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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평점 :

일본에서 문학상과 대중성을 대표하는 나오키상과 서점 대상을 모두 수상한 첫 번째 작가인 미우라 시오인 최신작 <사랑 없는 세계>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대중의 시야를 확 포착될 만큼 매력적인 표지를 보유하였으나, 소설의 전개 과정은 스무드하게만 흘러간다.
책 뒷면"최고의 요리로 손님을 행복하게 하고 싶은 남자와 '사랑 없는 세계' 인식물에 빠진 여자가 만나다! 하지만 이름 모를 풀 때문에 구애는 난항의 연속. 과연 그들은 '사랑 넘치는 세계'에서 마주할 수 있을까?라는 문구로 인해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하며 책을 집어 들었으나 작가는 계속해서 식물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끌고 들어간다.
이 책의 줄거리는 쓰부라야가 운영하고 있는 엔푸쿠테이라는 음식점에 도쿄의 다치카와 출신인 후지마루가 취직을 하게 된다. 가계에서 배달을 개시하자 후시마루에게 임무가 떨어진 첫 배달지는 자연과학부 B호관이다. 그곳에서 식물학을 연구하고 있는 모토무라, 가와이,이와마,가토, 마쓰다 교수를 만나게 된다. 어느 날 배달 중 모토무라의 티셔츠에 새져져있는 흑백사진의 무늬에 대해 후지마루는 질문을 하게 되고, 아기 장대에 식물의 잎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던 모토무라는 후지마루에게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애기장대 잎사귀를 현미경으로 보여준다. 이후 실험 과정들을 설명해주며, 애기장대의 식물 생장실도 관람시켜준다. 후지마루는 모토무라에 대한 마음이 점점 깊어졌고, 고백을 한다.사랑 없는 세계에 빠져 식물 연구에 모두 것을 받치겠다고 마음먹은 모토무라는 후지마루의 고백을 거절한다. 후지마루는 좌절하지만 곧 마쓰다 연구실 사람들이 왜 식물 연구에 열중하는 걸까? 하는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한편 모토무라는 사중변이체를 구하기 위해 변이 애기장대를 교배하고 또 교배해왔다. 그러나 변이 애기장대를 두 번에 걸쳐서 교배해도 그중 사중변이체 애기장대는 265분의 1의 확률로 밖에 생지기 않는다. 과연 모토무라는 사중변이체를 얻을 수 있을까?
이 작품의 아쉬운 점은 47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소설책이지만 소설 전개 과정이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거나, 반전 같은 요소들의 무첨가로 인하여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 작품을 칭찬하고 싶은 점은 식물연구활동에 관한 묘사의 전문성과 디테일이었다. 애기장대를 인위적으로 교배시키는 연구과제를 통해 '전화위복'을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한 번쯤 우리가 생각해보야하 하는 부분은 식물과 사람과의 매카니즘이다. 이성과 지성이 요구되는 인간이 감정도 사고도 없는 식물을 연구하고, 사랑에 빠지는 구도를 설정함은 독특한데, 아마도 인간을 지탱하는 힘은 '사랑'이며. 그 대상은 사람에 국한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저자는 더 나아가 연구실 사람들과 연대하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그려내지만, 열등감 같은 미묘한 심리 변화의 감정선들도 포획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열정'이라는 키워드가 제일 먼저 떠올랐고, 내 삶에 있어 가장 열정적이었던 시절을 추억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