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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평점 :


제 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
제목만큼이나 책의 주제가 개성이 있다. 1945년 일본의 패망의 직전 만주의 배경을 설정으로 이야기가 풀어지고 있다.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
그를 암살하려는 천재 중국인 요리사 첸
그리고 그들 사이에 끼어든 조선 여인 길순
이들의 세명의 화자가 등장하며 세명의 시선을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의 중반 첸의 혀가 짤린 후 속도감과 긴장감도 같이 높아졌다.

권정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2002년 <충청일보>와 <조선일보>신춘 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굿바이 명왕성>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 장편소설 <몽유도원> 동화 <불스 토이 할아버지네 헌책방> 등을 펴냈다. 2016년 단편소설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로 제8회 현진건문학상을, 2017년 장편소설 칼과 혀로 제7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도마는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첸의 아버지 왕채판 그는 도마 위에서 생에 첫날을 맞이한 사람이었다. 아이를 낳지 못해 깊던 백정 부부는 도마 위에 있던 왕채판을 발견하고 제 자식처럼 소중하게 보살폈지만 개를 팔아 장롱에 숨겨둔 비상금을 가지고 광동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그는 중식당의 수석 요리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백정 부부의 집에 불이 났고 나흘 동안 정성껏 장례를 치렀다. 그리고 도마를 챙겨 집으로 다시 돌아가던 길에 말이 갑자기 날뛰기 시작해 계곡 아래로 추락하여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

어느 날 순찰을 나갔던 병사들에게 첸은 장교식당 앞에서 서성이다가 붙잡여 왔다. 제19대 관동군 사령관 야마다 오토조는 그에게 목숨을 건 내기를 제안한다. " 조건이 있지. 요리 재료는 단 한 가지 기름은 물론 어떤 양념도 사용해서는 안된다. 조리기구도 제한한다. 오로지 재료를 익힐 불과 음식을 다듬을 칼의 감각에 의지하도록. 요리 시간은 단 1분 재료는 신경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


목숨을 건 내기가 지나가고 장교식당에서 첸은 일을 하게 되었다. 오토조 사령관은 장교식당에 있는 요리사들에게 만한취엔시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한다. 만한취엔시는 청나라 6대조 회갑연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일종의 천수연 성격을 띠고 문헌에 따르면 건륭제의 회갑연은 자그만치 사흘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전국에서 초청된 2만 8천백 명의 노인들이 하루 두 차례씩 180가지가 넘는 요리를 맛보며 황제를 칭송하는 요식 행사였다. 오토조 사령관은 건륭제 흉내를 내고 싶은 동시에 진귀한 요리를 대접받고 싶어했다. 첸은 만한취엔시라는 행사를 이용하여 암살을 준비하고 술에 소량을 독을 타게 된다. 독이든 소홍주를 마신 오토조 사령관은 잠시 기절을 하게 된다. 의식이 회복된 그에게 첸은 상위의 음식을 더럽힌 죄의 대가를 받고 싶다고 청했으며 혀의 3분의 1이 짤리는 벌과 함께 발목에 튼튼한 쇠줄이 묶이게 된다. 그리고 소설의 2부가 시작된다.

2부의 서막은 첸이 독약을 탄 사건으로 첸의 어머니인 베베와 그녀의 동거녀인 길순이 헌병대에 잡혀와 고문을 당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길순 그녀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못했다. 군 위안부 출신의 강인한 조선 여인이었다. 요토조 사령관은 그녀를 좋아하게 되지만 그녀는 독립운동가인 오빠의 망령이 자연의 소리를 이용하여 그녀에게 속삭였다. 사령관과 사랑을 나누는 혀로 그를 죽이고자 한다.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떨어지면서 소설 내용은 종창역으로 달려간다. 칼과 혀는 한중일의 인적 투쟁을 다루면서도 정치 투쟁 외에 취향 (맛)을 둘러싼 요리 투쟁을 하나 더 외삽시키면서 독자들에게 흥미를 부여한다. 소설에서 칼과 혀는 정확하게 이중적으로 표현한다. 정치적인 힘을 상징하기도 하고, 이질적인 맛의 영역에 속하는 칼과 혀 이기도 한다. 생각보다 페이지가 가볍게 넘어가지 않았다. 음울하고 어두운 내용들도 진솔하게 그려져 있어 더욱 읽어내기가 어려웠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 모리는 실존인물이다. 마지막 관동군 사령관으로 역사에 기록된 그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 겁쟁이 었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실화가 소설적 영감을 일으킨 작품 칼과 혀의 리뷰이었습니다.
나는 이별하기 위해 청진을 떠난 게 아니었습니다.
돌아가기 위해 청진을 떠나온 거였죠.
이제 그 깊고 깊은 목구멍 속으로 들어갑니다.
사랑하는 사랑들이 기다리는 그곳,
적당한 기쁨과 견딜만한 슬픔이 함께하는 곳으로,
그곳에서 잔칫날처럼 한 상 벌여놓고 앉아
내 어여쁜 당신과 조근조근 밤을 두르러가며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내 부드러운 혀를 움직여
뜨겁게 말하고 싶습니다.
<에필로그 中에서>
* 해당도서는 다산북스 나나흰 7기로 활동하면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