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사용법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평점 :

외로움과 씁쓸함 사이, 권태와 방황 사이,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반복되는 팍팍한 일상을 견디고 있거나 세파에 휘청이고 있는 이들에게, 작가 백영옥이 일상 곳곳에서 수집한 치유의 밑줄들을 기록하고 있는 책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작품이다. 이야기의 구조는 에세이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내용이 간결하고 쉽게 구성되어 있으며 편안하게 쓰여진 글과 귀여운 그림들이 어우러져 있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서 마음속 깊이 담아두고 오래도록 읽혔으면 하는 문장들을 발굴하기도 하며 소설 속 장면들과 나의 경험들이 포개어지는 문장들을 만나면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어떤 대목에서는 큰 울림을 받기도 한다.
좋아하는 시를 반복해서 읽으며, 1년에 500여권의 책을 읽는 작가님. 이번 작품은 애서가 이신 작가님이 밑줄 친 문장 안에서 고르고 고른 인생의 문장들을 건져올려 독자들에게 따뜻한 어조로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총 39명의 작가님 작품에서 발췌된 문장으로 김소연 작가의 <마음 사전>,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와 작품과 같이 이미 내가 독서가 완료된 책이 등장할 때면 괜스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 번째 타자의 이야기는 "사랑"이다. 사랑의 유형은 타인과의 사랑도 존재하며, 혹은 타인보다는 나를 선택한 사랑도 존재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사랑이 던지는 많은 질문에 평생 답하며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사랑은 어쩌면 인간이 끝내버릴 수 없는 마지막 희망인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저자는 '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만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당신은 누구입니까?' 가 대화의 시작이라는 것을, '당신'을 통과한 '내'가 되자고, 작가님은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진정한 재능이란 지루한 반복을 견디고 지속하는 힘이라고, '나'로 사는 힘든 이 시대에 평균적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타인의 취향에 나를 대입한 것뿐이라고, 사람은 스트레스 (고통)을 느끼면 거기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 그러니 우리가 목표를 이루는 기쁨을 원한다면, 그 과정이 주는 고통도 함께 가져야 한다고 노력 없이 주어지는 행운은 독이 될 수 있다고, 그러므로 울고 싶은 날에는 그냥 흘러넘쳐도 좋다고 작가는 전한다. 대신에 아픔이 찾아오면 스스로가 나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처방을 내린다.
나는 그녀의 이전 작품인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 시 조찬모임>과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작품을 읽은 적이 있다. 그녀의 글은 단단하며 옹골지다. 그녀가 밑줄 친 문장들은 왠지 되뇌고프다. 그녀의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낸 따뜻한 힐링 도서 <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마음 한편이 헛헛해지는 가을에 읽기에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