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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7월
평점 :

책 완독 후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특성상 현실과 비현실이 융화되어 이어지는 플롯에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작품 역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책의 서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세계의 끝> 작품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작품이 평행으로 이어지다가 어느 지점에서 맞닿는다고 서술하고 있지만 솔직하게 나는 잘 모르겠다. 해석의 여지에 따라 논쟁의 여지를 남겨놓은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2권에서는<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주인공인 '나'가 험난한 지하세계의 여정 끝에 할아버지인 박사를 만나게 된다. 박사는 '나'의 머리에 멋대로 화로를 심고, 가짜 의뢰서를 작성하여 셔플링을 시킨 후 조직을 배신하게 하고, 기호사에게 쫓기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또한 박사로부터 '나'도 모르게 의식에 심긴 새로운 사고 회로의 비밀을 듣는다. 나'는 나의 의식에 심어진 제3회로에 갇혀 29시 35분 후에는 세계의 끝에서 살게 된다는 사실을 듣고 혼란스러워하지만 박사는 그곳에 가면 잃어버린 기억들을 되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작품에서 세계의 전환이 일어나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세계의 끝> 작품에서 주인공인 화자가 자신이 잃어버렸던 기억들을 되찾으며, 그림자와 함께 마을 밖으로 탈출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 소설은 마무리되는 걸로 볼 때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작품의 '나'와 세계의 작품의 '나'는 동일 인물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해본다. 과연 이것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야기한 교차점일까?
하루키는 이번 작품에서도 아내와의 이별, 벽 같은 폐쇄 공간, 쫓기는 설정들을 이용한다. 재즈의 음악들이 인물의 심정을 대변하기도 한다. 어떤 경험이나 환경에 의해 구축된 세계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인간인가 아닌가 하는 묵직한 철학적인 질문이 내포되어 있다. 또한 자아가 없는 사람은, 살아있으되 삶을 살진 못한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