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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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고 전위적이라는 평을 받는 욘 포세 작가의 작품 중 멜랑콜리아 작품을 읽게 되었다. 작품은 삶이라는 주제를 아주 압축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작품을 읽는 독자는 모호함이라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의식의 흐름을 타고, 타고, 나는 완독을 마쳤다. 서술의 형식이 매우 독특하다. 단어와 문장이 계속 반복되고 있어 리듬감 있는 문장처럼 구사하고 있었다.

멜랑콜리아Ⅰ에서는 불안과 의심, 편집증적 망상 속으로 침잠한 주인공 라스 헤르테르비그가 등장한다. 그는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의 유명한 교수 한스 구데의 제자이며 예거호프슈트라세 에 자리한 빙켈만 씨의 집에서 하숙을 하고 있다. 라스는 한스 구데를 만나 자신의 그림을 평가받아야 하지만, 한스 구데가 평가하는 소리를 들을 자신이 없던 라스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한스 구데를 만나러 가지 않는다. 또한 그는 빙켈만 집안의 딸, 헬레네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자신과 연인 사이라는 망상에 빠진다. 빙켈만 씨는 헬레네와 연인 사이라고 주장하는 라스를 집에서 내쫓아 버린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어느 날 라스는 가우스타 정신 병원에서 헬레네의 환영을 본 이후 탈출 계획을 세운다.


멜랑콜리아 Ⅱ는 올리네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녀는 바닷가의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집에서 홀로 살고 있다. 시그네로 부터 올리네의 혈육인 남동생 쉬버트가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으니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올 것을 부탁했지만 끝내 올리네는 앓고 있던 치매로 인해 쉬버트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는 나누지 못하였다. 멜랑콜리아 Ⅰ-Ⅱ 사이에는 작가 비드메의 하루가 짧게 담겨 있다.

정신이 아픈 라스가 정신 병동에 입원하는 동안 했던 행위와 생각들은 읽는 독자들을 조금 불편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지만 타인의 평가에 대한 민감하게 되는 측면과 누군가 짝사랑을 하게 될 때 나를 좋아하는 걸까?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머릿속에서 고민하게 되는 상황들은 주인공인 라스에게 이입이 되는 계기가 된다. 누구나 의식 속에서는 다양한 생각들을 하기 마련이니까. 개인적으로 라스보다는 올리네 화자에 감정 이입이 훨씬 잘 되었다. 누구나 치매에 걸릴 수 있고, 우리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이해를 하는 입장에서 이해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 놓이기 때문이다.

타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이었고, 올리네가 생선의 눈알이 된 것 같았다.라는 대목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었으며 나이가 들었을 때의 삶을 샅샅이 다 아는 젊은이들은 없다는 문장 앞에서 삶의 속성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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