도 간다!]

이정은 지음 / 꿈결 펴냄


 

넓은 세계 속의 국가 간의 상호 협력을 위한 국제기구는 다양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UN, IMF와 WHO 외에도 여러 분야의 국제기구가 있다. 잘 알지 못했던, 정보가 부족한 국제기구에 대해 OECD(경제협력 개발 기구) 국제기구 종사자였던 저자가 꿈을 향한 청년들이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10가지 질문을 통해 국제기구란 무엇이며, 어느 분야에서 활약하는지 각 분야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했다. 관심 있는 분야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UN은 국제기구가 아니며 여러 국제기구를 포함한 하나의 체제이다. 한국인이 취업할 수 있는 국제기구는 130개에 달한다. 외교 고시를 봐야지만 국제적인 업무를 맡고 근무할 수 있을까, 어떤 분야를 전공해야 유리할까.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지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니 충분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언어에 관심이 있어 하는 아들은 해외에서 근무하는 것이 꿈이다. 조금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쳐 보이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함께 공부해볼 요량으로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세네갈 대한민국 대사의 집필 책도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국제기구의 정의와 다양성과 업무, 근무환경 등을 보기 쉽게 표로 정리해놨다. 챕터 마지막 장에서는 앞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쉽게 요약해 놓았다. 책을 다 읽는 것이 조금 지루하다면 이 부분들만 봐도 이해가 쉽도록 편집되어 있다.


국제공무원은 5가지로 분류된다. 석사 이상의 전문직과 고위직은 2년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다. 영어 실력을 비롯하여 기타 공용어를 구사해야 한다 일반 행정직은 현지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만 32세 이하 청년이 도전해볼 수 있는 JPO(국제기구 초급 전문가)는 외교부 지원을 받아 전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다. 2014년까지 133명을 선발하여 88명이 활동을 마쳤고, 71명이 정규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적극적으로 도전해볼 만하다. 국제기구에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지원이 불가하다. 한국인으로 취업가능한 국제기구는 100여개가 넘는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에도 입사 가능하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국제기구에 종사하는 한국인은 매년 30~50명 가까이에 이른다. 꾸준히 늘어나고는 있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실무에 탁월한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 많은 분야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해본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 속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한 나라의 국민이 아닌 국제기구의 일원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 그러나 자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외면하라는 것은 아니다. 국적이 아닌 개인의 역량과 능률과 실력으로 채용한다. 무엇보다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국제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


모든 국제기구는 공용어와 실무어가 필요하다. 유엔사무국의 공용어는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아랍어이다. 공식 회의는 5가지 언어로 통역, 번역이 된다. 주로 영어가 실무어로 쓰인다. 공공문서를 수시로 다루기 때문에 말하기, 듣기, 쓰기, 이해하기를 모두 포함한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수준 높은 말하기 능력을 요구한다. 즉 경험이 필요하다. 언어란 것이 그 나라의 문화를 포함하고 있기에 습득이 아니라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국제기구라고 해서 언어 소통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를 담당해야 하기에 그만큼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이 요구된다. 어떤 국제기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 분야를 전공하는 것보다 늘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유엔, 외교부에서 일하는 것만 길은 아니다. 여러 형태의 국제기구가 있는 만큼 시야를 넓혀 보면 좋을 것이다. 자원봉사를 통한 국제기구의 접근과 경험은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게 도움이 되는 또 하나의 길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국제기구에 대한 다양성과 정보가 부족했다. 정보의 바다와 관련 실무 책의 도움으로 언제 어디서든 확인하고자 한다면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만큼 매 순간 그 길을 가고자 한다면 통하는 길이 어딘지 문을 두드려봐야 한다.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면 한 발 내디딜 때이다. 도전하는 정신은 숭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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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사랑하고 있습니다.
펜타부 지음, 후카마치 나카 그림, 이재진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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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사랑하고 있습니다.]

펜타부 글 / 후카마치 나카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펴냄



 

'설렘'이라는 이름을 품은 사랑은 인연의 끈 위에 서로의 이야기를 매달아 놓는 듯하다. 첫사랑의 두근거림과 외사랑의 전하지 못한 마음, 함께해서 행복한 순간이 길게 이어져 세월을 둘러 관계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에서 받은 두근거림은 짧은 구절에도 듬뿍 담긴 사랑의 기운이 퍼진다.

사랑의 시작은 미비할 수 있으나 점차 마음을 다해 이루어진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마음속에서부터 간질거리는 느낌에, 매 순간 스며들어 휘몰아치는 두근거림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길이 너그러워질 수 있다는 것을, 사랑에 빠진 이들이 내뿜는 아름다움이 가득 채우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는 트위터에서 연애담으로 화제를 모은 작가 펜타부와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의 후카마치 나카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작은 책이다. 연인에게 속삭이고 감정을 전달하는 일상의 소소함이 담긴 책이다. 화려한 언변이 아니어도 마음을 전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사랑의 언어란 때론 몸짓 하나만으로도 짧은 언어로도 충분히 전달이 된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 곁의 사람을, 내 앞의 사람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라는 감정은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고 무엇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마음이다. '내 곁이 소중한 그대가 안심하고 쉴 수 있는 장소로 남아 있기를.'(본문 발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타인의 마음을 기다려줄 수 있다는 것, 그 마음들이 내미는 힘은 실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새로이 시작하는 연인들, 오랜 인연을 이어온 연인들, '각자'에서 '하나'의 삶을 이끌어가는 부부, 그 마음들이 모여 세상을 표현한다. 다정하게 건넬 수 있는 말 한 마디를 지닌 '사랑'의 속삭임이 담겨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사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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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섬을 기억하라 군함도 - 강점기 강제 징용 소년들의 눈물
손소희 지음, 손건일 그림 / 형설아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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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 손소희 지음, 손건일 그림 / 형설아이 펴냄


 

형설아이에서 펴낸 [군함도]는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6.25 전쟁으로 얼룩진 시대를 이야기한다. 책 제목이 [군함도]라 하여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선인들의 뼈아픈 고통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이 잊혀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어린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편집되어 있다.

을미사변을 거쳐 대한 제국으로 선포하였으나 조선인은 나라의 약함에 좌절해야 하는 시기였다. 한 나라의 백성이 다른 민족에게 유린당하고, 이 나라의 자주권은 무참히 짓밟혔으며 정치가들의 입맛대로 조리되던 나라를 되찾고자 흘려야 했던 눈물과 땀은 피와 함께 얼룩졌다. 납치하듯이 이루어진 강제성은 여성과 남성, 소년과 소녀를 구별하지 않고 무참히 희생을 요구했다. 의지를 짓밟아버린 인간성 이하의 탐욕과 부는 조선인들의 한(恨) 위에 이루어진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발전할 수 없다. 고난 속에서도 이만큼의 '대한민국'이 되었음은 겹겹이 쌓인 한(恨)이 받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전쟁 이후 세대들은 그때의 아픔을 알지 못한다. 직접 겪은 일이 아니기에 흘려듣고 외면하기 쉽다. 그렇기에 올바른 역사를 알아야 한다.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군함도 역시 그러하다. 화려함 뒤에 감춰진 진실을 외면하고 감추려 하지만 은폐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역사를 당시의 조선인과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잊지 않고 있음을. 그들은 사죄해야 한다. 그 참혹함 속에서도 삶의 의지로 버틴 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 얼마큼의 역사가 반복되어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조금이라도 비출까. 얼마만큼의 함성이 들려야 고통과 함께 사그라진 조선에 대한 '추모'를 할 것인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을 향해 휘두른 권력은 이제 거두어져야 할 것이다. 같은 전범국가임에도 독일과 일본의 사후 처리는 정말 판이하게 다르다. 한 민족을 향한 증오를 거두어들이고 고개 숙여 사죄한 독일 국민성은 드높다. 회피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본의 정책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나라를 매도해 버린 친일파들이 해방과 전쟁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이 땅에 남아 있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국가의 이념을 눈 감아버린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아픈 역사도 제대로 존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남쪽에 위치한 하시마 섬, 해저 탄광의 발굴을 위해 세워진 도시. 흡사 군함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군함도. 그곳은 조선 노동자들에겐 지옥이었다. 발을 뻗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제대로 된 식사도, 휴식의 시간도 없는, 보호장구도 없이 그저 속옷 하나만 걸친 채 하염없이 탄광 벽을 향해 탄식을 품어낸 그들의 땀이 서린 곳이다. 결코 산업의 우위에 선 곳으로 기억돼서는 안 될 곳이다. 편의시설과 최신 장비는 일본인을 위한 것이었고 조선인은 감시하에 지치고 아픈 몸을 끌고 근근이 생명을 붙잡아야 했던 원망의 섬이다. 탈출은 꿈 꿀 수도, 항의를 할 수도 없던 곳. 비단 군함도뿐만 아니다.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의 절규가 있고, 타의와 총칼에 의해 끌려간 학도병들의 간절함이 베여 있는 '조선의 역사'가 있다. 그 역사 위에 우리가 있다. 그 역사를 위해 무수히 많은 의인들이 목숨을 바쳤음을, 수많은 국민들이 자주독립을 외쳤음을 기억해야 한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절규와 한, 아픔과 고통이 어우러진 그때를 돌아봐야 한다. 그 역사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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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박물관 - 모든 시간이 머무는 곳
매기 퍼거슨 엮음, 김한영 옮김 / 예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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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박물관(Treasure Palaces)] / 매기 퍼거슨 엮음 / 김한영 옮김 / 예경 펴냄



 

이 책에 소개된 박물관은 대도시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하다 일컬어진 박물관이 아니라 모든 시간이 서서히 공간에 흐르게 된 곳들을 찾아가 느낀 그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때론 벅찬 마음으로 다가간 곳이다. 38명의 작가들의 손길을 거친 작품들 중 24편을 선별하여 엮은 [끌리는 박물관]은 첫 장에 소개하는 뉴욕에 위치한 주택 박물관부터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기획되고 인위적을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 사람이 살았던 흔적 그대로, 몇 겹의 벽지가 눌어붙은 벽에서 흐른 세월을 느껴볼 수 있고, 그 속에서 삶이란 이름으로 부대끼며 살았던 이들의 행적을 거슬러 올라가보는 시간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당대를 떨친 유명인이 아닌 이민자로서 그 주택에 머물렀던 이들이 복도에서 동동거리고, 물을 길어 나르고,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고 주어진 삶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지는 애환이 담긴 그늘이 짙게 깔린 곳이다. 그들의 손때를 머물게 한 이곳을 인생의 한 페이지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누군가에겐 그저 일상이었을 시간들이 타인의 시각이 더해지면서 다른 색깔을 가지게 되는 매력, 화려했던 벽지 이면에 녹록지 않았던 서민의 삶이 녹아 있으니 작가의 시점을 따라 그의 글귀를 따라 상상해 볼 수 있는 멋이 담겨 있다.


이어서 소개되는 로댕의 조각을 품고 있는 공간, '사랑하는 장소를 발견했을 때 우리는 그곳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마음과 나 혼자 꼭 끌어안고 숨겨두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괴로워한다.'(앨리슨 피어스 - p38 본문 발췌)에 대한 감상은 활자로 내게 읽히면서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공간이 주는 꽉 찬 벅찬 감정은 첫 키스의 설렘으로 다가오고 로댕과 까미유 클로델의 사랑의 속삭임으로 마무리된다.


카불 박물관의 실금투성이 아프가니스탄의 보살은 100여 개의 조각으로 부서진 슬픔의 그늘이고 피트리버스 박물관의 우간다 난민캠프 노란색 비행기는 꿈을 담은 희망이다. 뭉크의 절규에서 산산이 흩어지는 괴로움을 느낄 수도, 놀람으로 이어지는 환호를 맛볼 수도 있다. 작가의 의도대로 감상할 수도 있고, 자신만의 감성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24곳의 박물관은 24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감상을 글로 서술하였으니 다른 작가가 그 장소를 방문한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느 곳이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수히 이어진 역사가 숨 쉬고 있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마음에 다가오지 않더라도, 모나리자의 미소에 가려 다른 이의 눈에 띄지 않는 다른 전시물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자신이 끌리는 대로 기행 해볼 수 있는 작은 박물관. 복잡한 인파 속에서 생각할 여유를 가지지 못한 것보다는 그 내면에 귀 기울여 볼 수 있는 공간이 주는 무한의 세계, 시간이 주는 유한의 감각을 느껴볼 수 있다면 의미 있는 관람이 될 것이다. 각 박물관마다 위치와 인터넷 주소를 적어 놓아 글을 보고 필요하다면 찾아볼 수 있는 세세함이 있다. 또한 책 말미에는 박물관의 모습을 담은 실사가 담겨 있다.


익숙함에서 오는 경이로움, 때때로 느껴지는 일상의 변화를 만날 수 있는 [끌리는 박물관]을 보니 예전에 싱가포르 국립박물관에서 전시했던 'Being Together'가 생각난다(2013년 4월). 싱가포르 한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과 사진 전시였는데 문득 그 조용했던 박물관의 전경과 어둠 속에 펼쳐진 삶의 이야기가 몇 년이 지난 지금 더 깊게 다가온다. 내 삶을, 우리의 일상을 전시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짙게 남겨진 손때가 주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까. 산발적으로 내리던 스콜 내음이 가깝게 흡입되는 것을 보면 무심하게 흘러간 삶의 무게를 의미 있는 공간에 담아둘 수 있어 기껍다.


다만, 이 책에 소개된 박물관들의 위치가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 위치하고 있고 중앙아시아 쪽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오랜 역사에 걸맞게 찬란한 문화유산이 보존되어 있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못한 유산들이 빛을 보기를 바라본다. 아시아의 의미 있는 전시관들이 더욱 활성화되어 작가들의 마음이 담긴 책으로 만난다면 더욱 뜻깊을 것이다.

 #끌리는박물관 #작은박물관 #Storyof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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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레시피 - 요리 하지 않는 엄마에게 야자 하지 않는 아들이 차려주는 행복한 밥상
배지영 지음 / 웨일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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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레시피] / 배지영 지음 / (주)웨일북 펴냄


한 소년의 꿈과 가족의 모습이 담긴 책 한 권, [소년의 레시피]는 요리하는 아빠와 큰 아들, 귀염둥이 막내 아들과 엄마의 잔소리가 적절하게 가미된 삶의 이야기다. 한 소년이 자신의 꿈을 찾기까지 부모가 보여준 굳건함은 사춘기 소년의 행복 찾기에 길잡이가 되어 준다. 여느 사춘기 소년이 그러하듯 하루 종일 게임을 즐겨 하고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은 사수해야 하는 고등학생이다. 그럼에도 이 소년이 다른 이유는 야자 대신에 집에서 가서 저녁밥을 짓는 행복을 찾은 것이다.

요리 못하는 엄마 대신, 아빠의 밥을 먹고 자란 아이는 남자가 요리한다는 것에 큰 부담감은 없었을 것이다. 으레 그러하듯, 밥 짓고 설거지하는 일상이 당연하다는 듯이 일상에 스며든 풍경이니깐.


중학생 때부터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의 노동이 얼마큼 값진 것인지 깨달았고, 요리를 하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솟았다. 대부분의 부모라면 야자를 빠지고 학교를 자퇴하겠다는 아이에게 '선택의 존중'보다는 남들과 같은 길을 갈 것을 제의하지 않을까. 내 아이가 자퇴 운운하고 학교생활을 등한시한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할까? 점점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 그 선택을 지지하고 존중해 줄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보면 소년의 부모는 아이의 행복이 어느 부분에서 극대화되는지 잘 아는 것 같다. 물론 부모의 잔소리는 피할 수 없겠지만.


음식을 손쉽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의 경우만 해도 오늘은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사실 요리에 별 흥미도 없는지라- 연휴, 주말보단 평일이 좋다. 저녁식사만 준비하면 되니깐. 아침 먹고 나면 바로 점심을 준비하고, 어느새 저녁식사로 이어지는 하루는 요리를 좋아하지 않고서는 고민하는 시간이 길다면 힘든 하루가 된다. 물론 내 가족이 먹을 것이니 기쁜 마음으로 준비는 하지만 특별히 잘하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그 고민의 시간은 더욱 늘어진다. 그런 면에서 저자인 배지영 씨가 부럽다. 남편이 음식상을 차려주고 아들이 여러 요리를 맛보게 해주니깐. 부럽다. 그래도 나의 음식을 먹어주는 가족이 있어 내 음식 솜씨도 일취월장했다. 물론 여느 요릿집의 근사한 음식이 아니라 '집밥'이니깐. 무엇을 해주든 "잘 먹겠습니다."를 외쳐주는 가족이 있어서 나름의 내 음식에 만족한다.


소년의 레시피는 가족을 위한 음식에서 출발한다.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 동생이 즐겨먹는 음식에서 시작해서 자신만의 레시피 노트를 만들고 아빠의 생일상을 차려내는 든든한 아들이다. 학업이라는 '삶'에서 벗어나 음식을 향한 '열정'을 내뿜는 소년의 모습이 아름답다. 요리를 가늠하고 직접 장을 보러 다니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소년은 내면을 다져가고 있다. 차근차근 자신의 삶을 쌓아가고 있다. 일반고에서 요리를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입소문이 나고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가운데도 쉽게 휩쓸리지 않는다. 유명해지려고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기 위해 시작한 '집밥'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을 차곡차곡 다져간다. 소년이 언제라도 요리에 대한 열정을 뒤로하고 다른 길을 가고자 하면 마음껏 해보라며 지원해줄 가족의 든든함이 있기에 오늘도 소년은 저녁밥을 지으러 야자를 빠질 것이다.

일상이 요리가 되는 소년의 삶을 응원한다. 잘하고 있다고 응원한다. 이리저리 휩쓸리기 쉬운 나이에 확고한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소년의 '열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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