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투에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마음 강도와 멘탈의 강도가 비례하지 않는 사람이다. 마음의 강도는 A4 용지 같은 사람이지만 멘탈의 강도는 합판에 가깝다. 어떤 상황이든 견뎌내고, 극복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스스로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데는 아주 미숙한 자아를 가졌다. 미숙한 자아 덕분에 나의 바운더리는 힘을 조절하지 못해 기어코 나를 울보로 만들어놓았다.

 

이러한 성향을 지닌 나는 투에고 저자의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작품을 읽기도 전에 친근감을 느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혼자 살 수 없음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지만 우리는 같은 종에 의해 상처를 받고 상흔을 아로새긴다.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일보다 나이에 걸맞게 처신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POKER FACE 잘하지 못하는 이에게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혀를 내두른다.

 

 

저자 투에고는 괜찮은 척하는 삶을 은연중에 강요받고 있는 우리에게 그대로 있는 나를 위로하는 방법을 깊은 사유를 통해 서정적이고, 짙은 감수성으로 풀어 내고 있다. 감성적인 일러스트는 저자의 글과 잘 매칭된다. 에세이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다독임과 위로가 되는 글들이 주를 이루지만 중간중간 저자의 내밀한 고백이 실려있다. 그녀는 어릴 적 주목 공포증이 심했고, 물에 빠져 죽을뻔한 일을 겪고 난 다음 트라우마로 인해 물을 두려워하게 된다. 나의 마음을 가장 강타한 이야기는 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어머니의 병명은 기입되어 있지 않지만 정황상 치매가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가 스무 살이 되었을 무렵 저자의 어머니의 증세는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심해져 가족들과 회의 끝에 병원에 강제 입원을 하게 된다.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만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자를 바라보며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는 슬픔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대목에서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타인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도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행여 마음을 알아줄까 기대하는 마음에 털어놓으면 열에 아홉은 고적함만 생성되니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자고 말한다. 모든 상처가 다 극복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꼭 이겨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 말자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되 끊임없이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어떤 프레임을 구축해놓고, 나를 가두어놓았다. 장녀라는 무게와 엄마가 없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서른이 넘고 나서야 '나'를 학대한 가해자는 '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롯이 나를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었고, 우선은 나를 위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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