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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고구려 - 이정기와 제나라 60년사
지배선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제3의 고구려] / 지배선 지음 / 도서출판 청년정신 펴냄
중국 15개의 주를 다스린 '제'나라의 흥망성쇠를 통해 고구려의 정신과 기개를 살펴본 [제3의 고구려]는 6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울 때 '제'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번 책을 통해 그저 중국의 운주 절도사의 반란 정도로 치부되는 '제'를 면밀히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구당서 : 이정기 열전>을 통해 분석하고 역사를 찾아가는 각고의 노력이다. 고구려의 재건을 막기 위해 끌고 간 우리 민족이 살아온 그림자이다. '당'을 향해 굽힐 수 없어 부러진 긍지이다. '제'의 시작과 부흥, 멸망은 각 시대별로 정리되어 있다.
1. 이정기 시대- 운주 절도사로 독립 왕국의 기틀을 마련하다.
2. 이납 시대 -'제'의 국호를 선포하다.
3. 이사고 시대 - 강력한 통치로 이끌다
4. 이사도 시대 - 당과 전면전을 펼치다.
5. 제나라의 최후 - 내부의 배신으로 결국 멸망하다.
운주와 그 주변 주를 나타낸 지도와 운주 절도사 계승도를 통해 '제'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정기가 절도사로 전면에 나서게 된 계기와 당의 견제, 통치 이념 및 세금 제도 등을 잘 풀어놓았다. 다만 발해와 동시대의 국가임에도 고구려를 계승했다고 인지하지 못한 국가였기에 낯설다. 우리의 역사서에서 다루고 있지 않았기에 더 그렇다. <구당서>를 통해 고구려 민족의 성정을 이해해야 하기에 아쉬움이 많다.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고구려를 중국에 복속시키는 것이 주된 골자이다. 고구려를 인정하지 않고 부속 국가로 격하하는 것은 앞으로의 세계 흐름에 있어 우위를 선점하고자 하는 중국의 야심이다. 빼앗길 수 없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이기에 편견 없이 역사를 바라보고 진실을 이끌어내는 학자의 노력은 귀하다. 글 한 줄, 행간에 담긴 역사를 매의 눈으로 살피는 학자의 열정이 귀하다.
어느 곳보다 강했던 고구려였기에 그 정신을 이어받은 우리의 민족은 쉽게 아스러지지 않는다. 힘에 굴복했을지라도 그 정신만은 꼿꼿하다. 다만 내부의 분열과 흩어진 민족의 상처로 당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정세가 안타깝다. 이정기와 그 자손은 짧은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제'의 통치는 강력했다. 신라, 발해와 활발한 교역의 거점으로 운주는 성장했다. 독립왕국으로 통치했으나 관직 세습의 인정으로 당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그것은 비단 '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당, 제, 발해, 신라의 정세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다. 역사서를 기록하는 역사가로서 편견 없이 연구해야 함에도 우리 민족의 정신을 깎아내리는 역사가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제'를 평가함에 있어 폄하하는 그들의 의견을 역사에 남은 문건과 자료를 통해 지적하고 있다. 고구려의 부흥을 억제하기 위한 견제로 패망했으나 민족의 기개는 지속된다. 역사를 역행하는 어리석은 행보에 일침을 가한다.
마지막 장에서 '제'의 패망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 지휘관인 유오의 배신이 가져온 결과는 참혹하다. 내부를 뒤흔들어 분열을 일으킨 심리전이 운주성의 마지막을 불태웠다. 잔존 세력을 철저히 지워나간 당의 잔혹함도 한몫했다. 잊혀진 왕국 '제'를 통해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지켜야 할 것이다. 비록 중국에 비해 작은 나라이지만 우리 민족의 정신은 드높다.
저자가 전하는 우리 역사의 중요성, 동북공정의 논점과 의견으로 '고구려'와 '제'가 갖는 역사적 의의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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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발견한 오탈자는 다음과 같다.
_이른바, 동국공정 프로젝트를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p.13)
동국공정-> 동북공정
_한 가지 특이한 것은 유오가 이사도의 아들인 이명안을 낭주사호참군으로 임명하도록 힘썼다는 점이다.(p. 203)
이사도 -> 이사고
(이명안은 이사고의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