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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 자본주의의 빈틈을 메우는 증여의 철학
지카우치 유타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5년 5월
평점 :

증여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그리고 그런 것의 이동
이 작품은 증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소중한 사람과 맺는 관계들은 돈으로 살수 없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증여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주위에 증여를 하는 사람이 없고 자기 자신 역시 주체가 아닌 삶을 살고 있다면 자칫 고독에 빠지기 쉽다. 증여라는 새로운 말과 개념을 이해하고, 증여의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세계의 구조와 삶을 의미를 깨우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품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누구에게 폐 끼치지 않고 착실하게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삶을 꿈꾼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는 사회를 사회라고 볼 수 있을까? 저자는 대다수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증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환의 논리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사회를 이유로 꼽았다. 증여는 사람과 사랑을 이어주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힘으로 인해 자신과 타인을 옭아매 관계를 피폐하게 만들어버리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식 사이에 "왜 공부를 안 하니? 네 학원비를 누가 내주는 줄 알아?" 와 같은 대화가 오고 간다면 증여에서 교환으로 변모하고 만다. 그러므로 저자는 증여자 정체가 들키지 않아야 올바른 증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증여가 반드시 언제나 수신처에 닿지 않을 수 있음을 덧붙인다. 증여를 건네받은 수취인은 상상력이 필요하고, 발신인은 윤리와 지성을 요구하는 증여론을 던진다. 과거에 받았던 증여를 깨닫기 위해서는 '수렴적 사고'와 발산적 사고와 같은 상상력이 필요하며 더불어 역사 공부의 필요성을 말한다. 건전하고 따뜻한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증여로 세계의 빈틈을 메워 가는 대안을 제시하며 작품은 마무리된다.
증여의 특성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으며 번역 또한 매끄러웠다. 작품을 읽기 전에 증여는 단순히 일회적 행위라 여겼으나 지카우치 유타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작품을 통해 나도 모르게 받았던 증여들을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더불어 증여를 이어나가는 중요성을 배우며, 개인의 증여가 사회구조를 작동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