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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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작가라고 불려오는 손원평 작가의 <프리즘>이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 역시 감동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작품의 줄거리는 예진이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13층 완구회사에 근무하는 예진은 처음에는 우연이었지만 지금은 계획적인 도원과의 만남이 설렌다. 이들은 아무런 애깃거리없이 안 뜨거워요?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지만 예진은 도원을 홀로 짝사랑 중이다. 도원은 예진과 지금 간격이 좋다고 생각한다. 제인은 "이스트 플라워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빵을 직접 굽는다. 제인은 현조와 병원에서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이혼 후 지금은 섹스 파트너로 관계를 유지라고 있다. 호계는 진열과 청소 제인을 보조하며 일하는 중이다. 예진은 한때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 오픈 채팅방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고, 오프모임에 참석한다. 하지만 오프모임의 방장이 바뀌는 순간 오프모임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야행 인간들이 주고받는 고독한 단어들을 엿보곤 한다. 오랜만에 오프모임에 참석하게 된 예진은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자신이 아끼던 수첩을 잃어버린다. 수첩을 호계가 줍게 되면서 이들은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연극 공연이라는 한 공간에서 만나게 된 네 사람, 도원은 공연이 끝나자 제인의 어깨를 툭툭 치고, 제인은 미소로 화답한다. 한때 이들은 연인과 친구 사이의 경계선상을 오고 간 적이 있었다. 호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도원이 가계로 찾아온 사실을 예진에게 말하자. 예진은 도원을 향한 마음을 접는다. 도원과 제인은 몇 번의 조심스러운 만남이 있은 후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호계는 예진에 대한 마음이 점점 커져가고, 모든 것을 잊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이때 예진은 자신을 좋아해 주는 한철과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해 들은 호계는 마음이 어수선하다. 또다시 찾아온 불면의 밤 예진은 왜 삶은 예기치 않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 것일까 하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자 도원에게 전화를 걸어 호계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옮기기 시작한다. 이후 도원과 재인이 헤어지게 되는데, 과연 이 네 사람이 복잡하게 얽힌 사랑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살면서 주어지는 인연과 우연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나를 끌고 간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내가 받은 상처들이 나를 관여하고 지배하며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 발현된다. 이 책에 나오는 네 주인공은 조금씩 남들에게 미처 말하지 못한 아픔들이 있다. 도원은 아내와 사별 이후 사람과의 관계도에서 친밀해지는 일보다 자신이 고독하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예진은 아버지가 자신과 상의도 없이 동생처럼 여기던 송아지를 팔아버린 이후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계속 짧은 연애만 하다 연이어 사랑에 실패한 그녀는 이번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을 택해보지만 또다시 상처를 받고 만다. 호계는 바쁜 무모님으로 인해 부모로부터 방치되고, 피가 섞이지 않는 할머니 손에 키워지는데,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호계는 아버지에게 난생처음 돈을 빌리게 된다. 아버지는 호계에게 자신에게 갚아야 할 돈이라는 다짐을 받아냈고, 그렇게 해서까지 할머니는 도와야 하겠느냐? 엄마의 말의 온도에 상처를 받은 호계는 연을 끊는다. 이후 자신의 감정 상태를 남들에게 들어내는 것을 힘들어한다. 제인 역시도 어렸을 때 동생을 잃게 되면서 누군가와 관계를 끊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짐을 통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며, 상처를 치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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