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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여 있었다 -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아직 쓰고 싶지 않아, 일기에는…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7년 10월
평점 :


마흔과 오십사이,
아이와 어른사이에서
어느 날 문득
"1미터 50센티 정도의 거리를 오가는 동안
쉽게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특기가 내게 있습니다."
어른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안타까움,
서글픔 아름다움을 엮은 매혹의 에세이
"그렇게 쓰여 있었다."

1969년 오사카 출생
올해 나이 마흔이 훌쩍 넘어 오십을 바라보고 있다. 어른의 전성기 시절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출간된 책이다. 아사히 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아 엮어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독서를 시작하며 마스다 미리가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서 그녀만의 세계관에 풍덩 빠져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어른들의 사소한 일상 이야기를 들려주며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한데 모으는 형식으로 특별한 에세이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어린 시절의 자신을 돌이켜보며 그로 인해 지금 현재 성장한 자신을 조명하고 있다.

어렸을 때 용돈을 받으면 달려가곤 했던 빵집까지의 아스 팔트 길에는 뜻밖의 장애물인 커다란 웅덩이와 몇 개의 작은 웅덩이가 있었다. 무서워서 조심조심 그것들을 피하면서 걷던 어린 내 보폭을 기억한다. 그리고 중학교 입학식 날 아침 중학생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게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을 때 시야에 들어왔던 하얀색 긴 양말도 잊히지 않는다. 그 아이들은, 그 아이 그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 아이들 모두가 지금의 '나'로 변화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아이들 각자는 나와 닮은 얼굴로 건강하게 살아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른인 내 안에서.
1부 따로 또 같이
2부 가족과 나
3부 시간으로의 초대
4부 취향에 대하여
5부 미래를 만드는 일상
1부는 싱글 친구들과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2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3부는 어린 시절의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4부는 어른 여자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5부는 싱글여성의 일상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있지 어른들은 별로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나도 마스다 미리처럼 그랬다. 어른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면 무슨 이야기해? 라고 나는 물어보았다. 그때마다 어른들은 "애들은 몰라도 돼" 라는 이야기를 무수히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었다. 막상 어른이 되고 나서야 대화의 내용이 어렸을 적 친구랑 나누던 이야기가 별로 다르지 않음을 비로소 체감할 수 있었다.

" 엄마 아이도 없는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어쩌나 걱정돼?"
"응 걱정돼"
"엄마 나는 내 뜻대로 살아서 행복해. 혼자 죽음을 맞게 되더라고 괜찮아."
"그래 그렇구나"
엄마의 눈에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아이인가 보다.
그건 자신만이 알고 있는 자신만의 "감정" 이었다.
아이들은 어른에게 모든 것을 보고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말하지 않았던 몇 가지 감정과 함께 지금의 내가 있다. 그런 먼 옛날을 떠올린 것은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 근처 어린이집에서 운동회 연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굳이 말할 정도의 일이 아니지만 나 자신에게는 굉장한 중요한 일이 되었을 때 가끔 나도 침묵을 택했다.

노란색 폭스바겐을 세 대 발견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소문이 있었다. 좋은 일이란 단순했다. 아무리 사소한 좋은 일도 폭스바겐 세대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테다. 노란 폭스바겐 규칙의 엄청난 점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부족했던 아이는 친구에게 받아 무사히 세 대를 채울 수 있었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어른들이 가르쳐주었으나 어른이 된 그녀지만 여전히 노란 폭스바겐을 보며 반응하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센치함이 몰려오는 가을 조금씩 책을 옆에 두고 읊조리면 조금씩 기운이 충전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는 그녀의 감성들이 고스란히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그 모습이 나의 모습과 닮은 부분을 발견할 때마다. 나는 흠칫 놀래기도 했다. "지금을 살고 있는 나" "과거에 살고 있는 나 " 올 곳이 나를 바라보고 살면서 순간순간의 행복을 놓친 시간들이 없는지를 되짚어보며 생각의 시간을 가져다주는 책이었다. 마스다 미리는 " 이 세상에는 자신을 닮은 사람이 최소한 세 명은 있다고 한다. " 인생이란 큰 여정을 하는 동안 자신을 닮은 사람을 찾는 일도 꽤 흥미롭겠지만 "나라는 인간은 이 세상에 단 한 명 밖에 없다. 진짜 나는 하나인 것이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없는 나를 우아하고 품위 있게 살아내기를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