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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 ㅣ 톨스토이 사상 선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창배 옮김 / 바다출판사 / 2020년 10월
평점 :

근래에는 톨스토이와 프란츠 카프카 작품을 동시에 독서하고 있다. 두 작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의 결은 다르지만 두 작가 모두 대문호라는 수식어를 앞에 붙여도 손색이 없다. 톨스토이 사상 전집 두 번째는 <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작품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로 방황을 하던 톨스토이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나서 자신의 삶의 방향과 내재되어 있던 욕망들이 사라지며 선과 악의 자리가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이 작품에서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논의하는 장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단순 명료하고 의심할 바 없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이해하게 되었는지. 또 가르침을 받아들인 후 자신의 인생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톨스토이는 스스로 복음서를 찾아 읽게 된다. 사랑과 화평에 대한 설교와 낮아짐 자기희생, 악을 선으로 갚으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매료된다. 교회에서는 희생과 사랑에 대해 가르친 그리스도의 영광을 찬양하면서도 가르침과 양립할 수 있는 일을 인정했는데 이 부분이 그를 교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톨스토이에게는 기독교 진리를 근본으로 하는 삶이 귀중하고 필요로 했다. 매일같이 복음서를 읽고 또 읽던 어느 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대한 생각이 일변하기 시작한다. 말로는 신앙을 고백했지만 행동에 있어서는 그를 부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거기에서부터 자신의 오해가 기인되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후 그는 1880년부터 하나님의 영원한 법을 찾아내는 일을 시작한다.
그는 원서를 읽기 시작하면서 번역과 문법적으로 어긋나는 문장 해석상에 실수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문장들을 찾는다. 이러한 문장들을 앞에다 두고 다른 사람의 해석에 따르지 않고 스스로 사유하기 시작하는데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단순하고 명료하며 값지고 명쾌하다는 결론을 도출해낸다. 삶의 구원에 관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현인들이 한 말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톨스토이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눈다. 하나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가르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간은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 그렇게 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형이상적 가르침이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구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행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믿으며 바로 여기에 자신의 신앙이 있다고 말한다. 안나 카레니나 이후 톨스토이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기독교적 세계관과 인간관을 주요 테마로써 녹여내었다. 이 작품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해석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관하여 대중들이 좀 더 쉽게 왜곡되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종교와 무관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나는 불교신자임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오히려 조목조목 상세히 알려주고 있어서 쉽게 작품을 소화해 낼 수 있었다.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의 복음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간에게 있어 종교의 역할은 무엇인지. 인간이 신앙을 가지게 될 때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의 장을 선물해 준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