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질병으로 알려진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걱정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불안감이 증폭되어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면 현대인들은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신과 병원의 이미지는 폐쇄적이며, 공포영화에 자주 출몰하는 배경이었다. 또한 정신과 병원을 찾는 것을 스스로가 숨겨두고, 정신과 다니는 사람들을 회피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사회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사회는 브라운관을 통해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연예인들의 고백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질병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편견과 시선이 조금은 느슨 해진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작품은 중국의 SNS 웨이보의 인기스타이지 정신과 의사인 하오 선생님을 찾아온 환자 혹은 하오 선생님의 일상생활 반경 속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서 마음의 병을 겪고 있는 스토리를 묶은 책이다. 정신과 의사인 하오 선생님은 보편적인 의사 선생님들에게서 풍겨지는 아무라는 몹시 다르다. 유일한 농심 출신인 그는 내성적이었고, 왕따가 되기 싫어 늘 힘든 일을 도맡아 했지만 정작 주위에 변변한 친구가 없었고, 그의 곁에는 강아지 빵더만 지키고 있다. 어린 시절 실수로 두꺼비를 만진 이후 두꺼비를 만지면 얼굴에 곰보 자국이 생겨 장가는 못 간다는 속설 때문에, 한평생 솔로의 운명을 타고났구나 생각하며 스님의 길을 갈 것을 마음먹는다. 생일날에는 계화 떡을 사서 주변인들에게 나누어주지만, 노부부 싸움에 이용당하고, 직장동료인 과장님이 마련해준 소개팅 상대가 미모의 여성인 것을 알게 되자, 도망갈 것을 궁리한다. 수시로 발작을 이루는 전직 기자 출신인 '돈기테'에와 논쟁 중에 대머리 새끼라는 욕설도 듣는다.
이 작품에서는 안면인식장애, 일상적인 불안, 우울증부터 급성 공황장애, 스톡홀릭 증후군, 병적 도박증, 폐소공포증 등 경미한 환자부터 중증에 이르는 환자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단식을 하던 바오 간호사는 결국 거식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하오 선생님은 바오 간호사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마주하도록 돕는다. 은행 업무 중에 강박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은행원에게는 임시방편으로 손목에 고무줄을 끼워 강박 증세가 나타나면, 고무줄을 잡아당긴 후 심호흡을 할 것을 제시한다. 하오 선생님은 각자 상황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하지만 때로는 다소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치료는 약으로만 하는 게 아니야, 마음을 써야지."라고 말하는 그는 작품 안에서 대중들이 정확하게 인식해야 정신 질환 환자들을 좀 더 바르게 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타고난 선천적인 질병보다 우리가 살면서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질병이 훨씬 많다. 나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질병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대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정신과 의사로서의 역할과 소임의 중요성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배운다. 영혼의 감기는 제때 치유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없이 커진다. 우리가 좀 더 수용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방치하는 이들이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