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미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6
에밀 졸라 지음, 강충권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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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몹시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한 명은 민음사 세계 문학전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민음사 세계 문학전집을 애정 한다고 할까? 아무튼 민음사에서 2022년 가을밤에 출간한 작품은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 작품이다. 에밀 졸라는 지성인의 표상,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프랑스 문학의 대가, 등 많은 수식어들이 그를 따라다니고 있으며 그의 대표작으로는 <테레즈 라갱>, <목로주점>, <루공 마카르>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어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를 만나볼 수 있었다. 제르미날 1,2 권을 합쳐 분량이 약 800장 정도 이르게 되는데, 함축적이고 간결한 형식을 띈 개조식 서술 방식이 아닌 세밀하고도 정교하게 풀어쓰는 동시 디테일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제르미 날 작품은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대중의 평을 받고 있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에티엔은 술에 취해 상사의 따귀를 갈겨 일자리에서 해고된다. 이후 일자리를 찾아 탄광마을 몽수에 이르게 된다. 심장마비로 광차 운반부를 잃자 에티엔은 광부 마외에 의해 탄광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탄광촌 사람들 대부분은 방음도 되지 않는 허름한 막사 같은 곳에서 대가족들이 혼거하고 있으며 폐허가 된 옛 수갱에서는 남자 광부들이 여자 광부들을 범하곤 했다. 이후 마외는 일 잘하는 에티엔에게 호감을 느끼고, 에티엔은 노동자한테 노동자를 잡아먹게 만드는 구조에 대해 신물 날 지경이다.

에티엔이 머릿속에서 웅성대는 생각들을 들은 것은 바로 이 시기였다. 그때까지는 그는 동료들의 은연한 동요 가운데서 본능적인 반항심만 품고 있었다. 온갖 종류의 혼란스러운 의문들이 그에게 생겨났다. 왜 어떤 사람들은 빈궁한가? 왜 다른 사람들은 부유한가? 왜 빈궁한 사람들은 부유한 자들의 자리를 차지할 희망을 결코 갖지 못하도 그들의 발굽 아래 있는가? 그리고 첫 단계는 그 자신의 무지함을 깨닫는 것이었다. 비밀스러운 수치심, 감추어진 슬픔이 그때부터 그의 마음을 갉아먹었다. 아무것도 몰랐으므로 그를 열광시키는 것들, 즉 만인의 평등이나 세상의 부의 공평한 분배 같은 것들에 대해 감히 얘기할 엄두를 내지 못 했던 것이다. (P251)

에티엔은 사회주의 운동에 깊숙이 뛰어든 플뤼샤르와 정기적으로 서신을 주고받고, 의학서, 논문들,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 치우지만 제대로 흡수시키지 못한다. 그는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는 명목 아래 사람들을 설득시키며 조합을 설립한다. 형편이 어려워진 회사는 모든 수갱의 광부들에게 새로운 임금 지급 방식을 적용하기로 통보한다. 수갱의 광부들은 형편없는 임금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탄광촌 전체에는 비참함에 울부짖는 소리만 들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파업 결정을 내린다. 이들은 회사에 항의할 대표단을 꾸려 의견을 전달하지만 사장님은 아무런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하나둘 분별력을 잃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들의 파업을 성공할 수 있을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계속 일하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만 하고, 굶주림을 걱정해야 했던 탄광촌 사람들의 광경에 독자들은 격양된 울분이 차오르지만 흔들리지 않는 관찰자 시선을 견지하고 있는 에밀 졸라로 인해 제르미날 작품은 더 가치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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