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섬을 기억하라 군함도 - 강점기 강제 징용 소년들의 눈물
손소희 지음, 손건일 그림 / 형설아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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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군함도] / 손소희 지음, 손건일 그림 / 형설아이 펴냄


 

형설아이에서 펴낸 [군함도]는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6.25 전쟁으로 얼룩진 시대를 이야기한다. 책 제목이 [군함도]라 하여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선인들의 뼈아픈 고통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이 잊혀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어린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편집되어 있다.

을미사변을 거쳐 대한 제국으로 선포하였으나 조선인은 나라의 약함에 좌절해야 하는 시기였다. 한 나라의 백성이 다른 민족에게 유린당하고, 이 나라의 자주권은 무참히 짓밟혔으며 정치가들의 입맛대로 조리되던 나라를 되찾고자 흘려야 했던 눈물과 땀은 피와 함께 얼룩졌다. 납치하듯이 이루어진 강제성은 여성과 남성, 소년과 소녀를 구별하지 않고 무참히 희생을 요구했다. 의지를 짓밟아버린 인간성 이하의 탐욕과 부는 조선인들의 한(恨) 위에 이루어진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발전할 수 없다. 고난 속에서도 이만큼의 '대한민국'이 되었음은 겹겹이 쌓인 한(恨)이 받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전쟁 이후 세대들은 그때의 아픔을 알지 못한다. 직접 겪은 일이 아니기에 흘려듣고 외면하기 쉽다. 그렇기에 올바른 역사를 알아야 한다.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군함도 역시 그러하다. 화려함 뒤에 감춰진 진실을 외면하고 감추려 하지만 은폐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역사를 당시의 조선인과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잊지 않고 있음을. 그들은 사죄해야 한다. 그 참혹함 속에서도 삶의 의지로 버틴 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 얼마큼의 역사가 반복되어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조금이라도 비출까. 얼마만큼의 함성이 들려야 고통과 함께 사그라진 조선에 대한 '추모'를 할 것인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을 향해 휘두른 권력은 이제 거두어져야 할 것이다. 같은 전범국가임에도 독일과 일본의 사후 처리는 정말 판이하게 다르다. 한 민족을 향한 증오를 거두어들이고 고개 숙여 사죄한 독일 국민성은 드높다. 회피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본의 정책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 나라를 매도해 버린 친일파들이 해방과 전쟁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이 땅에 남아 있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국가의 이념을 눈 감아버린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아픈 역사도 제대로 존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남쪽에 위치한 하시마 섬, 해저 탄광의 발굴을 위해 세워진 도시. 흡사 군함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군함도. 그곳은 조선 노동자들에겐 지옥이었다. 발을 뻗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제대로 된 식사도, 휴식의 시간도 없는, 보호장구도 없이 그저 속옷 하나만 걸친 채 하염없이 탄광 벽을 향해 탄식을 품어낸 그들의 땀이 서린 곳이다. 결코 산업의 우위에 선 곳으로 기억돼서는 안 될 곳이다. 편의시설과 최신 장비는 일본인을 위한 것이었고 조선인은 감시하에 지치고 아픈 몸을 끌고 근근이 생명을 붙잡아야 했던 원망의 섬이다. 탈출은 꿈 꿀 수도, 항의를 할 수도 없던 곳. 비단 군함도뿐만 아니다.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의 절규가 있고, 타의와 총칼에 의해 끌려간 학도병들의 간절함이 베여 있는 '조선의 역사'가 있다. 그 역사 위에 우리가 있다. 그 역사를 위해 무수히 많은 의인들이 목숨을 바쳤음을, 수많은 국민들이 자주독립을 외쳤음을 기억해야 한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절규와 한, 아픔과 고통이 어우러진 그때를 돌아봐야 한다. 그 역사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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