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하버드 새벽 4시 반 - 최고의 대학이 십대에게 전해주는 성공 수업
웨이슈잉 지음, 이지은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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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하버드 새벽 4시 반]] / 웨이슈잉 지음 / 이지은 옮김 / 라이스메이커 펴냄



온 사위(四圍)가 검푸른 빛을 품고 있을 때 꺼지지 않는 불빛의 열정을 전달한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 아닌, 미래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는 이들이 모인 세계 최고의 지성을 품은 하버드의 교육, 철학 이념과 학생들의 집념, 열의를 문장으로 완성했다. 저자 웨이슈잉의 본 책은 2015년에 발행되었고 올해 개정판이 발간되었다.


하버드가 최고의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최고의 교육 이념으로 따지는 것이 '신뢰'이다. 지성인으로서 표절을 배제하며 창의력과 사실 확인을 통한 인지능력을 교육한다. 학문에 대한 순수 열정은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발현된다.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학문의 깊이는 세상을 변화시키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한 발씩 내딛는다.


자신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본다. 인식의 차이는 다양한 관점으로 변화한다. 새로운 사고로 형성되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창의적 사고는 잠재력을 끌어내어 자신의 자산이 된다. '미래에 투자할 줄 아는 사람만이 현실에 충실할 수 있는 법이다'(본문 발췌) 


개개인마다 가진 고유의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기 위해 다섯 가지 공식을 이야기하고, 시간 안배를 통한 올바른 학습 습관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즐거움으로 바꾸기 위한 마음가짐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본문과 더불어 별도의 지면을 할애해서 표로 만들어진 주옥같은 삶의 지표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눈으로 확인하고 가슴에 새겨둔다.


대학 진학이 인생의 최종 목표가 아니듯 다양한 인생의 순간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배운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이 아닌 세상의 이치와 지혜를 배운다. 배움의 과정이 무료하고 따분할 때 즐거움을 도출할 수 있다면 삶의 '가치'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내 삶의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성공한 이들은 실패와 좌절을 통해 삶의 가치를 쌓았다. 스스로의 삶을 고민하여 꾸준한 성실함으로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움켜쥐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평한 하루 '24시', 정체된 시간에 묶여 있을 것인지 시간과 발맞추어 나갈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가장 큰 삶의 기회를 놓치지 마라. '눈앞의 1분 1초를 소중히 사용하라. 오늘 하루 동안 최선을 다하라.'_하버드대학교 강의실에 걸려 있는 격언(p226 인용문 발췌)

저자는 시간의 중요성을 격언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시간을 충실히 보내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_랠프 에머슨 / '당신은 삶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시간은 삶을 구성하는 재료다'_벤저민 프랭클린(본문 발췌) 등의 명언과 일화로 시간이 삶에서 가지는 최대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의 내실을 다지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중요성도 내포한다. 상대와의 관계에서 정립된 올바른 가치는 함께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버드의 교육 과정에 집단 과제가 많은 것은 어울려 이룰 수 있는 성숙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생각은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되지만, 이를 표현할 때는 반드시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_윌리엄 제임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p212 인용문 발췌) 인간관계에 있어 '언어'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깨닫고 있지만 때때로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은 자신과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렇기에 신중한 표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존중, 호의, 소통, 관대함을 기본으로 배려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큼 중요한지 청소년들에게 조언한다. 비단 청소년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인간관계에 전하는 충고이다.


"자, 이제부터 여러분의 꿈이 시작된다. 하버드의 새벽 4시 반처럼, 여러분의 인생이 밝게 빛날 그 꿈을 찾아 뜨거운 여정을 시작하길 바란다."(본문 마지막 구절 발췌)

다채로운 삶을 향한 지금의 순간을 충분히 누려라. 현실의 충족이 미래를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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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 - 바로크 음악의 걸작을 따라서 떠나는 여행
에릭 시블린 지음, 정지현 옮김, 장혜리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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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 에릭 시블린 지음 / 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펴냄



4개의 현에 걸쳐진 인생의 선율, 바흐와 카잘스의 삶으로 만난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활자로 읽히고 내 귓가를 울린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내면에 스며드는 풍요로운 울림이다. 깊은 울림이 전율이 되어 흐르는 묵직함이다. 


바흐 사후 흩어진 그의 음악을 곳곳에서 찾아내고 바흐의 일생을 되짚어가는 후대의 열성이 있기에 음악의 아버지로 고전 클래식의 정통성을 인정받는 것이다. 당대의 음악가로  스쳐가고 묻힐 뻔한 오선지의 음표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 생명을 갖게 한 이들의 수고와 노력이 고맙다. 그저 나는 책 한 권 보는 것으로 그들의 열정을 흡수할 수 있으니 참으로 고맙다. 


바흐의 음악은 빵을 싸는 포장지로 발견되기도 하고, 신발상자에서 우연찮게 세상의 빛을 봤으며, 경매로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작품도 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또한 한 소년이 옛 서점의 먼지 속에서 끄집어냈다. 어둠에서 한 줄기 빛을 보듯 카잘스의 삶에 드리워진 바흐의 음악은 그를 눈 뜨게 했다. 


바흐의 친필 매뉴스크립트가 발견되지 않은 채 무반주 첼로 모음곡 6곡은 세상에 알려졌다. 전주곡인 프렐류드로 시작해서 당시 16~18세기의 춤곡인 알망드, 쿠랑트, 사라반드, 미뉴에트/부레/가보트, 지그를 뼈대로 첼로의 풍성함을 드러내는 곡이다. 6장에 걸친 바흐의 인생과 음악, 카잘스의 첼리스트의 삶이 흐르고 있다. 


각 본문에 앞서 QR 코드를 통해 유튜브로 연결,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들을 수 있다. 나는 카잘스의 연주 목록을 찾아서 들었다. 제1장은 우리의 귀에 익은 프렐류드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첼로의 낮은 선율이 가슴을 파고든다.


1장에서는 바흐의 유년기와 청년기의 삶을 이야기한다. 조부모로 시작된 음악의 열정은 바흐 후대까지 흐른다. 비록 그 명맥은 이어지지 못했으나 음악이 늘 흐르는 가풍에 바흐 또한 자연스럽게 음악에 매료되었고 당연하게 자신의 삶으로 선택한다. 그에 비해 카잘스의 부모는 카잘스가 목공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의 열정과 재능은 위대한 첼리스트로 그의 이름을 기억되게 했다. 그 열정과 함께 한 것이 바흐의 음악이다.


방식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바흐의 음악적 대담함은 바흐만의 화성으로 발현되었다. 아내의 죽음과 모음곡 2번에 흐르는 D단조의 화성이 가지는 절묘함, 새로운 삶을 향한 열망과 사랑의 풍족함이 모음곡 3번의 C장조로 질주한다. 각 모음곡마다 바흐의 고뇌를 담았다. 생계에 직면하여 순수 음악만을 위해 매진할 수 없었기에 음악가로, 가장으로서 부딪히는 삶의 간극에도 바흐는 음악의 고집을 지켜냈다. 다만, 그의 사후 그 고집이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생활고에 그의 음악이 무참히 흩어져버린 것이 그의 가족으로서도 아쉬웠을 것이다.


이 책을 집필한 '에릭 시블린'은 단지 바흐의 삶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그 후대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저널리스트와 음악 평론가로서 바흐와 카잘스의 삶의 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을 차근차근 되짚었다. 호기심으로 시작된 음악 여정은 잘 벼려진 문장을 마음에 품게 한다. f홀로 흘러나오는 가장 소박하고 황홀한 소리를 첼로의 낮은 소리로 듣는다.


클래식에 제한하지 않고 음악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연주 방식에 따라 같은 곡이라도 감성이 달라지는 만큼 작곡 당시 바흐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발전된 음악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일부 정통 클래식 애호가들은 바흐의 음악이 클래식이 아닌 분야와 접목되는 것을 꺼려 한다. 그럼에도 고전 음악과 더불어 현대 음악의 편곡이 시도되는 것은 음악의 순수성과 다양성을 모두 인정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느 분야이건 음악이 빛을 발하고 즐길 수 있다면 일부를 위한 음악이 아닌 대중과 호흡하는 클래식으로 회자되기를 바란다. 


카잘스의 연주 활동은 스페인에서 시작하여 전쟁으로 얼룩져 몸을 사렸으며 미국에서 평화를 염원했다. 그의 사후 스페인에서 영면하기까지 음악가로서의 자부심을 지켜냈으며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발견한 사람으로서 바흐의 음악을 알리기에 힘썼다. 바흐의 담대함과 카잘스의 열정이 어우러져 귓가에 흘러내리는 음악 한 줄기는 삶을 풍족하게 채운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째는 '류트'로 연주할 수 있는 버전이 있다. 류트(lute)는 16세기 악기로 만돌린 같은 모양이다. 유튜브를 통해 류트로 연주된 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을 찾아봤지만 듣지 못했다. 다만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로 연주된 곡을 들어봤다. 첼로와는 활을 잡는 오른속 위치가 다르고 첼로는 바닥 지지 액세서리인 엔드핀이 있지만 비올라 다 감바는 무릎 사이에 끼고 연주한다. 첼로가 4개의 현을 가졌지만 비올라 다 감바는 6개 이상의 현이다. 이 악기를 잘 몰라 검색해봤는데 6~7개의 현으로 보인다. 음색 또한 첼로와는 다르다. 


모음곡 6곡으로 나눠 바흐와 자칼스의 여정을 따라 나선 작가는 각 파트에 인용되고 도움받은 소재는 주석을 통해 정리했다. 이 책에 나오는 음악, 악기마다 모두 궁금해서 찾아봤다. 모음곡을 이루고 있는 춤곡의 용어도 설명하고 있지만 악기와 용어를 별도로 상세히 정리했다면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가 극찬한 <Lambarena: Bach to Africa> 및 재즈로 연주한 피아니스트 칼만 올라(Kalman Olah)와 미니 슐츠(Mini Schulz)의 앨범 <Sketches From Bach Cello Suites>의 1007 프렐류드도 들어보길 권유한다. 재즈 연주에 풍미를 더한 바흐의 음악을 만나니 저자가 이 연주를 좋아한 연유를 알 것 같다. 


마지막 6번째 곡은 '5현 악기'를 위해 작곡되었다고 한다. 현존하지 않지만 바흐가 즐겨 사용했던 악기로 '비올론 첼로 피콜로'라는 악기라고 한다. 당시에는 많은 악기들이 탄생하고 사라진 시기라고 한다. 6번째 곡의 해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기존의 방식을 벗어난 작곡 기법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에 수긍하기도 한다.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가 그러했듯이 요한 세바스찬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평균율 클라비어>로 아침을 시작한다. 바흐가 주는 안온함이 빠져든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려본다. 책을 통해 만난 무반주 첼로 모음곡 외의 위대한 유산은 기억에 자리하고 가슴을 뜨겁게 한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4번 <부레> - '현이 닳을수록 소리가 좋아진다. 최상의 소리가 날 때가 언제인지 아는가? 바로 현이 끊어지기 직전이다.'_파블로 카잘스(p.202 인용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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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5
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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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제프리 초서 지음 /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펴냄




캔터베리로 순례를 떠나는 각계각층의 여행자들이 한 여관에 모인 것을 기점으로 여행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각자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형식이다. 당시에는 캔터베리의 순교자 토마스 베켓의 숭고함을 기리기 위해 중세에는 캔터베리 성당으로 발걸음을 했다고 한다. 순례의 길을 부와 권력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제프리 초서의 작품에도 기사, 성직자, 상인, 변호사, 소지주 등의 많은 인물이 순례를 떠난다. 그들이 내놓은 이야기 또한 수많은 삶을 그려내고 있고, 다양한 인간 군상을 펼쳐낸다.


영문학의 시초로,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인물인 제프리 초서에 대한 연보 및 캔터베리에서 순교한 토마스 베켓의 사건, 캔터베리 순례가 가지는 의미 등은 역자 송병선의 작품 해설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작품이 가지는 의의가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제프리 초서가 소개하고 있는 순례자들의 수는 30여 명이지만 이들이 모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중 24개의 이야기가 있으며 1부에 소개되고 있는 <요리사의 이야기>는 미완으로 남아 있다. [캔터베리 이야기]의 필사본 중 엘리스미어 판본과 등장인물 삽화가 초입 부분에 있다. 캔터베리 성당 및 초서의 무덤 등도 사진과 그림으로 삽입되어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제프리 초서는 이야기에 참여하는 인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독 서문이 긴 이유는 각 인물들에 대한 그림과 세세한 묘사가 있기 때문이다. 순례길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여관 주인의 의견으로 시작된 이야기 릴레이는 기사의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기사도가 담긴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각 인물이 펼친 이야기를 통해 영국의 중세를 살펴볼 수 있다. 당시대를 풍미(風靡) 한 인간상과 생활, 여성과 남성의 지위, 사회제도와 각 계층이 처한 상황 등이 은연중에 드러난다. 


그리스 신화의 테세우스 시대의 사랑을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거나, 통속적인 치기에 부부간의 신뢰를 저버리거나, 권력에 감춰진 인간의 욕심, 신을 향한 갈망을 드러내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작품을 집필하던 제프리 초서의 죽음으로 [캔터베리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미완의 작품이다. 제프리 초서가 작품에 드러내고 있는 것은 어떤 형태를 지녔든 '사랑'이다.


그리스도교의 순례를 전제로 하고 있으나 신화의 이야기가 곳곳에서 보이는 것은 로마의 영향으로 비롯된 것 같다. 신의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나 해악으로 점철된 이야기이든 각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다. 세상사 많은 사연이 있고 각 사연에 숨겨진 지혜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제프리 초서의 감각적인 문장은 계절을 돋보이게 한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서문의 첫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은은하게 내리는 4월 비가 3월의 가물었던 땅속으로 깊이 파들어갔다.'(본문 발췌) 문장에서 봄 볕의 따스한 기온을 몰고 오는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주는 감촉이 느껴진다. 이렇듯 달마다 느껴지는 감수성이 곳곳에 숨어있다.


이 책을 가방에 넣고 캔터베리로 떠나고 싶다. 순례의 길에 동참하기엔 내가 가진 이야기가 부족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캔터베리로 향하고 싶다.


‘현실’에 숨겨진 ‘바람’은 바람이 되어버린 걸까. 

‘안주’가 주는 포근함에 쉽게 뗄 수 없는 ‘열망'을 향한 도전.
숨어버린, 그러나 떨치지 못한 ‘미련’을 덧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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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
콜린 스튜어트 지음, 이충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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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 콜린 스튜어트 지음 / 이충호 옮김 / Hans Media 펴냄



영국 왕립 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은 1825년부터 전시(戰時)를 제외하고 거의 매년 개최된 행사로 과학과 인류를 이해하고 탐구하는데 의의가 있다. 마이클 페러데이에 의해 시작되었고, 강연이 방송될 만큼 오랜 시간 영국을 대표하고 있는 과학 강연이다. 

[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은 그중 천문학을 주제로 한 강연의 일부를 소개한다. 1881년 로버트 스타웰 볼의 <태양, 달, 행성>을 시작으로 우주를 넘어 일상에서의 천문학과 시공간의 탐사를 전한다. 글의 목록은 시대별로 나누어져 있다. 2015년 케빈 퐁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의 강연으로 맺는다.


강연을 소개하기에 앞서 글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 강연자는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다. 어떤 결과를 맹목적으로 따를 것이 아니라 그 현상이 옳은지 직접 확인해보는 지적 탐구와 호기심은 과학의 발전을 이룬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같은 혜안이 없었다면 인류는 그릇된 맹신의 늪에 빠져 우주의 깊이를 미쳐 헤아리지 못했을 것이다. 사지곡직의 호기심은 태양과 달을 넘어 은하계에 펼쳐진 신비로움을 향했고 그 행보는 지속되고 있다.


이 책은 긴 강연 중 일부를 강연자의 말을 빌려 소개하는 형태이다. 천문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다. 책 내용과 더불어 살펴본다면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챕터별로 주제가 다르기에 주제를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강연을 '듣는' 것이 아니고 '보는' 것이어서 자칫 지루할 수 있겠으나 사진과 그림을 첨부하고 있어 읽는데 무리는 없다. 강연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기 보다 시대의 흐름과 과학의 발전에 따른 오류는 짚어주고 있다. 당시의 연구 결과와 발전된 과학의 산물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책의 말미에는 각 장, 강연의 발췌를 소개한다. 1강부터 7강(1881년~1969년)까지는 기록의 불완전으로 각 강연자들의 저서 및 신문기사를 인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칼 세이건의 1977년 강연 <행성>부터는 영상이 보존되어 있다.

우주를 향한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강연이기에 기회가 된다면 왕립연구소의 동영상을 찾아볼 생각이다.(http://www.rigb.org/)


각 주제별로 매년 한 권씩 발간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올해 2017년 크리스마스 강연은 Sophie Scott의 'The language of life'로 언어로 살펴본 인간과 동물의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하고 있다. 

시대를 넘어선 생각의 전진은 앞으로도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그렇기에 끊임없는 의문 제기와 해결 방법 모색은 필수 불가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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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에게
기돈 크레머 지음, 홍은정.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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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에게] 기돈 크레머 지음 / 홍은정, 이석호 옮김 / Phono 펴냄



현존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세계의 거장 기돈 크레머가 젊은 피아니스트에게 보내는 편지(1~3부)와 에세이(4부)를 번역하여 저자의 요청에 의해 한 권의 책 [젊은 예술가에게]로 발간되었다. 독일어로 쓰인 1~3부, 영어로 쓰인 4부가 번역되어 잇다. 기돈 크레머는 파가니니의 환생이라 불릴 만큼 음악계에서는 거장의 칭호를 받는다. 바이올리니스트들이 꼽은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음악가 집안에서 그의 예술성은 일찍 빛을 발했다. 1947년 생인 기돈 크레머는 자신의 연주 활동과 더불어 기돈 크레머 재단 및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젊은 음악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1부는 가상의 인물인 젊은 피아니스트 아우렐리아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후대 음악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존중'의 의미로 시작한다. 조언하는 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존중,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조언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서로의 '존중'이 관계 형성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기돈 크레머의 염려는 자신이 살아온 긴 세월의 여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편지라는 형식을 빌려 전하고 있다. 음악에 담은 기돈 크레머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돈 크레머의 연주를 듣고 있다. 현 하나하나를 지긋이 짚은 손가락에 담은 인생과 철학을 듣고 있다.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아닌 음악으로 치장된 '성공'을 향해 일침을 가한다. '성공'이라는 이름에 감춰진 자신과의 싸움에서 도태되지 않고 전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고이다. 음악을 향한 열정을 희석시키는 주변 상황에 대한 경계이다. 진정한 예술에 대한 고뇌이다. 정치와 이념에 휘말리지 않고 현실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예술가의 부르짖음이다.


예술과 대중성의 대립이 예술가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 어느새 자신의 내면은 잊히고 대중이 원하는 모습에만 치우치는 것을 염려한다.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책임져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성장하게 하고 이끌어주며 강하게 하는 음악을 내면에 간직하고, 그것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10번째 편지 발췌)


2부 악몽의 교향곡에서는 현대 음악계의 상업화와 경쟁으로 인한 보여주기식의 음악 활동을 향해 쓴소리를 뱉는다. 염려하는 바를 모르진 않으나 미디어와 대중성을 제외한다면 예술가로서 역량을 펼치기도 전에 잊히는 것이 요즘 현상이다. 누구나 명성을 얻길 원하고 더 나은 조건에서 활동하기를 원한다. 다만 기돈 크레머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예술 본연의 모습을 잃지 말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음악을 대했던 그 열정과 초심을 간직하라는 울림이다.


3부에서는 십계명을 통해 예술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되짚어 보고 있다. 음악의 순수성을 잊지 말고 상업화에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예술가가 추구해야 하는 길은 음악의 본질을 지켜나가는 것이라 한다. 


2015년에 작성한 에세이를 소개하고 있는 4부는 음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좋은 연주를 듣고 찾기 위해 몇 가지의 항목(템포, 슬라이드, 페르마타 등)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겸허한 마음으로 소신을 넓혀가고 있다. '내가 원하는 바를 깨달으려면 우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본문 발췌) 

음악 연주에 있어 휴지부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음악은 음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음표 사이의 침묵에 있다.'-모차르트(본문 발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침묵까지도 연주하는 그 순간만큼은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작은 부분까지도 혼을 담아야 함을 얘기한다.


기돈 크레머가 극찬한 한스 로스바우트와 협연한 지네트 느뵈의 연주를 듣는다. 기돈 크레머의 극찬이 담긴 행간(間)의 의미를 눈으로 새기고 지네트 느뵈의 연주를 듣는다. 작곡가의 의도를 전달하는 명징성을 음간(音間) 사이에서 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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