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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동경
정다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7월
평점 :

우리는 조국을 선택해서 태어날 수가 없다. 하지만 내가 서식하고 싶은 나라와 도시, 그리고 사랑하는 나라와 도시는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녀가 애정 하는 도쿄의 모습을 자신의 sns에 하나씩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녀가 머물렀던 마주했던 일상을 소개한다. 저자 정다원은 한 번 빠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덕후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다. 여행자가 아닌 생활인으로서 세계 주요 도시들을 관찰하며, 관찰자로서 그 기록들을 모아 글을 통해 소개하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이 이루어질 것을 나는 의심치 않으며 그녀가 마주한 다정한 순간들을 구경해보았다.
교환학생 신분으로 도쿄행 비행기를 올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교환학생에서 인턴십, 그리고 운 좋게 첫 직장까지, 그리고 남편을 도쿄에서 만났다. 그녀의 단골 가계였던 아담한 선술집 주인을 마스터로 불렀다. 한결같이 일본식 인간관계에 융화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그녀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었다. 센토라고 불리는 대중목욕탕 온천수 덕분에 목욕문화가 발전한 일본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시설이다. 센토의 전성기였던 소와시절의 센토가 몇 군데 남아있는데, 그 구조가 독특하다. 남탕과 여탕 사이에 벽은 있지만 천장을 뚫려 있다. 그리고 벽 한 면을 메울 정도의 후지산 그림이 있다. 후지산을 바라보며 목욕이라 색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90년이 넘은 오래된 목조 건물을 개조해 카페로 재탄생시킨 곳을 소개한다. 원래는 '렌게츠안' 이라는 이름의 소바집이었는데, 고령으로 노쇠해진 주인이 소바집이 묻을 닫으면서 건물이 폐허가 되었다. 이를 안타까워하던 동네 사람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카페 '렌게츠'가 탄생한 것이다. 역사를 간직한 건물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곳. 오래된 나무 바닥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라도 하듯 낡은 삐꺽 소리를 내며 운치를 더한다.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이웃 간의 정을 면밀히 느낄 수 있는 곳 "일본 동네 상점가", 오래된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옛 정취, 소박하고 포근한 거리 '야네센' 뜨거운 철판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몬자야키' 도쿄에서 먹는 '나폴리 피자' 마을버스 같은 개념으로,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는 한칸짜리 열차 '노면전차' 깊은 맛이 나는 진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짭조름하면서도 농후한 맛 '도쿄 라멘' 등등 저자는 도쿄의 숨겨진 진짜 풍경을 말하며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도쿄의 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여행 에세이 책도 가끔 읽는다. 보통의 여행 에세이 책과 다르게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쓰인 저자의 문체가 시종일관 부담없어서 좋았다. 나 역시 가끔 여행길에 오르면 주요 관광지 위주로 투어를 하는데, 가끔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은 동기를 심어주는 책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록 예전 모습 그대로 유지해주었으면 하는 것은 어쩌면 나의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생존의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이렇게 꿋꿋이 예전 모습을 지켜가려는 곳이 있다는 곳은 참 감사한 일이었다. 앞으로도 또다시 이곳은 변화해나겠지만 그 속도는 지금처럼 조금 느렸으면 좋겠다. 내가 너무 이기적일지 몰라도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화면서 많은 것이 변화한다.
그만큼 생활은 편리해지고 삶의 질은 높아진다. 그렇지만 동시에 잃는 것도 분명히 있다. 오랫동안 이어온 가치와 생활 방식, 많은 이들의
추억거리들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