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단편전집, 개정판 카프카 전집 1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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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귀에서 윙윙 거리며 사물이 어지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비인후과를 거쳐 신경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한 뒤 힘들었던 과거의 심연들과 뒤엉켜 시도 때도 없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일주일을 그렇게 보내자 신기하게도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와 어지럼증이 조금씩 잠잠해져갔다. 슬픔을 제때 치유하지 못하면 언제든 다시 살아나 위력을 발휘하게 되고 그것들은 육체를 붕괴시킨다. 프란츠 카프카는 동생들의 잇단 죽음과 아버지의 불화로 인해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는 문학과 예술에 흥미를 보였지만 아버지의 바람대로 법학을 전공한다. 이후 보험회사에 법률고문으로 취직하고 오후 2시에 퇴근하여 밤늦도록 글을 썼다. 프란츠 카프카에게 글쓰기는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탈출구였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매개체였다.

솔 출판사에서 출간된 변신 단편 전집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는 카프카에 의해 생전에 책으로 출판했던 작품. 제2부는 카프카가 신문에나 잡지에는 발표했지만 책으로 나오기를 원치 않았던 작품 3부는 유고로부터 뽑은 작품이다. 1924년 프란츠 카프카는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프란츠 카프카는 친구였던 브로트에게 몇 편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모든 유고 작품을 불태워줄 것을 부탁하지만 평소 프란츠 카프카의 글을 지지했던 브로트는 카프카 사후 즉시 그의 작품들의 발간을 추진하기 위해 작품을 모은다. 카프카의 단편 소설은 1~2장에서 끝나는 경우도 있으며 그의 작품들의 상당수가 매듭짓지 않는 결말로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카프카는 유대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며 이착 뢰비가 이디쉬 언어로 공연하는 유량 연극단의 공연을 빠지지 않고 본다. 카프카는 이착 뢰비를 통해 이디쉬 언어를 알 수 있어고 카프카의 아버지는 이착 뢰비를 벌레보듯이 한다. 여기에서 그의 대표작인 <변신>의 모티브인 벌레가 탄생하게 된다. <변신>은 주인공인 그래고르라는 인물이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한 마리의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후 그의 가족들이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버린 그래고르를 대하는 가족들의 표상 세계를 담았다. 반대로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는 출구를 찾기 위해 인간 실존을 수용하며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해온 원숭이가 인간이 되는데 성공하는 이야기다.

내면이 불안정했던 카프카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경계에 서있었는데 단편소설 <굴>은 카프카의 내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자는 굴을 하나의 유토피아로 생각하면서도 언제든 외부의 적이 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변신 단편 전집에서는 카프카와 막스보로트가 공동 집필한 <리하르트와 자무엘>가 실려있다. 카프카의 여행기의 특징은 공간 묘사가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시골에서 결혼 준비>은 라반이 신부를 찾기 위해 시골로 가는 열차를 합승해서 마차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세하게 기록한다. 라반은 열차 내에서 떠들고 있던 상인들의 이야기들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데 이것은 인간이 모든 일어나는 형상을 다 파악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골 의사>은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절망과 근심을 잘 대변하고 있는 작품이다.<사냥꾼 그라쿠스>은 그라쿠스는 제대로 죽지 못해 나룻배 위에 이리저리 실려 다닌다. 죽었으나 동시에 살아있는 삶의 이중성을 다룬다. 마치 나아가지도 못하고, 안전하지도 않는 프란츠 카프카의 개인적인 상황과 맞물려 눈물이 찡났다.

카프카의 글들은 미사여구 없이 함축적이다. 맥락의 숨겨진 뜻을 파악하기가 어렵고, 난해한 문장들의 출현과 공상가 같은 말을 내뱉으며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분명히 카프카를 읽었으나. 읽었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교훈이나 위로 감동을 주는 작가와 거리가 멀고 그의 형상 세계는 독자들을 괴롭히지만 분명한 건 매력 있는 작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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