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몹시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한 명은 민음사 세계 문학전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민음사 세계 문학전집을 애정 한다고 할까? 아무튼 민음사에서 2022년 가을밤에 출간한 작품은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 작품이다. 에밀 졸라는 지성인의 표상,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프랑스 문학의 대가, 등 많은 수식어들이 그를 따라다니고 있으며 그의 대표작으로는 <테레즈 라갱>, <목로주점>, <루공 마카르>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어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를 만나볼 수 있었다. 제르미날 1,2 권을 합쳐 분량이 약 800장 정도 이르게 되는데, 함축적이고 간결한 형식을 띈 개조식 서술 방식이 아닌 세밀하고도 정교하게 풀어쓰는 동시 디테일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제르미 날 작품은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대중의 평을 받고 있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에티엔은 술에 취해 상사의 따귀를 갈겨 일자리에서 해고된다. 이후 일자리를 찾아 탄광마을 몽수에 이르게 된다. 심장마비로 광차 운반부를 잃자 에티엔은 광부 마외에 의해 탄광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탄광촌 사람들 대부분은 방음도 되지 않는 허름한 막사 같은 곳에서 대가족들이 혼거하고 있으며 폐허가 된 옛 수갱에서는 남자 광부들이 여자 광부들을 범하곤 했다. 이후 마외는 일 잘하는 에티엔에게 호감을 느끼고, 에티엔은 노동자한테 노동자를 잡아먹게 만드는 구조에 대해 신물 날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