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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구모권선희문 - 상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38
정지진 지음, 이정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1월
평점 :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동시에 천상. 지옥. 세속, 무대를 구성하며 한 편의 희극을 보는 듯한 목련구모권선희문 작품이다. 생전에 벌인 악행으로 인해 지옥에서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하려고 아들인 목련이 효도를 행하여 모친을 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는 육체가 죽은 후에나 경험할 수 있는 사후세계의 진위 여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현생을 사는 동안 나쁜 업이 많으면 지옥에 가고, 선한 업이 많으면 극락 혹은 천국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다. 개인적으로 음식을 남기면 벌받는다. 지옥에 가서 먹는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는데 음식을 남길 때마다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들곤 했었다.
목련구모권선희문 작품 상권에서는 총 56척의 이야기가 실려있으며 작품을 읽어 나갈수록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사유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방대하지만 각주와 함께 읽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많은 고전 작품이 그러하듯 효와 불효 선과 악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며, "아들을 키워 노후에 대비한다."(P066) 혹은 세 가지 부인의 덕과 같은 옛스러운 말도 자주 등장한다.
자식이 많거나. 자식이 없거나, 몸이 아프거나 몸이 건강하거나 출가를 하거나 출가를 하지 않거나 등 어떤 상태에서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나 "바라는 바가 있어서 선행을 하면 비록 선하다 해도 반드시 거칠게 마련이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그 도를 밝힐 뿐. 그 공덕이 어떠할지를 셈하지 않는다."(P096)"자비로운 마음은 천 번 염불하는 것보다 낫고, 악한 행동은 향 만개를 태워도 헛일이라는 말을"(P171) 수행하는 행동에 앞서 혹은 수행이 헛되지 않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고전을 현재적 시선을 읽고 있으면 현재의 삶의 문제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지 못하고, 마음의 근심을 않고 있는 유 씨에게 세상일이 울어서 되돌이킬 것 같으면 천 가지 만 줄기를 눈물을 흘렸을거다라며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또한 대인 관계에 갈등을 빚고 있는 이들에게 통찰력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나는 본디 권선징악, 인과응보를 좋아하는 인간이라 책을 읽는 내내 선하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과 입조심해야지 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