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거짓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4
리사 엉거 지음, 이영아 옮김 / 비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리들리 존스는 서른 즈음의 작가로 비교적 유복한 집에서 태어나 큰 어려움 없이 성장했다. 게다가 부유했던 맥스 삼촌이 남겨준 유산 덕분에, 집세가 비싼 뉴욕 한복판에 자신의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 리들리 존스의 평온했던 삶이 한 가지 우연한 사건으로 깨어진다.

어느 날, 리들리 존스가 길을 건너다 트럭에 치일 뻔한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구하게 된다. 우연히 이 사건을 목격한 <포스트>志의 기자가 사진과 함께 기사화했고, 그녀는 약 이주일 동안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편지에는 누렇게 바랜 폴라로이드 사진이 들어 있었는데, 사진 속에는 어린아이와 부부의 모습이 닮겨 있었다. 그런데 거기 찍힌 젊은 여성이 리들리 존스와 너무나 닮아 있었다. 그리고 사진과 동봉된 메모에는 전화번호와 함께 딱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네가 내 딸이냐?"

얼마 뒤 두번째 메모가 그녀에게 배달된다. 거기에는 1972년 10월 20일자 신문기사가 동봉되어 있었는데, 기사 제목은 "젊은 엄마 살해된 채 발견되다, 아기는 실종" 이었다. 리들리는 어쩐지 사라진 아기가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마음의 평화를 잃고 방황한다. 그 때 그녀에게 큰 의지가 되어준 사람이 윗층에 새로 이사온 제이크라는 남자였다. 제이크에게 최근 있었던 일을 털어놓자, 그가 탐정 친구를 통해 여러가지 사실들을 알아온다.

리들리는 모든 일을 잊고 편안하고 안락한 삶으로 되돌아갈지(그녀의 부모는 리들리의 말에 어떠한 동요도 보이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헛소리라고 했다!), 아니면 고통스러울지도 모르지만 진실을 찾아 나서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결국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 리들리는 제이크와 함께 편지를 보낸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기로  한다.

공원에 나온 남자는 자신이 루너라고 했고, 그녀의 아버지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리들리의 어머니 제시가 살해당한 것은 맞지만, 자신은 절대로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리들리가 몇 가지 더 물어보려고 하는 찰나,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루너의 머리 한복판을 꿰뚫는다. 공황에 빠져 정신 못 차리는 리들리를 제이크가 끌고 도망가고, 그때부터 리들리의 삶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루너의 살해사건을 조사한 형사가 리들리에게 연락을 해온다. 형사는 루너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가 제이크라고 했다. 게다가 제이크가 했던 말들이 거짓말이었음이 밝혀지자 리들리는 이제 누구를 믿어야 좋을지도 알 수 없게 되고 만다.

이제 리들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더 많아졌다. 먼저 자신과 꼭 닮은 사진 속 여자가 친모인지, 그리고 그녀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 알아내야 했다. 다음으로, 현재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면 그들은 어떤 경로로 자신을 키우게 되었는지 밝혀내야 했다. 기사에 따르면 아이는 실종이라 했고, 그 뒤로 찾았다는 얘기는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제이크는 누구이며 왜 자신에게 접근했는지 밝혀내야 했다.

리들리가 이런 저런 숙제들을 풀려고 애를 쓰는 동안, 끊임 없이 살해 위협이 가해지고 그때마다 제이크가 주변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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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리사 엉거의 데뷔작이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여 끌고 가는 힘에서는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세부적인 면에서는 이를 다 까먹는다.

리들리 존스의 친부모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은 왜 살해 당했는지, 현재의 부모는 도대체 누구인지, 제이크라는 인물의 정체는 무엇인지 하는 질문들이 작품의 후반부까지 끊임 없이 긴장감을 부여하기 때문에 읽히는 맛은 있다. 그런데, 결말에서 제시되는 해답들이 하나같이 논리적 비약 위에서 구축된 것이거나, 말이 안되는 측면이 있어서 실망하게 된다는 말이다.


리들리 존스의 친모는 사진 속 여자가 맞다. 그녀의 이름은 제시이다. 제시의 남편이 루너인 것은 맞는데, 루너가 리들리의 친부는 아니다. 리들리의 친부는 그녀에게 유산을 물려준 맥스 삼촌이다. 

어렸을 적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았지만 돈을 많이 벌어 자수성가한 맥스, 그리고 소아과 의사였던 리들리의 현재 부친은 과거에 Safe Haven법이라는 것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법은 학대받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될 수 있도록 돕는 법이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학대받는 아이들을 발견하여 구조하고자 했는데, 소아과 의사야 말로 아이의 학대 여부를 알아차릴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직업이었다. 그들의 신념이 도를 지나쳐 학대 받는 것으로 의심 받는 아이들을 유괴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이 부분 부터 소설은 공상과학소설로 가버린다), 그 유괴 과정에서 제시가 살해된다. 게다가 어쩐 일인지 이 유괴한 아이들을 부잣집에 팔아넘기는 사업으로 발전하는데(그냥 입양기관에서 데려다 키우면 되는데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아이를 사야하는 이유는?), 그 사업이 꽤나 커진다.(그러면 수십 수백명의 아이가 유괴되었다는 말인데..)

하여간, 그런 저간의 사정들 때문에 루너가 나타나 과거 일을 들쑤시자 폭력조직이 루너를 살해한 것이다. 제이크는 유괴되었던 아이들 중 한 명으로, 자신의 과거를 밝히려고 노력하다가 리들리에게 접근한 것.


모르는 것에 대해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스터리 소설을 쓰면, <아름다운 거짓말> 처럼 '시작이 창대하고 끝이 미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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