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맨부커상 소설가인 줄리언 반스가 들려주는 미술 에세이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작품이 출간되었다. 줄리언 반스라는 작가 명성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있다. 이 작품은 발로통을 비롯하여 들라크루아, 마네, 세잔을 거쳐 마그리트와 올든버그, 하워드 호지킨까지 낭만주의부터 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17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미술 계통의 전문가 아닌 소설가의 입장과 시선에서 쓰였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로운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립적인 전달자로써 사실성보다는 편파적인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 어쩌지 하는 우려도 있었다.



이 책의 독자층은 나처럼 미술에는 아주 문외 하지만 줄리언 반스라는 작가의 타이틀 때문에 독서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 일 것이고, 낯선 텍스트 용어에 지레 겁을 먹고 책을 덮지 말기를 당부한다. 줄리언 반스는 자신의 친구이자 덴마크 출판사 발행인인 클라우스 쿨라우센의 제안으로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그의 집에는 세 점의 유화가 걸려 있었다. 두 점은 프랑스 서부 피니스테르 지역의 전원 풍경화였고, 나머지 한 점의 그림은 여성 누드 유화였다. 여성 누드 유화를 보고 줄리언 반스는 에로틱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그것이 예술의 역할임을 깨닫게 된다. 줄리언 반스에게 미술은 단순히 흥분을, 삶을 전율을 포착해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전율 그 자체였다. 미술이 어떻게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를 거쳐 모더니즘에 이르렀는지 당시 시기였던 대략 1850년에서 1920년 사이의 미술사에 큰 매혹을 느끼게 된다.

직접 미술관을 견학하고. 화가들의 작품을 보며 자신의 느낀 오감을 표현한다. 줄리언 반스는 30년간 자신이 본 전시회 가운데 가장 좋았던 곳으로 1993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열린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그림 세 점이 걸린 마네의 작품을 꼽았다. 그리고 저자를 충실하게 붙잡아둔 작품은 발로통 <거짓말>작품이었다. 재난을 미술로 승화시킨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 작품처럼 작품의 모델이 된 배경 사건이 있다면 선 소개 후 작품의 탄생 과정을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사실성을 기반으로 하여 작품을 탄생시켰지만, 화가가 작품에 담지 않은 사실을 포획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공간적 배경의 설명은 기본이며, 인물의 옷차림, 인물의 표정과 행동, 옆 사람과의 간격까지 반스는 가능한 촘촘하게 서술한다.



에세이 형식이지만 화가의 대표적인 작품만을 소개하지 않고, 여러 작품들을 소개하며 당시의 시대상이. 화가의 은밀한 사생활이, 화가의 지닌 성품과 세계관의 변화들이 화가의 인생 전반에서 후반에 이르기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작품들의 변천사와 함께 비교 분석하며 자세히 파고든다. 또한 작품을 발표했던 당시의 평가와 사후의 평가를 동시에 담아냄으로써, 한 층 재미를 돋운다.

"미술에서 단 하나 중요한 건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브라크의 말이다. 우리는 미술 작품을 두고, 사적인 관점에서 해석 혹은 평가를 할 수 있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한 사람이 품은 세계의 면적이 이렇게나 광활하고 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뇌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줄리언 반스는 미술 애호가로써 학문적 식견까지 두루 갖춘 채 보편적이면서 독자들을 공감까지 불러일으키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는 마성의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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