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형법정 동서 미스터리 북스 19
존 딕슨 카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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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드워드 스티븐스는 헤럴드 앤드 손즈 출판사의 편집인으로, 아내 마리 스티븐스와 이스트 70번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 필라델피아 교외의 크리스펜에 별장도 하나 가지고 있어서 때때로 주말에는 교외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어느 날, 스티븐스가 고던 클로스라는 미스터리 작가의 원고를 검토하게 된다. 고던 클로스는 실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전말을 글로 재현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그가 어떤 인물인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다만 그는 항상 자신의 사진을 책 머리에 크게 넣어달라는 이상한 요구를 하곤 했다.

스티븐스는 고던 클로스의 원고를 검토 하다가 사진을 한 장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아내 마리와 매우 흡사하게 생긴데다가 이름도 마리 도브리였다. 게다가 그녀가 끼고 있는 팔찌를 아내가 차고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고던 클로스는 그녀가 1861년 비소를 이용하여 다수를 독살한 혐의로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희대의 살인마라고 기록하고 있었다. 얼마 뒤 원고를 다시 검토하던 스티븐스는 사진이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하고 아내에게 '혹시 원고에서 사진을 빼내지 않았는지' 묻지만, 아내는 전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일관한다.


한편, 별장 이웃은 유서깊은 가문인 데스파드 집안이었는데, 최근 마일즈 데스파드 노인이 사망하여 장례를 치뤘다. 마일즈 노인에게는 세 명의 유산상속인이자 조카가 있었는데 마크, 이디스, 오그덴이 그들이었다.

그런데 장례를 치룬지 일주일여 지난 시점에 마크 데스파드가 퍼팅턴 박사라는 친구와 함께 스티븐스를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그에 따르면, 자신의 백부는 단순한 위염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독살 당한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첫째, 숙부가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컵에서 비소가 발견된 점, 둘째, 간호사의 몰핀 약 병을 누군가 손댄 점, 셋째, 집에서 일하는 헨더슨 부인이 '고풍스러운 옷을 입은 여인이 숙부에게 음료를 권하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점 등이었다. 하지만 사건에는 묘한 점도 있었는데, 고풍스러운 옷을 입은 여인이 벽을 통과해 사라졌다는 진술이 그랬다. 어쨌든 이 진술에 의해 유력한 용의자로는 마크의 아내 루시가 거론되었는데, 그녀는 가장무도회에 참가해서 잠깐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간 적은 있었지만, 곧 돌아왔기 때문에 알리바이가 입증되어 용의선상에서 제외된다.

마크, 스티븐스, 퍼팅턴 등은 시체를 해부해 독살된 증거를 잡으려 하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납골당은 텅 비어 있었다. 사건은 점점 괴기스럽게 변해가고, 스티븐스는 아내가 이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지나 않은지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사건의 해결을 위해 수수께끼의 소설가 고던 클로스가 등장한다. 그는 완전범죄를 저지른 뒤 스스로 죄를 실토하여 감옥에 가고, 감옥에서 수많은 범죄 기록을 연구하여 범죄에 있어 일가를 이룬 기묘한 사람이었다. 그의 등장과 함께 퍼팅턴이 낙태 시술을 해준 여자가 사실은 마크의 내연녀였다는 것, 그리고 그 뒤로도 그녀와의 관계를 지속해 왔다는 점 등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 내연녀가 바로 백부를 간호하던 간호사였으며, 유산을 얻음과 동시에 귀찮은 아내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 백부를 살해하는 음모를 꾸몄다는 것도 밝혀낸다. 하지만 그 역시 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어지는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오컬트적인 반전을 준비해 두고 있기에, 독자는 지나쳤던 사소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려야 한다.


17세기 독살범과 꼭 닮은 아내, 사라진 시체, 벽 속으로 사라진 여인, 수수께끼의 소설가의 사건 해결, 그리고 이어지는 소설가의 중독사.

1937년에 발표된 <화형법정>은 작가의 특기인 밀실살인에 오컬트적 분위기를 덧씌워 괴기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설이다.

 

http://blog.naver.com/rainsky94/22119097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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