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체인지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8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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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누추는 노년기다. 살아서 숨을 쉬는 한 우리 모두는 노년기를 맞이하지만 노인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과 고정관념 인식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최정화 저자의 <호르몬 체인지>작품은 노년기의 성찰을 포기하고, 타인의 호르몬을 주입받아 생체나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된 미래의 한국의 모습을 선보인다. 길거리에 노인들 지나다니면 사람들은 하나같이 동물원 우리를 탈출한 원숭이 취급을 하였지만 멸시의 눈초리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외로움"이었다.

호르몬 수술 전문 병원 호르몬 리버스에 입원해 있는 바이어들은 셀러를 기다린다. 수많은 부작용과 사망 사례에도 수술의 인기는 꺼질 줄 몰랐고, 셀러들은 돈을 벌기 위해 호르몬을 팔았다. 70세 노인 '한나'는 잔디로부터 호르몬을 주입받은 후 마냥 기뻤지만 잔디가 살해당하자 대체자를 찾지 못할 경우 곧 죽게 되는 운명에 놓인다. 중증 호흡 장애를 앓고 있던 동생 '겨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새봄은 셀러가 된다. 겨울은 면회를 통해 겁에 질려 있는 새봄을 보자 이율배반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 추구로 인해 바이어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셀러를 찾기가 어려워지자 팀장은 셀러의 연령대를 낮춰 공급을 늘리려 시도한다. 회사에서는 보험회사와 결탁해 환자의 주소지를 확인하고, 그들의 집안 경제 상황을 파악하며 생계가 어려운 셀러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을 서슴지 않아 한다. 수술 이후 셀러들은 일상을 거의 누리지 못했고, 바이어들은 가족을 버리고 젊은이 행세를 하며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동시에 죄책감에 시달린다. 재이 교도들은 바이어들의 죄책감을 이용해 스스로 삶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며 셀러에게 삶을 되돌려 준다.


세상은 부조리하며 물질 만능 주의인 현대 사회에서 운명 자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 속에서 도덕적 기준의 붕괴와 윤리적 가치가 타락하는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인간의 욕망이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치부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상생"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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