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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여인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평점 :

민음사에서 첫 번째 독자로 선정되어 오르한 파묵 <빨강 머리 여인>작품을 읽게 되었다. 오르한 파묵 작품을 처음 읽었다. 그는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글쓰기에 전념한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자신의 이름과 작품성을 널리 알린다. <빨강 머리 여인> 작품은 이스탄불 배경으로 쓰였다. 이 책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핏줄의 굴레와 부성의 존재와 의미 역할 그리고 인지 편향의 프레임, 과거에 대한 화환,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그리고 페르도우시 <왕서>의 이야기가 접목되어 흘러간다. 개인적으로 독서 끈이 짧아 <왕서>와 <오디푸스 왕> 책들을 먼저 읽어보고, 이 책을 접했다면 좀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서양은 개인을 중요시하고, 동양은 관계를 중요시한다. 이 책은 동서양의 고전의 접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서양과 동양에서의 부자 관계일 때 아버지의 유형들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와 2부는 이 책의 주인공인 젬의"나"의 시점이며 3부에서는 빨강머리 여인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빨강 머리 여인>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정치에 관심이 있던 아버지는 칠팔 년 전에도 정치 관련 부서로 연행된 전적이 있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또 사라졌고, 이번에는 다른 이유 때문에 사라졌다고, 젬은 직감한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젬은 어느 날 우물을 파는 마흐무트 우스타를 알게 되었고, 돈을 벌기 위해 왼괴렌지역으로 따라가 우스타의 조수가 되었다. 젬은 다정함과 친근함을 가진 우스타를 따르게 되었고, 우스타는 젬에게 매일 밤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들은 코란에서 인용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 기차역 광장에서 빨강 머리 여인을 보게 되었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빨강 머리 여인은 젬보다 나이가 두 배는 많았다. 그녀는 유랑극단의 배우로 활동하고 있었고, 그들은 하룻밤을 같이 지내게 된다. 엄청난 깊이로 파보지만 우물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았고, 그러던 어느 날 도르래로 작업하던 도중 사고가 생겼다. 땅속 밑에서 작업하고 있던 우스타 입에서 짧은 비명소리가 탄식처럼 들렸고, 여러 번 우스타에게 말을 건네보았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순간 젬은 도망쳐 집으로 돌아온다. 젬은 우스타의 관련된 일에 죄책감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쓰며 대학교를 졸업하고, 지질학 엔지니어가 된다. 군대 가기 전 빨강 머리 여인과 닮은 아이쉐와 결혼도 하고, 결혼하기 전 집을 나갔던 아버지와 만나게 된다. 아이쉐와 결혼생활은 평온했지만 이상하게 아이가 생기질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젬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편지 한 통이 도착하게 되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급진적인 반전, 복선으로 인해 책에 가속도가 붙었다. 잘 가공된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자식과의 결속력을 이야기할 때 모성애를 강조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 책은 부성애를 관계를 다루고 있어서 신선했다. 비록 치명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 책을 깊이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윤리적인 문제들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지가 많아서 좋았다. 태어나면서 살면서 맺어지는 관계들이 실로 허약한 것일까? 하는 인생의 밑바닥을 체험한 기분도 들고, 오르한 파묵의 작가의 유기적으로 잘 짜인 글의 내공에 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